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고산자, 대동여지도’ 김인권과 ‘밀정’ 엄태구가 주연배우 존재감을 씹어 먹은 명품 조연으로 영화를 빛낸다. 대배우, 대감독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혼신의 열연을 펼친 김인권 엄태구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김인권/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김인권/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고산자, 대동여지도’ 김인권 김인권은 지도꾼 김정호의 생애를 그린 사극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제작 시네마서비스)에서 조각장이 바우 역을 맡았다. 바우는 지도에 미쳐 전국팔도를 돌아다니며 집을 비운 김정호 대신 그의 딸 순실(남지현)을 오라버니처럼 살뜰히 챙긴다. 여기에 김정호를 도와 대동여지도 목판본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는 인물이 바로 바우다.

김인권은 김정호의 외동딸 순실 역 남지현과 18살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오누이 같은 정다운 러브라인으로 ‘고산자, 대동여지도’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특히 ‘전국노래자랑’ ‘쎄시봉’ ‘히말라야’ ‘광해, 왕이 된 남자’ ‘신의 한 수’ 등에서 타고난 코믹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김인권은 이번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도 주특기를 발휘하며 정통사극의 무거움에 숨통을 트이게 한다.

그러나 이렇듯 김인권에게 코믹만을 기대했다면 아마도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보고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이미 주연을 맡은 영화 ‘약장수’에서도 압도적인 감정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김인권은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완성해내며 김정호 역 차승원 그 이상의 뭉클함을 안긴다. 배우, 감독 대부분이 명장면으로 꼽은 것이 바로 바우가 대동여지도를 펼쳐 보이는 신. 아마도 김인권의 눈빛만으로도 관객 모두가 압도될 것이라 감히 짐작해본다.

영화 '밀정' 엄태구/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영화 '밀정' 엄태구/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 ‘밀정’ 엄태구 ‘밀정’(감독 김지운/제작 영화사 그림)은 1920년대 말, 일제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다. 송강호 공유 그리고 한지민 신성록 등 이름 있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러 갔던 관객은 엄태구란 좋은 배우 하나를 더 얻어가게 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배우 송강호 앞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때론 오히려 송강호보다 더한 에너지로 자신이 나오는 장면 모두를 집어삼켰기 때문.

엄태구가 '밀정'에서 연기한 하시모토는 필사적으로 의열단을 쫓는 인물로 독립군 밀정을 여럿 잡아들인 경력이 있는 조선인 일본 경찰이다. 경무국장 히가시의 지시로 이정출과 한 조를 이뤄 의열단의 뒤를 쫓는데, 어렸을 때 일찍이 일본으로 귀화해 신분 상승과 출세에 대한 욕망이 강하다. 이정출의 의심스러운 행동이 포착되자, 그에게 협조하는 듯 하지만 그 뒤로는 자신의 밀정을 심어두고 그와는 별개로 의열단의 뒤를 캐면서 이정출과 대립한다.

지난 2007년 영화 ‘기담’ 단역으로 데뷔한 엄태구는 이후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던 중 친형인 엄태화 감독의 영화 ‘잉투기’를 통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제2의 류승범, 류승완을 노리는 엄태구 엄태화 형제의 등장에 충무로는 환호했다. 개성 강한 마스크는 물론이고 독특한 허스키 보이스 그리고 단역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안정적 연기력 때문.

이후 영화 ‘소수의견’ ‘차이나타운’ ‘베테랑’, 드라마 ‘감격시대’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엄태구는 ‘밀정’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기회를 잡았다. 특히 엄태구는 김지운 감독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인연까지 있다고. 이에 김지운 감독은 엄태구를 두고 “송강호라는 대배우와 붙어서 한 호흡도 끌리지 않는 힘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엄태구를 보면서 '대부2' 로버트 드 니로가 연상됐다”고 극찬하기도. 송강호 또한 엄태구의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관객 또한 엄태구의 강렬함에 빠져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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