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조각 같은 외모는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배우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빠르게 스타덤에 편승할 수 있지만, 배역의 스펙트럼이 좁아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 배우 오지호(40)가 '대결'을 택한 이유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대결'(감독 신동엽/제작 휴메니테라픽쳐스)은 상남자들의 박진감 넘치는 토너먼트식 한국형 액션 영화다. 가진 것 없는 취준생 풍호(이주승)가 형의 복수를 위해 무자비한 절대 갑인 CEO 재희(오지호)와 대결하는 내용을 그린다.
특히나 오지호는 '현피'(현실+Player Kill)로 스트레스를 풀고, 살인을 서슴지 않는 악역으로 분했다. 드라마 '환상의 커플'과 '직장의 신' 등에서 로맨틱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그의 새로운 모습이다.
"로맨틱 코미디는 언제나 내 안에 있는 거다. (웃음) 예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직장의 신'에서 함께 했던 김혜수와는 다시 만나보고 싶다. 나랑 섞이면 최고의 조합이 나오지 않을까. 농담이 아니라 대중을 잘 웃길 수 있을 것 같다. 평상시에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지만, 대놓고 웃겨야 할 때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
오지호는 자기 자신을 잘 아는 배우다. 그간 드라마에서는 웃음과 감동을 주는 이미지를, 스크린에서는 거친 남자의 모습을 추구했다. 그럼에도 그는 "액션 영화에 대한 갈망이 크다"라고 말했다. 다정한 '조각 미남'으로 인식되던 배우에게 이런 욕심이 있었다니, 의외다.
"누군가는 악역으로 날 써주겠지 생각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 로맨틱 코미디 이미지가 강하기도 하고. 또 악역은 험상궂게 생긴 분들이 해야 한다는 선입견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난 선 굵은 역할에 대한 갈망이 컸다. 때문에 '대결'에서 재희도 이유없이 나쁜 놈으로 설정했다. 그냥 사이코패스인거다."
이어 오지호는 '그저 잘생기기만 한 배우'란 이미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친한 사람들이 그런 이유만 아니면 시키고 싶은 배역이 많다고 한다. 나는 '시켜만 주세요'라고 하는데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다행히도 내가 40대가 되면서 그런 선입견은 많이 누그러진 상태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보여드릴 기회라고 본다."
그의 말처럼 '대결'에서 오지호는 냉혹한 표정으로 살벌한 액션을 펼친다. 확연한 이미지 변신이다. 사실 일부 배우들은 악역을 맡는 것을 기피하기도 한다. 연기력을 인정받을 수는 있지만, 광고 모델 등으로는 환영받지 못하기에 손해가 크다. 하지만 오지호는 망설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나도 두려웠다. 재희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게 많은 인물이다. 배우로서는 두렵더라. 그래서 촬영하면서 제대로 웃지도 못했다. 재희를 사연있는 악역이 아닌, 이유없는 나쁜 놈으로 만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양면성을 갖고 있는 사이코패스를 보여주고 싶었다."
'대결'을 기점으로 달라질 오지호의 필모그래피. 그는 "연기를 위해서라면 영화 '홀리데이'의 최민수 선배처럼 외모를 바꾸는 것도 괜찮다"라며 잘생긴 배우란 수식어 안에 머물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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