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누군가는 그들보고 A급 같은 B급이라고 정의했다. 극찬의 의미가 담긴 수식어겠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어느덧 광화문시네마의 세 번째 작품, '범죄의 여왕'이다.
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범죄의 여왕'(감독 이요섭/제작 광화문시네마)은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수도요금 120만 원이 나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가 또 다른 사건을 감지한 촉 좋은 아줌마 미경(박지영)의 활약을 그린 스릴러다. 박지영, 조복래, 김대현, 백수장 등이 출연한다.
이 영화의 앞에 반드시 붙는 수식어가 있다. '광화문시네마의 신작'이다.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 '족구왕' 우문기 감독을 비롯해 전고운 감독과 권오광 감독, 김지훈 프로듀서와 김보희 프로듀서가 속해있는 영화 창작 집단이다. '범죄의 여왕'을 연출한 이요섭 감독 역시 멤버 중 하나다.
앞서 광화문시네마는 독립영화 '1999, 면회'와 '족구왕'의 흥행으로 그 저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범죄의 여왕' 역시 독립영화 치고는 큰 예산인 4억 원이 투입된 작품이다. '좋은 영화'란 한가지 목표를 향해 가는 이들은 서로에게 좋은 동지이자 자극제가 된다.
광화문시네마의 셋째 '범죄의 여왕'. 이요섭 감독 역시 우문기 감독의 성공에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족구왕'이 부산에서 상영될 때 반응이 정말 좋더라. '큰일 났다' 싶어서 그날 바로 커피숍에 가서 작업을 했다. 시나리오 집필은 일 년 반 정도 걸렸다."
'족구왕'의 주역인 안재홍이 '범죄의 여왕'에 카메오로 등장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우문기 감독은 안재홍을 비롯한 '족구왕'의 출연진을 현장에 참여시켰다. 이요섭 감독은 "다들 그때 그 복장으로 오셨더라. 덕분에 그분들이 등장하는 신의 세부 연출은 우문기 감독이 맡았다. 광화문시네마에 대한 애정이 기본적으로 좀 있으시더라"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품앗이 형태로 이뤄지는 광화문시네마의 영화 작업. 김태곤 감독은 기획, 전고운 감독은 각색에 참여해 시나리오의 틀을 잡았다. 권오광 감독과 우문기 감독은 적극적인 피드백을 줘, 이야기가 힘을 잃지 않도록 했다. 김지훈 프로듀서는 꼼꼼하게 더블 체크를 잊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이요섭 감독은 김보희 프로듀서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다. 두 사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시절부터 함께 호흡을 맞춘 사이다. "이 작업에서 주축이 된 건 나와 김보희 PD다. 특히 김 PD는 내가 학교에 다닐 때부터 같이 영화 작업을 하곤 했다. '범죄의 여왕'을 준비하면서도 2년 넘게 내 파트너였다."
친분과 우정으로 이뤄진 돈독한 사이. 하지만 일을 할 때는 꽤 살벌하다고. 이요섭 감독은 "모든 팀원들이 기획과 개발 과정 안에서 회의를 한다. 피드백도 엄청 성의있고 무시무시하게 한다"라며 웃었다. 광화문시네마의 작품들이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개성을 잃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광화문시네마의 차기작은 현대판 거지를 다룬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다. 이미 '범죄의 여왕' 말미 쿠키영상으로 등장했다. '1999, 면회'에서는 군대와 20대 초반 남자들을, '족구왕'에서는 복학생을, '범죄의 여왕'에서는 취업 준비생을 다뤘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소공녀'에서는 집을 버리고 스스로 여정을 떠난 애어른(?)을 다룬다. 담배 한 개비와 위스키 한 잔이면 되건만 이마저도 위협받는 여자의 이야기다. 현실을 반영한 청춘들의 이야기는 '소공녀'에서도 이어진다.
"요즘 세상에서는 집이 너무 중요해서 족쇄가 되는 경우가 많더라. 특히 월세라던지. 거기서부터 시작한 이야기다. 시나리오가 재밌더라. 내가 보기에는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다. '소공녀'가 어떻게 현 세태를 반영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봐달라. 현재 프로덕션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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