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변호인'의 제작자에서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대표로 변신한 영화프로듀서 최재원. 그에게 '밀정'은 막역지우 송강호의 의외성을 발견한 작품이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제작 영화사 그림)은 1920년대 말, 일제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다. 김지운 감독의 6년 만의 한국 영화 연출작으로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역 송강호,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 역 공유의 대립을 중심으로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이 출연하며 이병헌, 박희순이 특별출연에 나섰다.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하던 의열단의 이야기를 다룬 '밀정', 최재원 대표와 송강호는 촬영 중 상해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했다. 앞서 그가 방명록에 '누가 되지 않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겠다'라고 작성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재원 대표는 "정작 내게 그건 의례적인 말이었다. 내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 사실 송강호가 방명록을 나보고 쓰라고 했던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강호가 얼굴 가리개를 하고 일본 법정에 끌려가는 독립투사의 사진을 보고는 발길을 못떼더라.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데 그렇게 먹먹해하는 건 처음봤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밀정'은 개봉 전부터 '암살'과 비교됐다. 같은 시기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 탓이다. 하지만 소재에 대한 두 영화의 접근법은 극과 극이다. 최재원 대표는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 자체가 즐거움을 위한 소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분들은 '밀정'을 보고 지루하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그건 '밀정'이 다루는 게 신념과 의지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회색인일수밖에 없는 이정출의 고뇌와 진중한 내용에 공감한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보더라."
그러면서도 최재원 대표는 '밀정'이란 이야기 자체가 가진 힘을 강조했다. 그는 "'밀정'의 총 제작비는 100억을 상회한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의 기준으로는 큰 자본은 아니다. 하지만 로컬 프로덕션으로서는 대규모다. 첫 작품인데 너무 큰 예산이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그들이 일제시대가 주는 감성을 이해한 건 아니다. 워너브러더스 본사의 입장에서 '밀정'은 진중한 스파이물이다. 본사의 보스가 시나리오를 보고 2시간만에 전화가 와서 '재미있다'고 하더라"라며, 보다 더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나는 직관적인 사람이다. 시나리오를 재미유무로 판단한다. 퇴근해서 집에서 주로 보는 편인데, 졸음을 쫓을 정도로 재미있으면 제작한다. 다소 무식한 방법이다. '밀정'은 완성도를 떠나 이 이야기가 주는 묵직한 감성이 있다. 가슴을 쿡 때리는 게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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