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지숙 기자
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호연 기자] 배우 송재림이 '우리 갑순이'를 통해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찌질함부터 성장까지, 송재림이 만들어갈 갑돌이에 기대가 모인다.

송재림은 지난 27일 첫 방송된 SBS 새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극본 문영남, 연출 부성철)에서 이룬 것도, 가진 것도 없는 흙수저 공무원 시험 준비생 허갑돌 역을 맡았다. 10년 사귄 연인 신갑순(김소은 분)에게 곳곳에서 실망감을 안기면서도 눈치 없이 실수를 반복해 시청자들의 온갖 눈총을 얻고 있다.

제작발표회 당시 송재림이 예고한대로 허갑돌은 오늘 없이 내일만 바라보며 사는 인물이다. 모친 남기자(이보희 분)에게 "이번에는 3천% 합격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지만, 제대로 공부하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보여지지 않았다. 교재 옆에는 늘 휴대폰이 있고, 남기자와 신갑순의 눈을 피해 딴짓에 열중했다.

연애에 있어서도 허갑돌은 나쁜 남자친구다. 동창부터 연하까지 다른 여자들에게 눈길을 돌려 신갑순에게 상처를 줬다. 무엇보다 신갑순의 이별 통보를 수락하지 못하고 강제로 벽키스를 이끌었고, 그날 밤 모텔로 향했다. 선물을 되돌려주는 것보다 더 찌질하고 폭력적인 행동은 결국 혼전임신으로 이어졌다.

3회 예고편에서 허갑돌의 못난 면이 극대화됐다. 임신 사실을 알리는 신갑순에게 "우리 애기 다음에 만나자. 내가 너 때문에 발목 잡혀서 지지리 궁상처럼 살아야겠냐"고 되묻는 뻔뻔한 모습이 짧게 포착됐음에도 큰 원성을 샀다. 이는 신갑순의 진심어린 고민과 대비돼 시청자들로부터 깊은 분노를 얻었다.

당분간 송재림은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등짝을 조심해야겠다. 철 없는 허갑돌 역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초현실적인 공감대를 녹여낸 덕분. 그러면서도 "라면 좀 사달라"거나 "만원 빌렸으니 맛있는 걸 사주겠다"는 짠내 나는 대사를 차지게 표현, 미워할 수만은 없는 남자 주인공 허갑돌 캐릭터를 완성시키고 있다.

날렵한 눈매로 그간 차갑고 과묵한 역할로 주목 받아온 송재림은 이번 '우리 갑순이'를 통해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송재림의 다채로운 표정이 허갑돌 역을 보다 입체적으로 살리며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모델 출신의 우월한 비율은 허름한 트레이닝복에 잠깐 가려졌지만, 연기 만큼은 충분히 인상 깊게 드러난다.

전작 '애정의 조건'에서 지성을, '소문난 칠공주'에서 박해진과 이승기를, '조강지처 클럽'에서 이준혁을 재발견시키며 전 연령층 여심 저격에 성공했던 문영남 작가가 이번 '우리 갑순이'에서 포착해낼 송재림의 새로운 매력에 이목이 집중된다. 부성철 PD의 감각적인 연출 역시 인물들의 매력을 한층 강조할 예정.

김소은과의 케미스트리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이른바 '소림부부'로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호흡을 맞춘 만큼 송재림과 김소은은 10년 연인을 연기하는 데 있어 이질감이 없다. 서로 하대할 정도로 친하다는 두 사람은 연말 베스트커플상 수상을 예감하기도 했다.

50부작 '우리 갑순이'는 이제 첫 발을 뗐다. 허갑돌은 앞으로 태어날 아이 또는 공무원 시험 합격을 통해 찌질함을 탈피할 수 있을지, 송재림은 이런 허갑돌의 성장을 어떻게 그려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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