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머물 줄 알았던 배우 손예진(34), 어느새 믿고 보는 흥행퀸이 됐다. 묵묵히 차근차근 그가 걸어온 길은 '덕혜옹주'로 만개 중이다.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가 13일 오후 2시30분을 기점으로 누적 관객 수 300만을 돌파했다.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손예진/아역 김소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덕혜옹주'의 300만 돌파는 개봉 11일만의 일이다. 특히 '터널' '국가대표2' 등 신작 공세를 받고 있는 개봉 2주차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예매율과 실관람객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손예진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앞서 손예진은 '덕혜옹주'에 10억을 투자했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덕혜옹주'는 순 제작비 85억 원이 투자된 대작이지만, 시대극이니만큼 많은 비용이 소요됐다. 이에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이 고심하자 손예진이 선뜻 투자를 결정한 것.
이에 대해 손예진은 헤럴드POP에 "'덕혜옹주'가 제작비 때문에 완성도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봤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투자를 하게 됐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어느덧 배우 생활 16년 차. 하지만 아직 손예진의 나이는 아직 만 34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가 브라운과 스크린을 오가며 이뤄낸 성과는 수십 년 차 배우 부럽지 않다. 지난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영화 '클래식'과 '내 머리속의 지우개' 등에 출연하며 청순미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손예진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집중했다. 비록 '외출'(2005) '백야행- 하얀 어둠 속을 걷다'(2009) 등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 있긴 하지만, 그가 출연한 영화의 대부분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사랑받았다. 그가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한 비결이기도 하다.
사실 한국 영화계에서 여배우가 원톱 주연으로 나서는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더욱이 투자배급사의 한해 농사를 책임지는 텐트폴 무비가 여배우를 메인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극히 적다.
하지만 손예진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을 통해 그런 편견을 깼다. 누적 관객 수 860만, 역대 흥행 22위에 해당하는 이 영화는 손예진 커리어의 정점을 상징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해적'으로 대종상을 수상해 대종상, 청룡상, 백상을 모두 거머쥔 배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덕혜옹주'의 흥행은 그런 손예진의 진가를 입증한 또 다른 사례다. 이 작품은 경쟁작인 '인천상륙작전'이나 '터널'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다. 더욱이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흥행작 가뭄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이다.
하지만 웰메이드를 알아보는 손예진의 안목은 이번에도 통했다. 더욱이 그는 영화를 위해 자비를 투자한 것은 물론, 노인 분장까지 감행하며 '덕혜옹주'에 헌신을 다했다.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하는 손예진의 노력은 결국 흥행으로 돌아왔다. '덕혜옹주'를 잇는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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