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권율이라는 배우가 가진 또 다른 얼굴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행복하게 촬영했습니다."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싸우자 귀신아’는 귀신을 보는 대학생 퇴마사 봉팔(옥택연 분)과 고교생 귀신 현지(김소현 분) 그리고 두 사람과 사연이 깊은 미스터리한 인물 주혜성(권율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악귀와 다양한 귀신이 등장하는 호러 장르 물임에도 상큼 발랄하면서도 섬뜩한 재미를 안기며 안방극장 팬들에 큰 사랑을 받았다.
권율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극중 악역 주혜성을 연기한 소감과 옥택연, 김소현, 김상호와 호흡을 맞춘 부분에 대해 이야기 했다.
부드럽고 젠틀한 이미지의 소유자 권율은 ‘싸우자 귀신아’를 통해 그동안 잘 부각되지 않았던 차갑고 섬뜩한 면모를 꺼내 시선을 잡아당겼다. 권율이 연기한 혜성은 근사한 대학 교수지만 어딘지 모르게 찜찜한 인물로 출발해 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범인이자, 봉팔의 몸에 들어가길 원하는 악귀에게 사로잡힌 인물로 극에 미스터리함과 오싹함을 담당했다.
“혜성은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작품도 단순 호러, 코믹, 로맨스가 아닌 복합 장르였다. 우리 드라마가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 내가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캐릭터를 연기할 때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마지막에서야 드러났지만 상처가 깊은 인물이었다. 무섭게 폭주하는데 사실 처음에 내가 쳐다본다고 우리 드라마를 시청하는 분들이 무서워할 거 같지 않았다. 그래서 무서운 대신 차가운 느낌을 주고 싶었다. 이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인간 같지도 또 너무 귀신같지도 않게 연기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부드럽고 젠틀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기억되던 권율은 무섭도록 차갑고 주혜성 그자체로 변신했다. 그는 오히려 평소에 부드러운 이미지의 배우로 기억된 게 주혜성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외형적인 이미지 때문에 처음 내가 악역을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하고 의아해 해주셨던 것 같다. 평소 이미지와 혜성 캐릭터 사이에 간극이 도움이 됐달까. 내가 연기를 잘 했다기 보다 가진 이미지와 좋은 대본에 반응을 보여주시는 것 같다.”
혜성은 1회부터 14회까지 슬쩍 등장해 비릿한 미소를 짓거나 폭군처럼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했다. 현지와 봉팔의 주변을 집요하게 맴돌았다. 왜 혜성이 그런 괴물이 되었는지, 지난 29일 방송된 16회가 되어서야 밝혀졌다. 알고 보니 혜성은 가정폭력의 피해자였으며, 악귀에 쓰여 아버지를 죽인 과거로 인해 상처가 큰 인물이었다.
권율은 ‘주혜성’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도 혜성이 가정폭력이라는 과거를 가진 인물이라는 걸 10회가 넘어서야 알았다. 14회까지 혜성이 섬뜩하고 차갑게 드라마에 긴장감을 불어넣었지만, 그래도 악의 축으로 비춰지는 게 아니라 사회적은 메시지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어린 혜성이 학대를 당하고 핍박을 받았으며 그 상처가 극단적인 선택과 비극으로 이어졌다는 메시지 말이다. 우리 드라마를 재밌게 보신 분들이, 우리 주변에 여전히 혜성이 같은 친구들이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혜성의 전사가 15회에 밝혀진 건 아쉽지 않다. 오히려 15회에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혜성은 ‘싸우자 귀신아’에서 미스터리함과 긴장감을 유발하는 캐릭터다. 조금이라도 인간적으로 보이거나 연민이 느껴지면 혜성이 폭주가 설득력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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