[헤럴드POP=이소담 기자]‘터널’ 제작자 장원석 대표가 영화 때문에 울고 웃었던 사연을 공개했다.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제작 어나더썬데이, 하이스토리, 비에이 엔터테인먼트)이 지난 10일 개봉해 15일까지 누적관객수 326만3,528명을 동원하며 가뿐히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이 같은 ‘터널’ 흥행 뒤에는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의 연출과 배우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의 열연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구상하고 하나로 엮어낸 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의 노력이 있었다.
장원석 대표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기획하고 ‘의형제’ ‘최종병기 활’ ‘퍼펙트 게임’ ‘점쟁이들’ ‘내가 살인범이다’ ‘집으로 가는 길’ ‘끝까지 간다’ ‘악의 연대기’ 등을 제작한 영화계 대표 제작자 중 한 명이다. ‘비스티 보이즈’ ‘허삼관’ 등에도 참여했다.
장원석 대표는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개봉 첫날 1위에 오른 소감을 묻자 “아무래도 월요일(15일)까지는 상당히 긴장될 것 같다. 경쟁작이 골고루 잘되는 편이라 ‘터널’이 압도적인 상황은 아니다. 기분은 좋지만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장원석 대표는 “‘터널’은 김성훈 감독도 있고 하정우도 있고 배두나 오달수 등 좋은 배우가 많다. 내용도 시나리오 단계부터 재미있단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1위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난히 1위를 할 거란 생각은 안했다”며 “영화 일을 시작한지 벌써 21년째인데 한국영화시장에서 올해가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말 그대로 쫄렸다. 그래도 다 같이 흥행하고 있어서 좋다.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모두 잘되고 있어서 ‘국가대표2’도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털어놨다. 올해 여름 흥행경쟁에서 유일하게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에 대해 제작자 입장에서 바라본 흥행 이유를 물었다. 이에 장원석 대표는 “‘부산행’은 초반에 폭발적 관심이 있었다. 예고편은 물론이고 칸국제영화제 초청 당시 압도적인 외신 호평도 있었고 말이다. 좀비와 재난영화라는 것 자체와 단선적으로 달리는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이 컸던 것 같다. 덕분에 한국영화 일일 관객수 흥행 신기록도 세우지 않았나. 물론 영화를 잘 만들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터널’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장원석 대표는 “터널이 붕괴되고 하정우 혼자 갇혀 있다는데, 과연 혼자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까에 대한 궁금증이 큰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서 터널에 갇힌 남자를 가지고 어떻게 2시간을 끌고 갈까,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려 했다”며 “영화가 개봉하면 이렇듯 관객 반응을 다 찾아본다. 배우들도 감독도 스태프도 별점 하나하나까지 다 읽어 본다. 그러다보니 개봉하고 나면 넋이 나간다. 업무도 생각도 마비된다고나 할까.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유명 감독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설국열차' 개봉 당시 봉준호 감독이 하루종일 트위터를 비롯한 SNS 반응을 체크하고 있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
한줄의 호평과 혹평이 영화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지금, 한 마디의 칭찬이 제작자와 스태프들에겐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장원석 대표는 “영화를 만들어놓고 호평 받으면 정말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 속된 말로 기분이 째진다. 하하. 반면 혹평을 받으면 부끄럽고 창피하고 마음도 아프고, 상처도 받는다. 어딘가 숨고 싶달까?”라고 털어놨다.
“제작자 입장에서 분명 영화를 만들면서 흥행에 대한 감은 조금씩 온다. 구성원들 사이에 큰 갈등이 없고, 정해진 스케줄대로 순조롭게 흘러가고, 큰 사고도 없으면 잘되는 편이다. 또, 시나리오가 쓰인 대로, 프리프로덕션 때 구상했던 의도대로 영화가 나온다면 흥행에 대해 기대하게 된다. 반대로 과정이 삐걱거리고 문제가 생긴다면, 이번 영화는 안 되겠구나 싶다. 그런데 참 재밌는 게, 흥행 결과에 대해선 정말 모른다. 과정이 힘들었는데 잘되는 작품도 있고, 과정이 정말 순탄했고 다들 만족했는데 흥행이 안 된 경우도 있다. 사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그 작품에 푹 빠져 있기 때문에 객관적일 수가 없다. 그래서 개봉이 가까워질수록 헛갈리기 시작한다. 난 재밌는데 과연 관객들은 어떻게 볼까 하고 말이다.” 이렇듯 흥행은 아무도 모른다. 오직 관객만이 알 뿐이다. “결과 못잖게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장원석 대표는 “현장을 최대한 잘 이끌어나가려고 노력한다. 덕분에 내가 제작한 영화는 그동안 현장에서 큰 사고가 있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분위기와 반대로 흥행결과가 엇갈렸던 적은 있다고.
