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사진=헤럴드뮤즈 DB
하영/사진=헤럴드뮤즈 DB

[헤럴드뮤즈=김나율 기자]광복절인 오늘까지 파도 파도 새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배우 하영을 둘러싼 가문 논란이 이번에는 증조모에게까지 번졌다. 앞서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그의 부인이 일본의 조선총독부 고위 인사의 딸이었다는 내용이 과거 문헌을 근거로 제기됐다.

1983년 출간된 김용숙의 ‘조선조 궁중풍속 연구’에는 궁중 직원 명단과 함께 안상호의 부인에 대해 ‘당시 총독부에 있던 일본의 무슨 대장의 딸’이었다는 취지의 설명이 담겼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영을 설명하는 수식어는 ‘4대째 의사 집안’이었다. 방송에서 소개된 화려한 가족사는 하영의 배경이 됐다. 의친왕과의 인연, 궁중에서 일했던 증조부, 대를 이어 의사로 살아온 가족사 등은 그 자체로 흔치 않은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명문가’ 서사가 오히려 지금은 하영을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의 출발점이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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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단순히 조상의 혈통을 들춰내는 데 있지 않다. 하영 본인이 과거를 선택해 살아온 것도, 증조부의 행적에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영 역시 앞서 증조부의 친일 행적과 관련해 사과하며 “가족의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살펴보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또 부친은 과거 인터뷰에서 일본인 여성과의 혼인 자체를 친일과 연결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대중의 시선이 싸늘해진 이유는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화려한 포장과 그 이면에서 새롭게 드러나는 역사적 사실 사이의 간극 때문 아닐까.

결국 하영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지 묻게 된다. 대대로 이어진 의사 집안이라는 배경, 궁중과 연결된 가문의 역사, 남다른 가족사를 통해 얻고 싶었던 이미지는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사는 자랑하고 싶을 때만 꺼내고, 불편한 대목이 드러났을 때는 개인과 무관한 과거라고 선을 긋기 어렵다.

하영에게 조상의 행적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다만, 한때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었던 가족사가 이제는 자신을 향한 의혹이 됐다. 더구나 증조부의 친일 논란에 이어 증조모에 대한 새로운 주장까지 등장하면서 가문을 둘러싼 논란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