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충무로 기대주 배우 조복래(30)가 돌아왔다. 그의 또 다른 면이 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범죄의 여왕'을 찾자. 어디서 이런 얼굴을 끌어오는지, 이번에도 정말 매력적이다.
지난 22일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모처에서는 영화 '범죄의 여왕'(감독 이요섭/제작 광화문시네마)에 출연한 조복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범죄의 여왕'은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수도요금 120만 원이 나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가 또 다른 사건을 감지한 '촉' 좋은 아줌마 미경(박지영)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다. 조복래는 고시원 관리인 개태 역을 맡았다.
초반에 그와 미경은 악연이다. 개태는 말보다 주먹이 앞서고,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거친 사내다. 개처럼 태어났다고 해서 이름마저 '개태'다. 미스터리한 고시원에 발을 들인 미경이 그를 오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개태는 욕을 많이 쓰는 인물이다. 보는 사람들이 거부감이 없었으면 좋겠더라.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사실 욕설이 난무하면 배우 입장에서도 불편할 때가 많다. 관객이 부담 갖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적절한 온도를 찾으려는 노력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개태는 꽤 귀여운 남자다. 이름을 묻는 미경에게 "개태. X나 멋있지?"라고 답하며 천진하게 웃는 모습이라니. 철딱서니 없는 비행청소년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한 번 믿으면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우직함도 있다. 그의 다양한 얼굴, 이요섭 감독과 조복래가 의도한 결과다.
조복래는 개태가 "외롭고 비뚤어진 상태"에서 미경을 만났다고 말했다. 혈육 하나 없는 고아인 그에게 미경의 오지랖은 모정이자 사랑이었다. 그가 미경의 조력자로 돌아선 이유다. 이후 두 사람은 고시촌을 휘저으며 사건을 해결하는 다이나믹 듀오로 활약한다.
말보단 욱하는 성질이 앞서는 개태와 그런 그를 노련하게 보듬는 미경의 조합. 어디로 튈지 모르고 정신없이 질주하는 고시촌 활극의 중심에는 이들이 있다. 모자관계 같으면서도 연상연하 남녀의 묘한 기류도 있다. 상상의 여지가 있는 관계. 에둘러 표현했기에 세련되고 신선하다.
특히나 건들거림을 온 몸에 장착한 개태는 자칫하면 동네 노는 형 정도로 끝날 수도 있는 인물이다. 이를 꽤나 다채롭고 사랑스럽게 그려낸 조복래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다.
생각해보면 그간 국민가수 송창식에서 천재 음악가, 그리고 입만 산 연애고수까지, 작품마다 예측불가 변신을 보여준 그가 아니던가. 정말 마성의 매력이다. 하지만 조복래는 자신의 공을 파트너 박지영에게 돌렸다.
"실제로 박지영 선배에겐 사랑스럽고 선한 느낌이 있다. 눈을 마주치고 연기를 하다 보면 그 선함에 동화가 된다. 만약 관객들이 날 편안하게 봐준다면, 그건 내 연기보다는 박지영이 내는 에너지 때문이 아닐까."
여기에 이요섭 감독의 맑은 에너지까지 더해졌다. 조복래는 "감독님 역시 사람을 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곰돌이 푸우 같더라. 그런 사람 앞에서 표독스러워질 수는 없지 않으냐"라며 웃었다
"작업 내내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순수하게 했다. 감독님에게 '이렇게 연기해도 되나요'라고 계속 질문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촬영장에 가면 정화되는 기분이더라. 정말 즐겁고 유쾌한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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