“현장 분위기가 너무나도 좋았는데 결과가 썩 좋지 않았던 영화가 바로 ‘평행이론’(93만 명)이다. 반대로 분위기가 안 좋았다기보다는, 정말 힘들었던 현장이 바로 ‘내가 살인범이다’(272만 명)였는데, 흥행에 성공했다. 액션이 정말 많은 영화였는데 정병길 감독이 액션스쿨 출신이라 정말 액션을 징하게(?) 찍었다. 그래서 배우 스태프들이 정말 힘들었다. 더구나 규모가 큰 액션신도 있었는데 예산도 넉넉하지 못했다. 제작비가 충분하면 편하게 찍을 수 있는데, 그러질 못했다. 물론 제작비가 많다고 풍족하게 찍는 경우는 없다. 영화는 늘 부족한 상태서 찍는다고 보면 된다. 그걸 열정과 아이디어로 채우는 거다. 기가 막힌 장면들은 대부분 궁핍함에서 나온다.”
“영화 제작자는 기획부터 개봉까지 머리 깨지는 일밖에 없다”는 장원석 대표는 “부담감을 갖고 매순간 임한다. 예를 들면 시나리오가 좋은 게 나오고 투자 유치도 되고, 캐스팅이 마음 먹은 대로 진행되거나 할 때 기쁨과 만족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대부분 걱정이다. 책임질 게 많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사람들을 만나고 작업에 몰두하고 그러면서 부담감을 떨쳐버리는 편이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걸 해결하려고 들면 정신병원에 가야하지 않을까”라고 토로했다.
“모든 일이 그렇잖나. 난 이런 부담감과 책임감이 영화 제작자로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얻게 되는 어떤 이익도 있는 것이고 지위 있는 것이고 말이다. 제작부 막내 때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시키면 하면 됐는데, 지금 제작자 일을 하면서 몸은 편한데 마음은 엄청나게 힘들다. 대신 하정우와 김성훈 감독이 내가 제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 해주는 건 감사한 일인데, 나 못지않게 영화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사실 이 세상 모든 직업은 다 힘들다. 절대적인 기준은 있겠지만 방위나 해병대나 상대적으로 본인에겐 힘든 점이 있을 것이다. 연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주연배우도 한편 찍으면서 캐릭터적으로 완벽해져야 하니까 정신적으로 힘들 것이다. 제작자도 고생했다고 인정해주면 고맙지만 내 역할 자체가 전반적인 과정을 책임지고 관리해야하는 것 아닌가. 어쨌든 ‘터널’은 큰 사고 없이 잘 끝내서 감사하다.” 그동안 대박 작품을 많이 내놨던 장원석 대표에게 흥행작을 알아보는 눈이 있는지, 혹은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장 대표는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며 “흥행이 될지 안 될지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신이 됐을 거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진작 할리우드에 갔겠지. 흥행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때문에 끊임없이 검증을 거치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 안에서 난, 동시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고 전했다.
한편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하정우가 퇴근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에 홀로 고립된 남편 정수 역, 배두나가 정수의 아내 세현 역, 오달수가 구조대장 대경을 연기한다.
●●●●영화 '터널' 제작자 장원석 대표 인터뷰●●● [팝인터뷰①]'터널' 제작자 "배우도 감독도 혹평까지 다 찾아봐요" [팝인터뷰②]'터널' 장원석 대표, 프로바쁨러 하정우 사로잡은 비결 [팝인터뷰③]'터널' 장원석 대표 "韓배우-스태프, 할리우드에 안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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