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노윤정 기자] 김현성의 곡을 듣고 자란 세대의 기억 속에 가수 김현성은 어떤 이미지일까. ‘꽃미남 가수’ ‘발라드 왕자’, 이런 수식어가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달콤한 미성의 목소리와 어릴 적 봤던 순정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외모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현성. 그렇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중 늦은 시기 군 복무를 시작하며 가요계를 떠났고, 오랜 공백기는 그에게 ‘옛날 가수’라는 수식어를 달아줬다. 하지만 새 앨범 발표를 앞두고 만난 그는 여전히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가수’였고, 미모 또한 여전했다.
홀로 시간을 거스르는 외모에 감탄의 말을 내뱉자 쑥스럽다는 듯이 웃어 보인 김현성. 헤아려 보니 무대에서 노래하는 김현성의 모습을 본 지가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었다. 보는 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김현성 입장에서도 이번 컴백은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신인 같은 마음으로 하려고 해요. 그런데 너무 ‘옛날 사람’ 취급을 해서 살짝 당황하고 있어요.(웃음) 아무래도 꾸준히 활동을 했던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아요. 저랑 같이 활동했던 가수들을 보고 ‘옛날 가수’라고 하진 않잖아요. 저도 앞으로 꾸준히 활동하면 그런 말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혹여 김현성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10대~20대 초반의 사람들이라고 해도 ‘소원’ ‘헤븐(Heaven)’, ‘행복’ 등의 곡은 기억하지 않을까. 곡 제목이 기억 안 난다고 해도 “그댄 나의 전부 그댄 나의 운명 헤어질 수 없어요” 이 한 구절 들려주면 바로 “아~ 이 곡!”이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만큼 김현성의 발라드는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6월, 김현성이 6년 만에 발표한 신곡 ‘소식’은 그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곡이다.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직접 노랫말을 붙여 의미를 더했다.
“요즘에는 가사에 개인적인 메시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많이 담으려고 해요. ‘소식’ 같은 경우에는 사실 봄에 나왔어야 하는데 조금 미뤄져서 6월에 나온 곡이에요. 봄노래 같았으면 좋겠다 싶었던 곡이죠. 내가 마음속에 담고 있는 사람, 보고 싶은 사람을 봄에 떠올리는 ‘그리움’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컴백하면서 발라드로 그런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김현성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그리운 사람’은 팬들이 아니었을까. 노래의 화자가 다시 돌아와 달라고 말하는 대상이 팬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느냐고 묻자 “그렇죠”라고 답하며 웃는다.
이번에 발표한 신곡 ‘리즈시절’은 좀 더 분명하게 김현성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이런 시절 있죠 / 찬란히 빛나던 날들”, “한 때는 나도 잘 나갔는데 / 이제는 그냥 옛날 오빠”, “박수칠 때 떠났던 난데 / 다시 박수 소리에 용기냈죠”, “지금이 그대 마음을 좀 더 어루만질 수 있는 나의 리즈시절”, “예전의 내가 될 순 없어도 좋아 / 오늘의 내 모습이 나인 걸요” 등 김현성이 직접 쓴 가사는 한 구절 한 구절 본인의 이야기였고, 때문에 듣는 이들과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리즈시절’은 지금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그냥 그대로 적은 곡이에요. (…) 돌아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막막함도 있었어요.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는 게 말은 쉽지만 여건도 맞아야 하고, 활동도 꾸준히 해야 하잖아요. 한 번 나왔다가 들어가면 그것만큼 무안한 일이 또 어디 있어요. 그만큼 각오도 필요하고, 예전에 활동할 때와 환경도 많이 바뀌었고요. 그랬는데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 제 이름을 기억하시고, 특히 방송에서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셨다는 걸 보고 많이 놀랐어요. 그때 다른 생각 안 하고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가사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애절한 발라드 곡으로 김현성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리즈시절’은 김현성의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알앤비(R&B) 느낌을 주면서도 힙합 비트를 기반으로 한 셔플 곡이며, 휘파람 솔로가 삽입돼 청량하고 싱그러운 느낌까지 준다. 김현서의 말처럼 ‘봄’과 닮은 느낌이 드는 곡.
