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손만 대면 황금으로 변한다는 미다스의 손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배우 이종석의 선택, 이번에도 대박이었다.
MBC 수목드라마 'W'(더블유, 극본 송재정/연출 정대윤)가 승승장구 중이다. 현실 세계의 초짜 여의사 오연주(한효주)가 우연히 인기 절정 웹툰 'W'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이종석)을 만나 펼쳐지는 사건을 담았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수목극 최대 강자로 올라선지 오래다. 시공간을 넘나든다는 설정은 다소 난해하기에 시청층 유입을 저해할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첫방송 시청률 8.6%(닐슨코리아)에서 두 배에 달하는 시청률(13.8%)까지 올라선 'W'의 저력. 그 중심에는 배우 이종석이 있다.
일단 강철에 대해 살펴보자. 오성무(김의성)가 만든 웹툰 'W'의 주인공인 그는 개인 자산 8000억에 달하는 범접 불가능한 최연소 청년 갑부다. 또한 아테네 올림픽 사격 권총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꽃미남 외모와 대비되는 9등신의 비율, 천재적인 두뇌와 근성, 매너와 유머까지 갖춘, 비현실적으로 완벽한 남자다.
지금껏 수많은 드라마에서 완벽한 남성상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강철처럼 빈틈없이 그려진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비현실적이다 못해 초현실적인 설정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 역시 많지 않다.
그렇지만 그게 이종석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실제 모델 출신인 그는 꽃미남 외모와 9등신의 비율을 갖춘 강철 그 자체다. 외모 뿐인가. 당당한 태도와 뛰어난 패션감각, 로맨틱한 매너와 돌발상황에도 당황하지 않는 여유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라 불리는 이유다.
물론 외모를 제외한 강철과 부합하는 면모는 이종석의 연기력에서 나온다. 그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완벽한 남자 강철을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소화 중이다.
사실 '만찢남' 이종석의 진가는 감정연기에서 드러난다. 완벽남을 연기하는 것보다 어려운 건 캐릭터의 감정선을 시청자에게 설득시키는 일이다. 강철은 어린시절 가족이 살해당하고, 늘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흠잡을 것 없어 보이지만 파란만장한 운명을 타고났다.
그런데 강철은 자신의 모든 불행이 운명이 아니라, 만화가 오성무가 의도한 결과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게다가 그가 사랑하는 여자 오연주는 오성무의 딸이다. 이 얄궂은 운명 사이에 선 강철을 연기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종석은 보란 듯이 강철에 완벽하게 빙의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3일 방송된 오성무와의 독대신이다. 자신의 인생이 모두 거짓이었단 사실을 깨달은 강철은 웹툰에서 현실세계로 나와 오성무를 찾았다. 그는 그는 "내가 뭘 겪었는지 알기나 하느냐"라며 오성무 앞에서 울분을 토했다.
약 20여 분 간 강철과 오성무의 대립구도로 진행된 이 장면에서 이종석은 어마어마한 양의 대사를 소화했다. 여기에 강철의 감정선까지 놓치지 않았다. 사실 한 에피소드의 절반가량을 정적인 독대신으로 채운다는 것은 모험에 가깝지만, 이종석의 절절한 연기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2010년 드라마 '시크릿 가든'(2010)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이종석은 놀라울 정도로 타율이 좋다. 첫 주연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 이후 실패한 드라마가 없다. 'W' 역시 그의 대본을 보는 안목이 통한 사례다.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W'에서 나타난 배우 이종석의 성장이다. 감정 연기에 강점을 보였던 그는 기자 역을 맡았던 SBS '피노키오' 이후 발성까지 보완하면서, 눈에 띄게 성장했다. 그의 연기는 우리가 완벽하지만 처절한 강철에 빠져들 수 있었던 이유이며, 시공간을 넘나든다는 이 맥락없는 이야기가 맥락있게 들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