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 첫 방송 토일드라마 시청률 1위
장태유 감독이 택한 비법은 ‘요리’···“흑백요리사 보고 영감받아”
매주 토,일 밤 9시 10분 공개
[헤럴드POP=김민지 기자] “아는 맛이 무섭다”
tvN <폭군의 셰프>가 ‘아는 맛 정공법’으로 안방극장에 성공 착륙했다. 타임슬립 판타지 로코물이 지닌 뻔한 전개에 대한 시청자 우려를 눈치채기라도 한 듯 장태유 감독은 ‘한 끗’ 차이로 강한 ‘한 수’를 뒀다.
과하지 않은 코믹과 주·조연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톤, 그리고 판타지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래를 향한 떡밥’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자칫 가벼워질 법한 스토리가 이어질 듯 하다가도 깊은 역사 이야기로 무게감을 잡아주는 노련함도 보였다.
이 중에서도 단연 화제는 임윤아와 이채민의 능청스러운 호흡이다. 보는 맛도 더한 <폭군의 셰프(극본 fGRD·연출 장태유)>는 2025년 tvN 토일드라마 중 첫 방송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폭군의 셰프>는 1,2화 시청률 모두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같은 날 첫선을 보인 KBS 드라마 <트웰브>와의 정면 승부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폭군의 셰프>는 1회 4.8%(전국 기준)에서 2회 6.6%로 시청률이 껑충 오른 반면 <트웰브>는 1회 8.1%에서 2회 5.9%로 하락했다.
“흑백요리사 보고 영감” 사극불패 감독X로코 퀸 만나 이룬 ‘진수성찬’
사극과 로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드라마다.
“야식에 대한 너그러움으로 주말 저녁 TV 앞에 앉아 <폭군의 셰프>를 틀어보신다면 아주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19일 장태유 감독은 첫 방송을 앞두고 이같이 말했다. <폭군의 셰프>는 ▷바람의 화원 ▷뿌리깊은 나무 ▷홍천기 ▷밤에 피는 꽃을 연출하며 사극 불패 신화를 기록한 장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가 주목받는 오늘날 드라마 트렌드에 ‘미식 판타지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향한 우려의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남자 주인공 자리에 중간 투입된 이채민 배우에 대한 낯섦은 선뜻 그려지지 않는 ‘연희군 이헌’에 또 다른 우려를 낳기도.
하지만 방송 후 반응은 정반대다. “예상이 가도 보고 싶게 만드는 김치찌개 맛집같다”는 대중들의 평과 함께 윤아와 이채민 등 주연 배우들의 물 만난 연기와, 이를 공들여 표현한 연출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것. 요즘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춘 ‘퓨전 사극’이 통한 셈이다.
사극이 살아남기 힘든 요즘 드라마 시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장르 특성 상 전국을 누벼야 하는 로케이션 촬영은 물론, 맞춤 세트와 각종 의상과 분장 등 현대극에 비해 큰 비용이 들기에 기획과 편성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 감독 역시 “이 시대에 사극이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며 어려운 제작 환경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지상파 입장에서는 국가의 지원을 받아야 좋고 완성도 있는 사극을 만드는데,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폭군의 셰프>를 만난 장 감독은 ‘요리’로 사극 불패에 ‘한 수’를 뒀다. 그는 “<흑백요리사>를 재밌게 보고 음식에 대해 다른 관심이 생겼다”며 “요리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처음이라 호기심이 동했고 현대의 셰프가 과거의 왕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다”고 제작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리사와 왕의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에 왕의 수라상을 보여주고자 궁중음식을 연구하는 교수님에게 자문을 얻어서 당대의 느낌을 살리려 애썼다”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실제로 <흑백 요리사>의 푸드 스타일 팀과 손을 잡고 음식을 준비하기도 했다.
<폭군의 셰프>는 폭군이자 절대 미각을 가진 왕인 연희군 이헌(이채민 분)과 미래에서 온 셰프 연지영(임윤아 분)이 시공간을 초월해 요리를 매개로 가까워지는 과정을 담았다.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한편 윤아로 시작해 윤아로 닫히는 1화부터 그의 능청 연기는 연지영 그 자체였다.
연지영은 프랑스 요리대회 우승 후 사학과 교수인 아버지의 부탁으로 고서적 ‘망운록’을 가지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가 개기일식으로 인해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하게 된다. 그러면서 당시의 왕인 연희군 이헌(이채민 분)의 사냥터에 떨어져 그와 마주하게 되면서 귀녀(鬼女)로 몰린다.
이때 할 말 하는 ‘연지영’ 캐릭터는 자칫 답답해질 수 있는 전개에 속 시원함을 선사했다. 타임슬립에 어리둥절할 수 있는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해 대사에는 답답함이 묻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떨어진 곳이 과거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연지영은 이헌을 미친 사람 취급하는가 하면 다친 그를 꽁꽁 묶어 끌고 다닌다.
