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최재원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대표가 '밀정'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에게 '밀정'은 할리우드 본사에 자랑해도 손색이 없는 첫째 아들이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제작 영화사 그림)은 1920년대 말, 일제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스파이물이다.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역 송강호, 의열단의 리더 김우진 역 공유의 대립을 중심으로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이 출연하며 이병헌, 박희순이 특별출연한다. 또한 김지운 감독의 6년 만의 한국 영화 연출작이기도 하다.
최재원 대표는 '밀정'을 세팅한 제작자다. 김지운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가져가고, 송강호를 섭외하고, 둘을 연결시킨 것 역시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그는 "내가 중간에서 밀정의 역할을 좀 했다"라며 웃었다.
"김지운 감독은 '인랑' 전에 미국에서 작품을 하나 더 준비 중이었다. 근데 그 영화의 캐스팅이 잘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밀정' 시나리오를 가져가서 '한 번 보지 않겠느냐'라고 꼬셨다. '재밌다'라고 하길래 같이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있었다. 근데 나랑 친분이 있는 송강호가 '요즘 뭐하고 있느냐'라고 하더라. 그렇게 우리 셋이 8년만에 다시 만났다."
최재원 대표의 말에 따르면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그리고 그는 묘한 유대감을 가진 사이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으로 맺은 인연 덕이다. "당시 중국에서 강렬한 고생담을 공유한 사이다. 덕분에 연대감이 생겼다."
사실 '밀정'에는 송강호를 위한 배역이 없었다. 이정출 역은 처음에는 젊은 배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송강호가 김지운 감독과 다시 손을 잡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련한 스태프들이 합류했다. 오랜만에 보는 잘빠진 스파이물 '밀정'의 탄생에 얽힌 비하인드다.
"'밀정'의 비주얼과 미장센을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은 김지운 감독 뿐이었다. 기본적으로 인간애가 있지만, 장르적으로는 스파이물의 긴장감이 필요했으니까. 거기에 내가 가진 감성과 송강호의 연기가 더해진거다. 개인적으로 '밀정'의 제작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최재원 대표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제작자 시절 워너브러더스의 '다크나이트'와 흥행 경쟁을 펼쳤다. 그런 그가 이젠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의 대표라니, 사람의 앞일은 한치도 알 수가 없다. 그에게 '밀정'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인 본사에도 자랑하고 싶은 작품이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때보다 우리 한국영화가 많이 발전했다. '밀정'은 '내 친구가 이렇게 잘나가'라고 엄마에게 자랑하고 싶은 반장 같은 친구다. 물론 여기서 엄마는 워너브러더스 본사다. (웃음) '한국 영화를 우습게 보지 말아라'라고 본사의 내부 인사에게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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