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민지 기자] “그럼에도 노래는 해야지”
합격 버튼이 아닌 탈락 버튼을 누른다. 탈락 4표를 받으면 불이 꺼지지만, 주어진 노래는 계속 불러야만 하는 잔인한 시스템. 이후 얼굴 공개는 자유다. 탈락자가 얼굴 공개를 원치 않으면 그대로 장을 떠나면 된다.
이토록 얄짤없이 목소리만으로 평가해야 하는 이유, 선발된 TOP3는 국가를 대표해 세계 각국의 또 다른 베일드 뮤지션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베일드 뮤지션>은 아시아 9개국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초대형 스케일의 오디션이다. 각국에서 뜨거운 서바이벌을 거쳐 TOP3를 선발하는 여정을 담았다. 그렇게 선정된 각국의 ‘베일드 뮤지션’ TOP3는 내년 1월 ‘베일드 컵’이란 타이틀로 모두 모여 진정한 보컬 최강자를 가린다. 사상 최초의 보컬 국가 대항전이 펼쳐지는 셈.
보컬리스트를 발굴하는 여정엔 최고의 스타들이 함께 한다. 배우이자 예능 대세로 떠오른 MC 최다니엘, 감성 음악의 상징 폴킴, 최상위 보컬리스트 에일리와 신용재가 심사위원이자 멘토로 나선다. 아이돌 메인 보컬의 1인자 몬스타엑스 기현, 압도적 음색의 볼빨간사춘기, ‘19세 천재 작곡가’로 유명한 키스오브라이프 벨이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다.
오직 목소리로만 경쟁…모든 게 ‘참가자 중심’인 음악 오디션
오디션은 철저하게 목소리에만 집중한다.
베일 뒤에서 실루엣만 보이는 상태로 가창하며, 무대 전후 대화 범위도 극히 제한적이다. 이러한 방식에 12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글로벌 보컬 프로젝트 <베일드 뮤지션> 제작발표회에서 이홍희 PD는 “철저하게 참가자 중심인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가자들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건, 오디션 프로에 지원했을 때 얼굴이 공개되고 난 후의 부담감이 크다고 생각해서 부담을 줄이고자 선택한 방법”이라면서 “실력은 뛰어나지만 다른 조건 때문에 실력을 마음껏 뽐내지 못하는 출연자들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를 통해 심사위원들도 객관적이고 냉철한 심사를 할 수 있고, 여러모로 참가자들에게 배려가 된 포맷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탈락을 해도 노래를 완창할 수 있다. 다만 불이 꺼진 채로다. 이에 참가자들이 위축될 것 같다는 질문이 나오자 이PD는 “참가자들이 한 곡을 완창하기 위해 들인 노력이 크다고 생각해 평가하고 끊어버리지 않게 했다”며 “말씀하신 대로 노래 전달에 지장이 있을까 봐 참가자들은 불이 꺼진 게 잘 느껴지지 않게 세팅했다. 참가자들에 대한 존중”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그러자 MC 최다니엘이 자신이 ‘산증인’이라며 말했는데 그는 “참가자들이 노래를 부르는 곳에 직접 들어가서 노래를 불러봤는데, 불이 꺼진 지도 몰라서 편안하게 완창했다”면서 “참가자들이 탈락과 동시에 불이 꺼져도 노래를 불러야 하는 시스템에 그들이 위축될까 우려하실 수도 있는데, 제가 해보니 불이 꺼진 지도 모른 채 노래하는 환경이더라. 제가 확인해 봤다”고 참가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준비된 MC의 모습을 보였다.
사실 노래 잘하는 사람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많이 있어 왔다. 심지어 얼굴과 정체를 숨긴 채 부르는 것 또한 앞서 <히든싱어>,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이 선보인 포맷이다. 그러나 이PD는 다른 프로그램들과의 차별점이 확실하게 존재한다고 봤다.
그는 “앞서 말씀하신 프로그램들은 모창을 하거나, 누군지 맞추는 추리 예능이라면 저희 프로그램은 오디션으로 어떠한 정보도 없이 참가자들이 베일 뒤에서 부르는 노래 실력으로만 경쟁하는 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베일드 뮤지션> 한국편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한국 대표로 선정된 TOP3와 다른 국가의 TOP3 뮤지션들은 모두 <베일드 컵>에서 진검 승부를 겨루게 된다. 이는 SBS에서 공개된다. 이PD에 따르면 “<베일드 컵> 우승자는 아시아투어를 비롯해 SBS ‘인기가요‘ 출연과 드라마 OST에 참여할 수 있다”고. 아울러 <베일드 컵>의 전초전 격인 <베일드뮤지션> 우승자에게는 드림어스컴퍼니와 매니지먼트 계약 기회가 주어진다.
