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굿와이프’, 하길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지태는 지난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굿와이프’ 종영 인터뷰에서 극중 검사 이태준을 연기한 소감과 동료 배우와의 호흡 등 드라마 관련 이야기를 들려줬다.
동명 인기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굿와이프’는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이 정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결혼 이후 일을 그만 두었던 아내 김혜경(전도연 분)이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13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법정 수사극이다.
유지태는 김혜경의 남편이자 한 때는 대쪽 검사였던 이태준을 연기했다. 태준은 남자다운 외모와 묵직한 저음의 목소리, 의리, 무거운 입 등 타고난 리더라는 평판을 들었던 인물이다. 아내에게도 자녀들에게도 다정다감했던 아빠였다. 그러나 매춘부와의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한 순간에 성상납 검사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유지태는 이태준을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그려내 ‘쓰레기+사랑꾼’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호평을 받았다.
유지태는 ‘굿와이프’ 대본을 받고 이태준과 서중원(윤계상 분) 중 어떤 역할을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을 했었다. “스펙트럼이 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떠올리며 악인이라 평가 받기 쉬운 이태준 연기하게 됐다. 원작이 있는 데다, 자칫하면 모든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스릴이 있었다.
“4회까지만 보고 원작을 염두하지 않았다. 대본을 우선시 하는 편이라, 캐릭터를 구상할 때 자의식을 우선적으로 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캐릭터에 대해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이태준을 어떻게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표현할지만 고민했다.”
유지태가 말하는 이태준은 '누구나'처럼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물’이었다.
“사람을 정의할 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완벽하게 구분 짓긴 어렵지 않나. 우리 안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쪽에 중심을 두는 게 중요하다. 이태준은 야망, 욕망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직업군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 식으로 선, 악을 구분하고 살았던 인물 같다. 그게 혜경과 다른 인물들 입장에서는 잘못되고 부정적인 인물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태준을 표현하면서 단순하게 악인이 아닌 어떻게 입체적으로 그릴지 고민했다. 대본이 나온 상태가 아니라 빠른 시간에 해석하고 녹여놔야 해서 쉽지 않았다. 그런데 그래서 드라마를 하고 싶기도 했다. 이미 완성된 대본을 해석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갑자기 나오는 대본을 내가 분석하고 만들어내는 게 너무 재미더라.”
평소 다정다감한 남편 이미지가 있던 유지태. 이태준으로 변신해 ‘쓰랑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와 관련해 아내 김효진의 반응에 대해 묻자 “요즈음 육아 중이라 모니터링을 많이 못 해줬다. 대본을 받고 먼저 보여줬더니 연기적으로 잘 할 것 같다라고 해주더라”면서 “최근에는 ‘연기 멋있다’라고 해줬다”고 말했다.
유지태는 앞서 드라마 ‘굿와이프’ 출연이유로 "최고의 여배우 전도연과 함께하는 영광을 누리고 싶었다"고 밝혔던 tvN 유지태는 이 작품을 끝내면서 왜 사람들이 전도연과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지 이유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지태는 선배 전도연과의 호흡을 맞추면서 연기하는 캐릭터가 느낄 '진짜' 감정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릴을 느꼈다.
“전도연과의 첫 촬영 때 따귀를 맞는 장면 등 4회 분량을 다 찍었다. 그때 전도연이 ‘이게 진짜 감정일까’라는 물음을 스스로 던지더라. 그 모습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그 정도의 연기 경력이 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항상 ‘진짜’에 대해 물음을 갖는 게 새로웠다. 나 뿐만 아니라 ‘진짜’를 찾으려고 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큰 힘이 됐다”
유지태는 “내가 느꼈던 감정을 상대 배우가 똑같이 오롯이 느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내가 카메라를 받을 때와 받지 않을 때 똑같이 연기를 해주고 싶다고 하시더라. 나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연기가 재밌었고,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도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이래서 전도연과 함께 연기했던 남자들이 진가가 발휘됐구나 싶었다. 전도연의 대한 궁금증이 컸는데, 어느 정도 해소됐던 것 같다”며 웃었다.
전도연이 11년 만에 선택한 작품이자, 유지태, 윤계상, 김서형 등 연기력이 쟁쟁한 배우들이 호흡을 맞췄다. 유지태는 ‘경쟁심’ 보다 ‘기대감’이 더 컸다. 그리고 이 배우들과의 호흡은 “‘굿와이프’를 하길 잘했다“라는 만족감을 남겼다.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는데, 경쟁심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이 드라마를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 전도연 선배와 다른 배우들과 연기를 할 때였다. 신선함이 느껴졌다. 전도연의 어떤 연기 철학이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 ‘이 드라마를 하길 잘했다 싶었다.”
유지태는 윤계상과 나나가 가진 비주얼, 이미지적인 매력과 연기 열정에 놀랐다. 유지태는 “좋은 마스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가지고 있는 비주얼이나 이미지 연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어제도 그런 이야기를 같이 나누었다. 아직도 배우려고 하는 자세, 귀 기울이는 자세와 열정 등이 인상 깊었다”면서 “그리고 굉장히 유쾌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또 “나나 역시 매력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대사를 컨트롤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나는 이미지 연기가 가능한 친구”라고 칭찬했다.
뜨겁게 달려온 ‘굿와이프’는 이제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아내 김혜경이 친구 서중원에게 마음이 향한 상황. 이태준의 결말과 시즌2에 대해 물었다.
“마지막회에서는 태준의 야망이 펼쳐진다. 스포일러라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드라마적으로 이런 식으로 보이면 어떨까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내 역할이 아닌 드라마적인 부분에서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결말을 보니 한국적으로 잘 풀어낸 것 같다. 제작진의 고민이 느껴졌다. 좋은 작품을 하고 싶었고, 그 부분에서 어느 정도 만족한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고 말하고 싶다(웃음).”
마지막으로 ‘배우 유지태’의 앞날에 대해 말했다. “어려서부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었다. 앞으로 내 연기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나도 장담할 수 없지만, 어떤 역할을 담당하건 최선을 다하고 싶다. 연기자로서 목표는 완성되지 않은 대본을 채워 넣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점이다. 그리고 빠른 시간 내에 완성도 있는 글을 쓰고 싶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