이후 배고픈 상황에 밥을 찾는 이들. 겨우 근처 집을 찾아낸 연지영은 집주인 서길금(윤서아 분)의 도움을 받아 주머니에 있던 고추장과 버터로 고추장 버터 비빔밥을 완성했다. 생소한 비주얼을 경계하던 이헌은 이내 감칠맛 나는 비빔밥에 푹 빠져들었고, 어린 시절 자신에게 밥을 먹여줬던 어머니 폐비 연씨를 생각하며 눈물을 글썽여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관계를 예고했다.
대사만큼 스토리 전개에도 막힘이 없다.
2화에서는 지영이 본격적인 요리 실력을 선보이고, 자신이 조선에서 처음 만난 사람인 이헌이 진짜 연희군임을 깨닫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지영의 요리 솜씨를 인정한 이헌은 지영과 길금(윤서아 분)을 데리고 한양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마주한 이헌의 후궁 강목주(강한나 분)는 낯선 지영의 얼굴을 보고 직감적으로 경계하기 시작했고 지영은 강목주의 눈빛에서 살기를 느끼며 또 다른 이야기의 전환을 알렸다.
“사극이 찰떡이었네” 새 남주 이채민에 쏠리는 눈
“의외로 잘 어울린다”
첫 방송과 함께 이채민표 연희군은 논란을 기대로 바꿔 놓았다. 무엇보다 그의 안정된 ‘사극 톤’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묘하게 연상X연하 케미가 돋보이는 연지영과 이헌의 조합에 실제로 윤아보다 10살 연하인 이채민이 찰떡이라며 시청자들은 크게 호응하기도.
사실 <폭군의 셰프>는 남자 주인공 교체와 관련해 유달리 잡음이 많았다. 앞서 이헌으로 캐스팅된 배우 박성훈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인물 표지를 올리는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올해 초 이채민이 급하게 작품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배우 본인도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채민은 지난 19일 <폭군의 셰프> 제작발표회에서 “시간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 그만큼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험이 많이 없는 신인인 제게 큰 역할을 주신 만큼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열심히 분석하고, 연습하고, 모든 걸 쏟아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고 진심을 밝혔다.
장태유 PD 역시 “이채민이 처음부터 생각한 배우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120% 만족 중”이라며 “모든 배우들이 신인 시절에 열정을 갖고 연기하지만 이채민은 준비도 열심히 하지만 실제로 성과를 보여줬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 PD에 따르면 이채민은 승마, 활쏘기 등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했다는 후문. 그는 “(이채민이) 복근이 나오는 장면도 많아서 힘들었을 텐데 준비 시간을 따로 주지 않아도 언제든 그 장면을 찍을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며 칭찬을 더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뒷심도 필수다. <폭군의 셰프>는 단순 로맨스 코미디가 아닌, 사극으로서 정치적인 이야기도 균형 있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서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이헌의 연기가 필요한 이유다.
‘폭군의 셰프’부터 ‘다이루어질지니’까지…스튜디오드래곤, 하반기 반등 노린다
tvN이 야심차게 준비한 <폭군의 셰프>가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기획을 맡은 스튜디오드래곤도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지난 상반기 스튜디오드래곤은 tvN 새해 첫 드라마였던 <별들에게 물어봐>의 부진으로 한 차례 부침을 겪었다. 이외 올해 2분기 TV·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방영 회차마저 총 41회차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실적이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반기 스튜디오드래곤은 이전과 다른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연이은 텐트폴(대규모 예산의 제작) 드라마 공개와 중국 한한령 해제라는 두 가지 기대감 때문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추세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 “고비는 지났고, 3분기부터는 방영 회차 확대 본격화에 힘입어 실적 회복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한령 해제에 따른 중국 수출 재개 가능성도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 또한 “하반기 편성 확대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수목드라마의 온기 반영으로 편성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에서 시리즈 오더가 확대되면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반기 공개될 스튜디오드래곤의 작품 라인업은 꽤 탄탄하다. 스튜디오드래곤은 tvN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속 청년 사장의 성장기를 담은 이준호·김민하 주연의 <태풍상사>와 이정재·임지연 주연의 <얄미운 사랑>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김은숙 작가 복귀작이자 수지·김우빈의 재회로 화제를 모은 <다 이루어질지니>, 전도연·김고은 주연의 스릴러 <자백의 대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한다. 액션 스릴러 <조각도시>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친애하는 X>는 티빙 오리지널로 선보인다.
2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주가는(22일 종가 기준) 총 16.38% 올랐으며, 이번 달에만 7%대 상승 중이다.
첫 주 순항을 마친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 3회는 오는 30일(토) 밤 9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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