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많이 놀랐죠?"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연출 이태곤)를 통해 재발견된 20대 여배우 박은빈을 만났다. 박은빈은 '청춘시대'에서 '여자 신동엽'으로 불리는 모태솔로 송지원으로 파격 변신, 화제를 불러모았다.
천방지축 캐릭터 송지원을 연기하기 위해 머리카락도 단발머리로 싹둑 자르고, 메이크업도 한듯 안한 듯 수수한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난 박은빈은 아직 송지원으로부터 완벽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일단 친척분들께선 날 몰라봤다. 이런 역할도 할 수 있었는지 몰랐다. '은빈이 맞지?'라고 부모님들께 얘길 했단 얘기 듣고 그렇게 충격적이었을까 싶기도 했는데 친구들은 되게 좋아했던 것 같다. 딱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만나 자기 얘길 하는 것 같아 되게 좋았고 그냥 친구가 나오는 드라마를 챙겨보는 게 아니라 재밌는 드라마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친구들한테 연락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힘도 많이 났고 관계자 분들께선 내가 이런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못했는데 많이 놀랐다고 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이같은 칭찬은 그간 고수해왔던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과감하게 포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머리카락을 처음으로 이렇게 짧게 잘라봤는데 사실 송지원은 말빨로 누구한테 져본 적 없고 외모도 빠져본 적 없는 콘셉튼데 다들 못생긴 콘셉트냐 물어보셔서 상처 아닌 상처를 받긴 했다. 난 오히려 평소 시도해보지 못한 콘셉트를 마음껏 시도해볼 수 있어 신선했다. 내가 이런 옷을 입을 수 있고, 송지원이라면 이 과한 옷도 이렇게 입을 수 있지 않나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옷을 입기에 좀 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나름대로 예쁜 옷, 자유분방한 옷을 입기 위해 시도를 많이 했다."
약 두 달 간 송지원으로 살다보니 신기하게도 어느새 내성적이고 얌전한 성격의 박은빈도 송지원을 점점 닮아가기 시작했다.
"나중에 '청춘시대' 감독님께서 웃으시면서 '처음엔 신사임당처럼 가만히 있었는데 한참 지나고 난 뒤 한예리 언니랑 얘기할 때 바지 주머니에 손 꽂고 다리 떨고 있었다'고 하시더라. '처음의 은빈이었다면 안 그랬을 걸 송지원처럼 돼 있는 걸 보니 되게 웃기고 재밌었다'고 얘기해주셨다. 그리고 얘기할 때 의사표현이 좀 더 정확해진 것 같다. 만약 평소 나라면 은재처럼 '이게 좋아요' 이랬을 텐데 '이런게 아닐까요?' 라면서 얘길 좀 더 명확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워낙 지원이가 논리정연하게 잘 따지지 않나. 그런 도움을 받았다."
방영 전만 해도 의심했던 캐스팅이었지만 지금은 박은빈 아니면 누가 송지원을 연기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박은빈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박은빈은 탐나는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 "내가 캐스팅 제의를 받고 놀라고 의외였던 건 나한테 송지원 제안을 했다는 건데, 만약 평소 나 같았다면, 평소 내 이미지에 부합한다는지 아니면 내가 편하게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만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던 건 은재 캐릭터라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내 이런 모습을 보고 싶으셨는지 송지원 캐릭터가 너무 좋다. 그리고 은재 역할로 혜수가 딱이다. 혜수와 은재는 평소에도 너무 비슷하다. 혜수가 사랑스럽고 귀엽게 잘해줘 '아, 막내란 저래야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녀의 답에서는 송지원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잘 알려졌다시피 실제성격이랑 너무 달라 표현하기 어려웠던 송지원. 박은빈은 "나중에 알고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 사실 내 주변에 송지원 같은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나조차도 낯선 캐릭터였다. 어떻게 보면 현실적,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 캐릭터라 되게 독특하다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누군가를 베낀다거나 흉내내려 하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방송 나가고 보니까 '얘가 딱 송지원 같다'라든지 '내 얘기하는 줄' 이런 얘길 들으면서 '내 주변에 이렇게 참고할 사람이 많았는데 그걸 모르고 살았구나, 나중에 알고나서 좀 더 경험담을 많이 들었다면 도움이 됐을텐데 내가 너무 몰랐구나, 사람들마다 이렇게 송지원의 일면을 갖고 사는구나'라고 깨달았던 지점이 있었다"고 뒤늦게 후회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박은빈은 '청춘시대'에서 원더우먼 의상을 입는가 하면 무반주 댄스를 선보이는 등 파격적인 연기로 주목받기도. 나중엔 송지원과 혼연일체 되면서 애드리브로 선보였다는 박은빈은 "처음에 캐릭터에 대한 확신을 스스로 잡기까지의 과정이 힘들었다. 춤도 처음 출 땐 부끄러웠는데 티를 안 내려고 노력했고, 감독님께서도 마이크로 흥을 돋궈주시면서 도와주셨는데 그러다보니 나중엔 송지원으로서 이입했을 때 무반주로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로 부끄러움이 덜해지더라. 근데 전혀 티는 안 났다고 하더라. 그리고 원더우먼 의상 같은 경우 너무 더웠다. 땀 하나 통하지 않은 방한복 같은 옷이었는데 더위와 맞서는 게 올 여름 가장 힘들었던 점인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청춘시대' 촬영이 끝나자마자 날씨가 시원해지는 걸 보고 감독님께서 '그만큼 우리 열정이 뜨거웠던 걸로 생각하자'고 하셨다. 이 무더운 여름에 '청춘시대'를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하고 아무 탈 없이 끝난 촬영 현장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촬영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한편 차기작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박은빈은 현재 차기작을 검토 중이라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은빈은 "많이 놀라셨다는 얘길 들었다. 항상 단아하거나 청순하거나 얌전한 걸로만 생각했다가 내가 못 알아볼 정도로 내려놓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봐주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좀 더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 또 밝은 캐릭터를 하다보면 내 일상도 밝아지는 느낌이 든다"고 캐릭터 욕심을 드러내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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