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넷플릭스 공개
[헤럴드POP=김민지 기자] 세상이 물에 잠기고 있는데 새로운 인류까지 만들란다. 재난물에 SF적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는 좀처럼 눈과 머리를 쉬지 않게 만든다.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의 이야기. 작품은 대홍수가 덮친 지구의 마지막 날,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건 이들이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속에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대홍수>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김다미, 박해수, 권은성과 김병우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넷플릭스의 마지막을 장식할 영화 <대홍수>는 김다미와 박해수의 연기 변신뿐 아니라, SF 재난 블록버스터인 만큼 연출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의 전반부 일부 장면은 롱테이크로 촬영하는 방법을 통해 안나의 여정을 놓치지 않고 뒤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재난을 함께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함과 동시에,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며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반면,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안나를 프레임 안에 가둔다는 독특한 컨셉을 적용해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다. 마치 객석에서 연극 무대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 색다른 시도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연출을 맡은 김병우 감독은 “본래 SF(공상과학) 소재로 시작했다가 관객분들에게 친숙함을 주기 위해 ‘재난’ 설정이 나중에 들어온 경우”라며 “전반과 후반부 연출이 달라지는 혼란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신 분들께서 좀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현재 안나가 처해 있는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혼란과 질문을 계속 유지한 채 보신다고 한다면 오히려 더 후반부는 더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안나(김다미)가 일하는 인공지능 연구소의 인력보안팀 희조로 분한 박해수 또한 초반 암호 같은 대본을 받고 이해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고. 박해수는 “처음에는 재난물인 줄 알고 시작했는데 계속 읽다 보니까 ‘이게 뭐지? 구현이 가능한가?’ 싶었다”면서 “호기심을 놓지 않은 건 이상한 먹먹함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대본을 읽다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병우 감독의 우주는 알 수 없는 깊이와 세계가 있었다. 캐릭터에 다가가기 위해 감독님과 대화할 때도 감독님이 생각하는 이야기와 제가 생각하는 인물에 대해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며 김 감독과의 많은 대화 끝에 희조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대홍수>는 물속에서의 연기가 필수다. 따라서 물 없이 스모그로만 가득 찬 스튜디오에서 물속에 있는 듯 연기해야 하는 ‘드라이포웻(Dry for Wet)’ 촬영은 고난도의 협력을 요구하기도.
극을 이끌어 가는 김다미와 박해수, 그리고 시선을 사로잡는 아역 권은성 세 배우는 물속 연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김다미는 “스쿠버 다이빙과 수영을 몇 달 전부터 배웠다”며 “무엇보다 물속에서는 제 얼굴이 어떻게 보이는지 가늠이 안 돼서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 쓰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려우면서도 한 번쯤 해봐서 재밌었던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다미는 영화에서 인공지능 연구원이자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안나 역을 맡아 또 한 번 연기 변신을 한다.
김다미의 아들로 열연한 권은성은 “제가 물과 수영을 좋아하는데 오디션 내용에서 수영이 나와서 오디션에 붙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며 “평소에 수영장에서 수영강습을 받았는데, 작품을 위해서는 잠수를 더 많이 연습했다”는 남다른 비화를 전했다.
이에 박해수 또한 “저도 잠수 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너스레를 떤 뒤 “그 외 물속에서 눈을 떠야 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사실 일반적으로 물속에서 눈을 뜨면 앞 사물과 거리감이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모로 물이랑 친해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작품과 뗄 수 없는 건 물뿐만이 아니다. 바로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 김병우 감독은 재난물이지만 결국 보편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영화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에서 사랑은 주로 ‘모성애’다. 김다미는 이번 영화로 첫 엄마 연기에 도전한다. 김다미는 “아무래도 모성애라는 부분이 이 작품을 선택할 때도 나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며 “내가 이걸 과연 느낄 수 있을까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내가 연기할 수 있는 부분인가, 그래도 한번 도전해 보자, 사랑이라는 마음은 똑같으니까”라면서 “은성이한테 고마운 게 은성이가 그렇게 믿을 수 있게 해줬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병우 감독은 김다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제작진과 상의할 때 엄마처럼 보이게 하지 않는 것이 영화에 도움이 되겠다는 지점이었다”며 “차라리 반대 지점에서 출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연령대를 훨씬 낮춰서 캐스팅 보드를 다시 만들었고, 다미 배우가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준 점이 인상 깊어 선택했다”고 밝혔다.
김다미는 이어 “엄마를 보며 떠올린 건,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가 있다는 마음이 아닐까였다. 그 감정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 감독은 “엄마라는 존재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시작 단계에서는 막막했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엄마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지 않나. 그렇게 제 머리에도 남아있는 엄마에 대한 기억들이 영화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해수 또한 개인적인 경험을 전했다. 박해수는 “이 작품을 촬영할 당시 제 아들이 1세였다. 아내가 모성애를 키워가는 과정이 쉽지 않아 보였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어른을 키운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 존재가 어른을 더 어른답게 만든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모성애를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사랑과 에너지에서 나오는 파동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다미 씨의 연기에서 그 감정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한편 제작진은 아이와의 촬영을 위해 남다른 신경을 썼다. 김 감독은 “아이 한 명을 대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구나를 저희도 처음 알았다. 은성이만 전담하는 연기 선생님이 현장에 항상 계셨다”며 “물속에서 카메라를 구현하기 어려운 지점도 있지만 아이를 완전히 물속에 넣어놓은 채 긴 장면을 찍는 건 할 수 없었다”며 그럴 땐 기술을 활용했음을 전했다.
<대홍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 상영 이후 “거대한 재난보다 더 거대한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는, 매력적인 미로의 영화”(송경원 씨네21 편집장) 등 호평을 이끌어내며 한 차례 주목받았다.
<대홍수>는 오는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되며 베일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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