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제작진과 출연진마저 재미없다고 혀를 내둘렀던 기획안은 어떻게 완성됐을까?
20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에서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말하는대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말로 하는 버스킹'이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말하는대로’는 최근 트렌드인 거리 버스킹을 재해석한 프로그램이다. 게스트들과 야외에서 녹화되며 MC로는 뮤지션이면서도 예능에서 맹활약 중인 유희열과 하하가 낙점됐다. 유희열과 하하라는 신선한 조합은 방영 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정효민PD는 "음식 맛이나 노래 맛은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요즘 사람들이 맛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뭘까 생각하다가 '말 맛'이 나면 어떨까 생각했다. 날것이라도 맛잇는 날 맛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이면 어떨까 생각했다. 카페에 있었는데 많은 얘기가 들리더라. 우리 출연자들 중 익숙한 분도, 처음 보는 출연자도 있을테지만 카페에서 만나듯 친근하게 같이 연결시켜줄 센스있는 두 MC도 있고 카페에서 부담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끝나고도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그렇게 야심차게 기획한 프로그램이지만 MC들은 처음 기획안을 받아봤을 때 느꼈던 점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했다. 유희열은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이야기를 건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기획안을 먼저 받았다. 솔직히 기획안을 보면서 메인 작가분과 '슈가맨'을 통해 만났던 정효민 PD에게 '의미는 너무 좋다, 하지만 더럽게 재미없을 것 같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상하게 그날 밤과 며칠 밤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더라. '얼마나 재미없을까?'라는 기대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하 역시 "나도 '이게 뭐지? 더럽게 재미 없을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제작진이 성공시킨 프로그램들이 많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제작진을 믿었고 공감 능력의 1인자 유희열 MC님이 내 옆에 계신다는 얘길 듣고 너무 큰 의지가 됐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첫 녹화에 참여하고 두 사람의 생각은 180도 달라졌다. 유희열은 "1,2회 녹화 뜬 소감을 말씀 드리자면 반성했다. 굉장히 재미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한 뼘 재밌다. 웃음이란 강박과 재미만이 예능에서 가져야할 태도냐고 한다면 여러 가지 재미가 있지 않겠나. 말 속에 여러가지 온도가 있듯 그런 것들을 잡아내고 얘기가 오고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것에 나도 동의했다. 깔깔이 하하의 합류 소식을 들었을 때 꼭 해야겠다, 재미는 최고로 보장하겠단 생각으로 녹화에 임하고 있다. 우리 할 몫은 했다. 그 다음 제작진의 몫이 프로그램 성패를 좌우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하하는 "예전부터 고민이 있거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대화였다. 오고가는 대화 속에 많이 위로가 되고 몸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난 남의 얘길 듣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빵 터지는 웃음보다는 다른 재미가 있겠거니 해서 조심스레 발을 담궜다가 잡혀버렸다. 첫 녹화는 너무 뜨거웠다. 진심으로 뿌듯했다. 이 마음이 그대로 브라운관을 통해 그대로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첫 녹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종일관 빵빵 터지기보단 많은 걸 느낄 수 있고 가슴이 뜨거워질 것을 예고하고 있는 '말하는대로'. 여기에서 유희열과 하하의 케미도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이날 유희열과의 케미에 대해 "배운자 못 배운자의 케미"라고 칭한 하하는 "이렇게 희열 형님이 프로그램에 애정이 많은 줄 몰랐다. 유씨는 다 그런가보다. 양쪽 유씨(유재석, 유희열)는 똑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K팝스타'를 보며 유희열 형님이 다른 심사위원들과 다른 면을 보신다. 그리고 한편으론 야망있는 남자다. 제작진한테 '날 망하게 하지 마라. 난 성공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한 아이의 아빠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남자의 케미가 있다. 그리고 유희열 형님이 생각보다 잘 알진 못한다"며 "잘 안아주고 보듬어주시고 위트있는 분이시라서 하다보면 케미를 잘 만들어주실 것 같다"고 유희열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정효민PD는 "두 분이 아니면 엎어졌을 기획안이다"며 "대한민국에서 이 기획안을 소화해주실 분은 이 두 분 아니면 없을 거라 생각한다. 더럽게 재미없을 것 같은 기획안인데 그 더럽게 재미없는 걸 재밌게 만들어주실 분이 이 두 분이라 생각했다. 두 분에겐 따뜻함이란 공통점이 있다. 버스커들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들어주고 그러면서 서로 다른 장점들을 가진 분이라 그 케미가 느껴질 거라 생각했다. 두 번의 녹화에서 그런게 보여졌다"고 예고했다.
또한 '슈가맨'에 출연했던 유희열과 '무한도전'에 출연중인 하하는 각각 유재석 없이 서로와 호흡을 맞추게 된 것과 관련, 재치있는 소감을 밝히기도. 하하는 "손톱이 다 없어졌다"고 말문을 연 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 거고 유희열 형도 유재석 형도 서로 갖고 있는 영역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 대단하시지만 '말하는대로' 안에서는 유희열 형이 너무 든든히 잘 버텨주고 있다. 포스터에서도 유희열 형이 조금 더 앞에 있다. 대장이란 뜻이다"며 "우리 프로는 버스커분들이랑 들어주시는 분들이 채워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큰 걱정 없이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희열 역시 "하하의 말이 정확하다"며 "걱정했던 게 주인공은 우리가 아니다. 여기 나오시는 분들이 주인공이다. 그래서 우린 오디오만 나오는 거 아닌가, 통편집 돼 안 나올까봐 조마조마하다. 이 프로그램에 유재석이 와서 할 일이 없을 거다. 우린 주인공이 전혀 다른 형태의 예능 프로그램들이기 때문에 빈틈을 잘 못 느끼고 있다"고 '말하는대로'가 자신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임을 강조했다.
끝으로 정효민PD는 "말할 용기를 가진 버스커들이 말문을 열고 나가면 연남동에 똑같은 문이 서 있는데 거기로 공간이동을 해 거리에 나가 시민들과 얘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버스커분들이 쉽지 않은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거다. 그 분들이 어떤 용기를 갖고 나오셨는지 그 말할거리는 무엇인지, 그 말할거리는 두 MC들과 나누면서 어떤 재미가 있는지, 그 얘길 준비되지 않은 시민들과 나눴을 때 어떤 공감이 생길지를 잘 본다면 한 시간이 후딱 가지 않을까 싶다"고, 유희열은 "낯선 버스커가 과연 누구일지, 그가 어떤 말을 걸지를 보라고 제안하고 싶다. 왜냐하면 우리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상민은 우리가 아는 사람인데 모르는 분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 지가 굉장히 궁금하더라. 매회 배경지식이 없는 분들의 모습이 보여질 거라 그 분들과의 만남이 나도 두근거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각각 관전포인트를 공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말하는대로’의 첫 번째 게스트로는 가수 이상민, 미국인 타일러, 영화 ‘김종욱 찾기’와 뮤지컬 ‘그날들’의 장유정 감독, 생선 김동영 작가가 함께했다.
21일 오후 9시 30분 첫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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