결국 다른 국가의 ‘베일드 뮤지션’ TOP3는 한국에서 결승전을 치르게 되는 건데, 이에 한국 참가자 맞춤형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이PD는 “각 플랫폼에 맞게 현지에서 제작하고, 우리가 컨설팅 하는게 ‘글로벌향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며 “각 나라 심사 방향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하고 있고, K팝 곡을 영어 가사로 바꿔 부르는 등 디스어드밴티지 없게, 한국 가수에게 특혜 없도록 할 예정이다. 혹은 아예 새로운 곡을 소화하게끔 하도록 고민 중이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에일리X신용재X몬엑 기현 등 최강 보컬 조합→‘얄짤 없는’ 심사 펼친다
노래 국가 대표를 뽑는 자리인 만큼 심사위원을 맡은 가수들은 심사에 유독 냉정했다. 특히 에일리는 “아마 제가 가장 많이 ‘탈락 버튼’을 눌렀을 것”이라고 말하며 “모든 참가자들 실력이 정말 뛰어나다. 잘하고 못하는 걸 따지는 게 아니고, 누가 아시아를 대표하느냐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참가자를 많이 응원하고 격려해 줬으면 한다. 심사위원들이 따끔한 충고를 해도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자신의 노래를 도전곡으로 부르는 참가자가 다수 등장할 만큼 명성이 있는 신용재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그는 “뮤지션으로 자기 색을 보여주는게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참가자가 그런 면을 못 보여줄 때 탈락버튼을 누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심사 포인트를 이야기하며 “제 노래를 부른 참가자의 경우, 아무래도 제가 수백번 부른 노래인 만큼 더 엄격해질 수밖에 없고 (편파적인 심사를)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다른 심사위원들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 이번 프로그램으로 첫 심사 위원에 도전하는 가수들도 여럿이다.
이홍희 PD는 심사위원 섭외 비화에 대해 “모두 내로라하는 보컬리스트”라며 “참가자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비슷한 연령대로 가져가고 싶었는데, 영하고 참가자와 비슷한 나이대 사람들이라 공감하면서 심사할 수 있다 생각했다”고 답했다.
특히 키스오브라이프 벨, 몬스타엑스 기현, 볼빨간사춘기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심사위원에 처음 도전한다. 기현은 “이 자리에 가도 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심사위원 라인업을 듣자마자 ‘언제 이런 분들과 함께 하겠나’ 싶어서 참여했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자기 노래를 얼마나 잘 풀어 나가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지영은 “심사위원 제안을 감사히 해주셔서 새로운 기회라 생각하며 나갔다”며 “저는 오디션장 자리가 굉장히 익숙한 사람이라 그때 향수를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자기 방식으로 똑똑하게 해석하는 분들께 합격을 드렸다”고 답했다.
벨은 “아이돌 전에 작곡가 생활을 2년 했다. 프로듀서, 스태프, 디렉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구축한 음악 세계가 ‘베일드 뮤지션’ 심사에 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진심으로 임했다”고 말하면서 “되려 내가 배우는 것도 많을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은 새롭더라도, 오디션은 새롭지 않은 인물들도 있다. 오디션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가요계 데뷔한 안지영은 “예전엔 오디션 출신이라는 말이 불편할 때가 있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돌아보면 오디션의 열기, 음악을 대하는 태도, 음악을 참 사랑하던 시절이었다. 노래하는 분들의 열정이 느껴졌고 음악을 얼마나 사랑했나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오디션 동안 ‘오디션 출신’이라는 말이 뿌듯하고 행복한,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폴킴은 “저는 오디션으로 빛을 발한 사람이 아니라 1등을 하기 위해 줄 수 있는 팁은 없다”고 수줍게 말하면서도 “하지만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중요한 건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대화 나누고 소통하고, 밥을 벌어 먹는 것이다. 참가자가 우리 같은 심사위원에게 얻어갈 수 있는 노하우가 있으니 각자 위치에서 우리의 경험담을 통해 성장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현재 SBS에서는 <우리들의 발라드>로 비슷하지만 다른 음악 오디션이 방영 중이다. 자칫 ‘SBS 집안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이홍희 PD는 덤덤했다.
그는 “<베일드 뮤지션>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고, <베일드컵>은 내년 1월 SBS에서 공개되기 때문에 오늘부터 8주간 하면 12월이 된다. 그래야 <베일드컵>을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숟가락을 얹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베일드 뮤지션>은 이후 <베일드컵>의 한국대표가 어떻게 뽑혔는지를 보여주는 전초전이니 그건 넷플릭스를 통해 더 다양하게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베일드 뮤지션>은 켄버스 기획, SBS 프리즘스튜디오 제작, 스포티파이가 공식파트너로 나서며 넷플릭스에서 오늘(12일)부터 매주 수요일 8주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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