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MBC 제공/'몬스터' 방송화면 캡처
사진 : MBC 제공/'몬스터'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POP=노윤정 기자] 배우 정보석이 ‘악역의 품격’을 보여줬다.

M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몬스터’(연출 주성우/극본 장영철, 정경순)는 거대한 권력집단의 음모에 가족과 인생을 빼앗긴 한 남자의 복수극을 그린 드라마. 극 중 정보석은 조카 이국철(강기탄/강지환 분)의 부모를 살해하고, 그의 재산을 빼앗았으며, 끝내 이국철의 목숨까지 앗으려했던 절대 악인 변일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몬스터’에서 변일재는 마지막 회까지 ‘악의 축’ 노릇을 하며 강기탄과 끊임없이 대립해 복수극을 이끌어왔다. 수많은 비리를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목숨까지 앗아갔으면서, 그는 사형대에 서는 그 순간까지 반성의 기미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보석은 제작진 측을 통해 종영 소감을 전하며 “완벽한 악인인 변일재에게 시청자들이 어떠한 연민도 느껴지지 않도록 최후의 순간까지 철저한 악인이고자 노력했다”며 “장영철·정경순 작가와 이전에 함께했던 ‘자이언트’에서 연기한, 시대가 낳은 악인 조필연과 차별화되는 전무후무한 악역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보석의 말처럼 변일재는 형이 집행되기 직전 “잘못했다. 살려 달라”고 사정했으나, 진심어린 사과가 아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발악에서 나온 거짓 사과로 시청자들은 그의 최후에도 연민을 느끼지 않았다.

사진 : SBS 제공
사진 : SBS 제공

이는 정보석이 이전에 보여줬던 악역들의 최후와도 다른 모습이었다. 정보석은 그동안 ‘자이언트’(2010), ‘골든 크로스’(2014), ‘장미빛 연인들’(2014~2015) 등의 작품에서 몰입감을 높이는 악역 연기로 찬사를 받아왔던 터.

정보석은 ‘자이언트’에서 희대의 악역 ‘조필연’을 탄생시키며 악역의 교과서적인 연기를 펼쳤다. 60부에 걸쳐 드라마가 진행되는 내내 살인, 뇌물, 횡령, 유괴 등 할 수 있는 악행은 죄다 저지른 조필연. 끝내 모든 것을 잃고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후 정신병원에 들어가지만, 그곳에서 탈출해 이강모(이범수 분)에게 복수하려다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사진 : KBS 2TV '골든 크로스' 화면 캡처
사진 : KBS 2TV '골든 크로스' 화면 캡처

‘골든 크로스’에서 정보석은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 뒤, 자신의 과오를 덮고 권력을 잡기 위해 독한 악인으로 변해가는 서동하 역을 맡아 메소드 연기를 펼쳤다. 살인을 하고도 거짓 눈물로 자신의 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자신의 앞길을 막는 강도윤(김강우 분)을 살해하려 했다. 결국 그의 죄는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서동하가 짧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 다시 과거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려는 여운을 남기는 엔딩으로 현실감 있으면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사진 : MBC '장미빛 연인들' 공식 홈페이지
사진 : MBC '장미빛 연인들' 공식 홈페이지

또한 ‘장미빛 연인들’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딸 장미(한선화 분)를 유력 집안 자제와 혼인시키려 하고, 마음에 차지 않는 남자와 만나자 갈라놓기까지 했다. 이후에도 그는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심지어 자신의 딸과 손녀를 납치하는 파렴치한 짓까지 저질렀다. 그렇게 끝까지 그릇된 욕망을 버리지 못하던 백만종은 어머니 방실(김영옥 분)이 자신을 지키려다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참회하고 경찰에 연행돼 죗값을 치렀다. 출소 후에는 어머니 묘소 옆에 움막을 만들고 생활하며 개과천선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처럼 정보석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악역을 맡을 때마다 이전 작품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몰입도 높은 연기를 선보였다. 극 중 그의 마지막은 권선징악적 엔딩 혹은 악행을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죄에 비해 처벌이 가볍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작품 ‘몬스터’에서는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결말을 보여줬던 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았으면서도 자신의 삶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하는 모습을 온몸으로 표현해내며, 이전에 보여줬던 자신의 악역 연기를 또 한 번 넘어섰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