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에서 온 밴드 O’Strangers(오스트레인저스)가 19일 후암동 헤럴드스퀘어 사옥에서 헤럴드뮤즈팀 헤럴드팝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
부탄에서 온 밴드 O’Strangers(오스트레인저스)가 19일 후암동 헤럴드스퀘어 사옥에서 헤럴드뮤즈팀 헤럴드팝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

[헤럴드POP=김지혜 기자]히말라야 산맥 동쪽에 자리한 작은 나라, 부탄. 불교를 국교로 삼고 국민 행복지수 세계 최상위권을 기록해온 이 나라는 ‘느림과 여유의 미학’을 실천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 성장보다 행복을 먼저 두는 철학은 그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음악에도 고스란히 스며 있다.

이 평온의 나라에서 온 두 젊은 뮤지션이 서울을 찾았다. 밴드 O’ Strangers(오스트레인저스)의 보컬 소남 린치(Sonam Rinchey)와 기타리스트 에즈 비제이(Ezzuu BJ)다. 낯선 먼 나라의 음악, 특히 K-POP을 직접 배우고 체득하기 위해서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 헤럴드 스튜디오에서 만난 두 사람은 “부탄 음악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K팝을 공부하게 됐다”며, 그 경험을 고국의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소남 린치는 2013년 밴드 업서지(Upsurge)로 데뷔한 후, 2017년 동료들과 함께 오스트레인저스를 결성했다. 팀은 꾸준히 무대에 서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다듬어왔고, 지난해 발표한 곡 <YAR LA AEE>는 유튜브 조회수 160만 회를 기록하며 글로벌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몇 년 전 커버곡을 올렸는데 놀랍게도 조회수가 백만을 넘었어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백만 뷰를 기록한 순간이라 정말 기뻤죠. 댓글 하나하나를 읽으며 큰 영감을 얻었고, 더 많은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부탄에서 온 밴드 O’Strangers(오스트레인저스)의 보컬 소남 린치(Sonam Rinchey, 오른쪽)와 기타리스트 에즈 비제이(Ezzuu BJ, 왼쪽). (사진=윤병찬기자)
부탄에서 온 밴드 O’Strangers(오스트레인저스)의 보컬 소남 린치(Sonam Rinchey, 오른쪽)와 기타리스트 에즈 비제이(Ezzuu BJ, 왼쪽). (사진=윤병찬기자)

부탄의 음악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며 성장 중이다. 두 사람은 “전통 음악부터 현대 음악까지, 이제는 K-POP처럼 B-POP(부탄 팝)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며 웃었다. 오스트레인저스가 추구하는 색은 전통과 현대의 융합이다. “옛 멜로디에 현대적인 리듬을 더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고 싶어요.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음악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그들의 한국행은 단순한 유학 그 이상이었다. 한국부탄우호협회 김민경 회장의 후원으로 이들은 지난 20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행사인 ‘행복바라미 선명상 페스타’ 무대에 섰다.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 앞에서 자작곡을 연주하며, 낯설지만 따뜻한 울림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희 목표는 단순히 오스트레인저스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아요. 작은 나라 부탄을 알리는 것이죠. 무대 위에서 전통 의상을 입고 노래할 때마다, 누군가는 ‘부탄이란 나라가 있구나’ 하고 기억해주길 바라는 겁니다.”

그날의 무대는 불교의 정신이 녹아든 명상축제였다. 싱잉볼 테라피, 요가, 다도 명상 등이 어우러진 자리에서 두 사람의 음악은 ‘친절과 조화, 평온’이라는 메시지를 더 깊게 전달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더욱 분명하다. 내년부터 정화예술대학교에서 K-POP을 체계적으로 배울 예정이다. 소남 린치가 최근 연습하고 있는 곡은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이다.

“목소리에 감성이 깊게 담겨 있더라고요. 한국 친구가 제 목소리와 닮았다고 해서 듣기 시작했는데, 곡이 주는 따뜻함이 좋았어요. K-POP이 전 세계를 움직이는 걸 보며, 저도 노력한다면 언젠가 그런 무대를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밴드 O’Strangers(오스트레인저스)의 의 보컬 소남 린치(Sonam Rinchey) (사진=윤병찬 기자)
밴드 O’Strangers(오스트레인저스)의 의 보컬 소남 린치(Sonam Rinchey) (사진=윤병찬 기자)

그러나 그들의 꿈은 자신들만의 성공으로 끝나지 않는다.

“부탄에는 아직 음악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합니다. 독학으로 도전하는 이들이 많지만, 멘토도, 전문적인 플랫폼도 없는 게 현실이에요. 한국에서 제대로 배우고 돌아가, 청소년들과 가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나눈다면, 그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보답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자신들의 음악으로 행복을 전하겠다는 두 청년. 작은 나라 부탄에서 출발한 이들의 여정은, 한국에서의 배움을 거쳐 다시 고향으로 흘러가 새로운 울림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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