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강우석 감독이 스무 번째 영화로 돌아왔다. 과연 원조 천만 감독 강우석의 도전은 관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까.
영화 '실미도'로 한국 영화의 1,000만 시대를 처음으로 개척한 강우석 감독이 4년 만에 스무 번째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내놨다. 이에 강우석 감독은 7일 방송된 SBS ‘나이트라인’을 통해 자신의 영화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강우석 감독은 연출 데뷔 첫 사극 도전에 대해 “특별한 계기라기보다는 영화를 만들 때마다 소재를 선택하거나 할 때 그 시대가 보이고, 지금 사회의 어떤 현상을 다루는 이야기들을 굉장히 하고 싶어 했고, 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대물은 한계가 있다. 조금만 강조를 하면 '관객을 가르치려 드느냐', 오히려 '관객에게 불친절하다'라고 하지만 사극은 적당히 외쳐도 이야기는 전달되면서 편안하게 본다”고 이유를 밝혔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시대와 권력에 맞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다. 차승원이 고산자 김정호를 연기하며, 유준상이 흥선대원군 역, 김인권이 조각장이 바우 역, 남지현이 김정호의 딸 순실 역을 맡았다. 박범신 작가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기까지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영화를 만들기로 마음 먹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강우석 감독은 “처음에 소설을 읽고서는 굉장히 당황했다.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지 싶었다. 이야기가 너무 방대하고 문학적으로 심오해서 '내 실력으로는 도저히 찍을 수 없다' 하고 덮었는데, 하루 이틀, 삼일 계속 생각나더라. 그러다 '왜 자꾸 내가 이 책에 매몰돼 있지' 그래서 다시 읽었다. 다시 읽으니까 왜 그런지 알겠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강우석 감독은 “김정호 선생은 지도를 만들고 그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걸 목판으로 만들어서, 종이 지도를 대량으로 찍어내 백성들에게 배포하려고 했다. 그리고 책 속에 그 지도를 독점하려고 했던 당시 권력층, 통치자들과 분명한 충돌이 있었을 것이라 나와 있었다. 그래서 이거면 도전해볼 만하다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찍던 중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동여지도 목판을 보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는 강우석 감독은 “영화를 찍다가 거의 마무리 할 무렵에 도대체 어떤 목판 지도가 있길래 이렇게 이 분을 그리는 데 힘이 드는가 해서 국가의 허락을 받고 중앙박물관에서 목판을 봤는데 거의 기절하는 줄 알았다. 이게 사람이 새긴 목판인가 싶었다. 미술감독이나 촬영감독이나 다들 깜짝 놀라서 그날 실사로 찍으면서 먹먹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전국팔도를 CG없이 실사로 담아낸 강우석 감독은 “김정호 선생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찍으면서 이걸 CG로 보여준다는 건 내가 생각할 때는 말이 안 된다 싶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전국 방방곳곳을 다 뒤져서라도 가장 한국적인 곳, 그리고 관객들이 정말 가고 싶어하는 곳을 영상에 담아내자 생각했다. 이건 원작자인 박범신 선생의 간곡한 부탁도 있었다. 글로 못 옮긴 한을 좀 풀어 달라고 해서 많은 곳들을 실사로 담아냈다”고 전했다. 최고 명장면으로 백두산 천지 촬영을 꼽은 강우석 감독은 “단연 백두산이다. 다행히 운이 좋아서 날씨가 쨍할 때 천지에 올라갔는데, 그때 나와 배우 차승원은 무얼 찍는지 모를 정도로 먹먹했다. 어쨌든 운 좋게 다 담아냈다”고 말했다.
첫 영화 데뷔부터 30년 가까운 세월이 걸려서 20편의 상업영화를 완성하게 된 강우석 감독. 그 영화 가운데 강우석 감독의 영화 인생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갖는 작품을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
이에 강우석 감독은 '투캅스'를 꼽으며 “좀 오래된 영화이긴 하다. 물론 '공공의 적' 1편도 좋지만 '투캅스' 흥행 이후로 내가 수많은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고, 후배 감독들도 길러낼 수 있었다. 굉장히 많은 영화들을 찍을 수 있었던 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영화계 문제점에 대해서도 강우석 감독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강우석 감독은 “지금 한국영화는 전부 돈을 벌어야 되고, 손해 보면 안 되니까 독특한 영화 보다는 관객들에게 잠깐이라도 설득력 있게 다가가서 관객 동원이 될 수 있는 영화 위주로만 기획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해외 영화제에서도 점점 수상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왜 본선에 못 나가냐? 그런 영화들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거다. 돈벌이와 상관없이 좋은 영화들을, 가장 한국적인 영화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줘야 하는데 돈벌이용으로만 기획되는 게 문제인 듯 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감독 강우석의 다음 도전은 어떤 것일까? 강우석 감독은 “난 에로영화 빼고는 다 해봤다. 때문에 다시 옛날로 돌아가서 원래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휴먼코미디, 사회성 짙은 코미디 쪽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강우석 감독의 스무 번째 영화이자 첫 사극 도전작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7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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