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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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박아름 기자]이토록 못된 남자친구 캐릭터는 처음이다.

지난 27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연출 이태곤)에서 나쁜 남자 고두영 역으로 분해 남다른 존재감으로 수많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던 배우 지일주의 이야기다. 덕분에 지일주는 연예계 데뷔 9년만에 팬들로부터 가장 따가운(?) 관심을 얻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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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영이 워낙 강렬해서인지 이날 처음 본 지일주에게서도 고두영의 음산하고 어두운(?) 기운이 느껴졌다. 그만큼 악역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는 것. 그래도 웃는 얼굴로 "고두영 후유증이 나름대로 꽤 갈 것 같다"고 말하는 지일주.

여자친구 정예은(한승연 분)을 폭력적으로 차에서 끌어내리는가 하면, 정예은의 하우스메이트 강이나(류화영 분)에게 작업을 걸기도 했던 고두영. 심지어 후반부엔 정예은을 납치하고 폭력까지 휘둘러 모두를 경악케 했다. 마지막까지 소름끼치는 '나쁜X' 연기를 선보여 호평받은 지일주는 "참고한 캐릭터가 있느냐"는 질문에 한동안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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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뒤 "이렇게 생각이 안 나는 거 보면 없나보다"고 운을 뗀 지일주는 "그냥 고두영이 어떤지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 남자들끼리 많이 싸우지 않나. 그런 것들과 20대 초반 치기어린 행동들, 혹은 내가 가진 감정적인 것들을 표현해내는 게 고두영이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1차원적인 감정을 극대화시키면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 지를 생각했다. 예를 들어 도망가는 예은이를 잡아서 주먹으로 때리는 건 감정적으로 극에 달한 감정인 것 같은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 나도 촬영하기 전까지 어디까지 연기할 지 짐작하지 못했다. '이건 이런 감정이니까 이렇게 하면 되겠다'란 생각으로 갔는데 촬영하고 모니터까지 하면서 깜짝 놀랐다. '청춘시대' 촬영하면서 모니터 한 게 그 장면 딱 하나였다. 감독님이 이건 좀 모니터하고 가자고 하셔서 우연찮게 했는데 한 번에 OK를 하셨다"고 털어놨다. 지일주는 "나도 자격지심이 있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고두영의 자격지심은 어느 한 포인트에 꽂혔다고 생각하면 그게 증폭되는 캐릭터라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름 외모도 나쁘지 않고 아무리 후진 대학이라 해도 무시당할 대학은 아니고 돈도 없지 않은데 이런 날 무시해? 나보다 조금 더 좋은 대학 다닌다고 날 무시해?' 이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자격지심이라는 게 큰 데가 아니라 작은 데서 오는 건데 이게 자꾸 증폭되면서 오해가 생기고 기만당했다는 생각이 추가되는 캐릭터"라고 고두영 성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근데 난 고두영 연기를 하면서 사이코패스다라고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자기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던 거 같다. 그런 얘기들을 하긴 하더라. 다른 사람한테 동조하기보단 내 감정에 충실한 인물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마음 가는대로 화낼 때 화내고, 웃을 때 웃고 그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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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두영을 위한 변명을 해달라'는 요구엔 "없다. 변명의 여지 따윈 없다. 뭐가 됐든 용서할 수 없다. 아버지 어머니 얘길 하지만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 그 어떤 걸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또 지일주는 "내가 고두영에게 충고해도 들리지도 않을 것 같다. 감옥에 가 봐야 한다. 모르겠다. 감옥 갔다와서도 정신 차릴지. 집행유예 어쩌고 하는데 그 뒤로 정신 차릴지 안 차릴지 모르겠다. 고두영은 정말 호되게 당하지 않을까 싶다. 자기보다 센 여자를 만나봐야지.. 근데 그것도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물론 인간 지일주에게도 자격지심은 있을 수 있다. 지일주는 "내 또래 배우들 중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왕성하게 감정적인 걸 표현할 수 있는 배역을 많이 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날 보고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들을 보면서 더 겸손해야겠단 생각도 하지만, 나보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친구들도 보면서 좀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실제 성격은 고두영과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1도 똑같지 않다. 티끌만한 구석도 똑같지 않다. 장난기가 있는 편이긴 한데 처음 만났을 땐 낯가림이 있는 편이다. 옛날엔 정말 많이 까불었다. 긍정적이려고 노력한다. '좋은 게 좋은거지' 이런 마인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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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고두영과 전혀 다르기에 지일주는 연기하기 쉽진 않았다고 고백했다. 지일주는 "연기하기 정말 어려웠다. 나랑 다른 캐릭터다. 그래서 한승연씨한테 이래저래 많이 미안하다"고 급사과하기도.

그래도 디테일하고 리얼하게 고두영을 잘 소화해낸 지일주. '청춘시대'를 연출한 이태곤PD의 칭찬은 '나쁜X' 고두영을 더 신나게 춤추도록 만들었다.

"예은이를 끌어내리는 장면도 딱 찍고 나서 감독님이 '저 쓰레기'라고 추임새로 욕을 하셨다. 그리고 예은이의 복부를 가격해서 납치하는 장면을 보시곤 '넌 이런 연기가 딱인 것 같다. 연기가 갈수록 좋아진다'고 하셨다. 복부 때리는 장면에 대해서도 '내가 사람 보는 눈은 탁월한 것 같다. 캐스팅 잘한 것 같다'고 말하셨다. 그렇게 감독님의 칭찬 속에 즐겁게 촬영했다."

무엇보다 '청춘시대' 방영 내내 못된 짓을 많이 해 욕도 먹을만큼 많이 먹은 고두영은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아 더욱 시청자들을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보통 드라마 같았으면 참회하는 고두영의 모습이 그려질 법도 하지만 고두영은 감옥에 간 뒤에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 지일주는 "난 지금 결말이 좋다. 고두영을 바라보기보단 '청춘시대'라는 드라마를 바라봤을 때 '현실에서 과연 고두영같은 사람이 감옥에 갔다고 해서 변할까?'라는 질문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처럼 감옥에 갔다는 것만으로 사람이 변한다는 게 쉽진 않다. 그런 현실을 잘 반영한 캐릭터인 것 같아 현실적이고 좋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나빠도 너무 나빴다. '청춘시대'에서 가장 비정상적인 남자로 살았던 고두영. 유은재(박혜수 분)와의 순수한 러브라인으로 여심을 뒤흔들었던 '볼펜선배' 윤종열(신현수 분)이나 윤진명(한예리 분)과의 짠내 폭발 러브라인을 선보였던 박재완(윤박 분)과 같은 역할이 탐나진 않았는까. 지일주는 "탐났다기보단 샘이 났다. 부러웠다. 그들이 받는 인기가 부러웠다"고 전하면서도 "근데 난 고두영 역할이 되게 좋았다. 좋은 역이라기보단 나름 임팩트가 있고 연기적으로 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만족했다. 나름 주변분들의 기대감에 부응했던 것 같다. 종방연 때 감독님께서도 잘 해줬다고 얘기해주셨다. 내가 잘해줬기에 여배우들이 살았다는 칭찬도 해주셔서 기분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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