“곡 작업을 할 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그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요. 이야기를 어떤 음악에 담을 것인가는 그 후에 결정해요. 앞으로 하는 작업도 특정 장르에 맞춰서 하기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 전달하고 싶은 주제에 맞춰서 진행을 할 것 같아요. 록을 할 수도 있고 트렌디한 사운드의 EDM을 할 수도 있는 거고요. 제가 장르에 한정된 가수는 아니었어요. 히트한 곡이나 타이틀로 나온 곡들은 발라드였지만, 예전에도 특정 장르로만 활동하진 않았어요”
‘소식’과 ‘리즈시절’은 김현성이 현재 진행 중인 ‘더 레드(THE RED)’ 연작의 일환이다. 김현성은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4곡을 공개하는 연작을 예고했던 바 있다. 오랜만에 가수로 돌아와 일회성 활동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대중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무대 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꾸준히 들려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이번 노래에 누군가는 만족하고 누군가는 만족하지 못할 수 있잖아요. 연작을 하면서 제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또 여러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또, 저는 제가 좋아하는 가수 공연을 가면 그 사람 앨범을 사고 싶거든요. 제가 감동을 받은 무언가를 손에 쥐고 싶은데, 저도 그렇게 팬들이 손에 쥘 수 있는 앨범으로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다음 곡도 작업을 계속 하고 있어요. 저한테는 한 곡 한 곡이 중요하잖아요. 저는 작곡가 여러 명한테 곡 받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아요. 그렇게 작업했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고서 곡의 느낌이 좋고 저와 음악적인 부분이 맞는 사람 한 명을 정해서 의견을 교환하면서 작업하고 있어요. (…) 제가 가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먼저 주고, 그러면 거기에 영감을 받아서 곡을 쓰기도 하고요.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을 듣고 나서 이런 부분은 괜찮고 이런 부분은 수정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의견을 교환하죠”
신곡을 발표한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너무나 기쁜 소식이다. 하지만 역시 팬들은 좀 더 자주 ‘내 가수’의 모습을 보길 바란다. 지난해 김현성이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에 출연했을 때 얼마나 많은 이들이 환호했던가. 그런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 하나. 신곡을 발표한 김현성은 방송 활동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방송 활동도 염두에 두고 있어요. 오랜만에 활동하는 것이다 보니까 최대한 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할 생각이에요. (…)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이요? ‘불후의 명곡’은 제가 자주 보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예전에는 조금 소극적으로 활동을 했던 것 같아요. 요즘 활동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쇼맨십이 좋은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은 워낙 훈련이 잘 돼서 나오고, 예전부터 활동하시던 분들은 내공이 쌓여서 잘하시니까. 저도 자신감 있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현성은 음악적으로도 팬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다양한 장르의 곡,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색다르고 다채로운 면모로 다가가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었다. 일례로 UN 김정훈과 지난 5월 합동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UN과 같은 소속사였어요. 제가 들어오고 한 2년 뒤에 두 사람(김정훈, 최정원)이 들어왔죠. 같이 숙소 생활을 오래 했어요. 20대 초중반을 함께 보냈죠. 정훈이가 UN으로 정해지기 전에 자기랑 팀 같이 하자고 진지하게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번 콘서트 때 어릴 적 이야기를 하나 이뤘다고 했죠”
“다른 가수분들과 콜라보도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 세대 때 같이 활동했던 친구들하고도 많이 해보고 싶고, 후배들하고 해보고 싶고요. 후배들하고 같이 하는 걸 먼저 떠올리시던데, 같이 활동했던 친구들, 비슷한 연령대 친구들, 선배님들하고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 서문탁 씨랑 듀엣해보고 싶어요. 느낌이 맞는 듯 안 맞는 듯하죠? 둘이 하면 80년대 록 느낌이 날 것 같은데, 깔끔하면서도 힘 있는 록 스타일을 해보고 싶어요. 묘한 그림이 나올 것 같아요. 후배 가수분들 중에는 다비치, 알리 씨도 잘하고요. 벤도 매력 있어요. 목소리가 담백하면서 힘이 있고 감정을 실을 줄 아는 것 같아요. 랩하는 친구들하고도 해보고 싶고요. 저 자신을 ‘옛날에 뭘 했던 가수’라고 가둬두기 보다는, 성공 여부나 나이, 옛날 스타일도 생각하지 않고 여러 가지 부딪혀 보려고요. 여러 가지 해보려는 의지는 있는데, 제가 열심히 하면 잘 되지 않을까요”
김현성은 8월 27일과 9월 3일 소극장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만난다. 여전히 많은 팬들이 김현성의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알기에 김현성 역시 공연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으며,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팬들이 굉장히 적극적이에요. 너무 오래 기다리셔서 그런 걸지 모르겠는데, 굉장히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세요. 그 모습이 고맙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추억을 하나씩 만드는 것 같아요. 팬과 가수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 서로 교감하면서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제가 앞에 나서는 사람이니까 이런 자리들을 만들어줘야 이 사람들도 더불어서 좋은 기억을 만들 수 있겠구나,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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