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만대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봉만대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봉만대 감독이 한국에서 영화감독으로 살아가는데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영화배우로 나선 봉만대 감독이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서 헤럴드POP과 영화 ‘한강블루스’(감독 이무영/제작 큰손엔터테인먼트) 홍보 인터뷰를 갖고 뒷이야기와 함께 감독으로 자신의 차기작 그리고 영화 연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봉만대 감독은 “오늘처럼 화창한 날에 삼청동 걸어오니까 느낌도 좋고. 또 다른 가을을 맞는구나 싶다. 내년 가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가을을 느낀다던지 하게 됐다. 그게 초조함에 시달리면서 만들었던 영화와는 다르다”며 “‘한강블루스’는 방송 시작 1년쯤 됐을 때, 한창 나대는 것처럼 보일까봐 안한다고 했던 작품이다. 사람들은, 대중은 그럴 수 있거든. ‘방송 나오고 재밌는 이야기 하더니 결국 배우까지 하냐’고 말이다. 내 작품도 하긴 했는데, 그 자체가 너무 싫은 거다. 부끄럽고.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하고. 그땐 사색의 시간이 없을 때였고, 지금은 많이 하고 있죠. 여유가 생겼다. 내 기운을 얹느냐 안 얹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르다”고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봉만대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봉만대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그러면서 봉만대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찍었는데 망했다? 대중이 원하는 영화를 찍었는데 망했다? 제일 좋은 건 내가 좋아서 찍었는데 대중이 많이 보는 거다. 그런데 이건 정말 힘들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찍는다는 거. 이 세상에 그게 있을까? 흥행은 보장 받을 수 없다. 거장 감독이라면 설득이라도 하겠지만 신인은 그런 이야기를 못한다. 재단된 것에 맞춰가야 하고 프레임에 맞춰가다 보면 내 것이 없는 것 같으니까”라고 감독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의 고민을 고백했다. “감독으로서의 삶은 불만족이다. 지금이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자본을 못 쫓아가고 있잖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살수만 있으면 좋은 건데,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보이지 않는 알바를 하고 있는 거지. 강의, 특강 등 보이지 않는 노동을 할 수도 있는 거고. 그렇게 해서라도 꾸역꾸역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단독 생활이면 상관없는데 부양가족이 있으면 힘들다. 포기할 수밖에 없는데, 몇 번 포기를 생각해보곤 했다. 늘 영화로 일확천금을 만질 수는 없잖나. 로또도 아니고. 불안한 거지. 불안함 속에서 영화를 만드니까 그 영화가 정상적일 수는 없잖나. 손 벌리면서 만들어놨는데 안되면 어떡하나.”

“감독은 직업이 아니라 직함이다”고 강조한 봉만대 감독은 “영화감독은 금융권에 가면 무직, 프리랜서다. 대출이 안 되잖나. 한류 문화 중심지라고 한다는 곳에서 정작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빈곤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보호가 안 되고 밀려난 상태서 다시 뭔가를 하려고 했을 때 그 힘의 원천이 어디서 오냐는 거다. 그러면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먹고 살게는 해줘야지. 보호할 수 있는 법적 테두리가 없는 곳에서 뭔가 만드는 건 힘들다. 요즘 영화에 관심 있는 친구들도 별로 없고 모집요강 이런 걸 보면 방송 쪽으론 되게 많다. 영화는 없다. 심지어 우리 조합 사무실에 조감독을 어떻게 구하는지 알고 싶다고 알려달라는데, 우리도 모른다. 이젠 조감독이 없잖나”라고 한탄했다.

이어 봉만대 감독은 “그래도 지금은 디지털화 되면서 단편영화로 인정받으면, 소위 제2의 나홍진을 꿈꾸기도 하지만 힘들긴 하다”며 “티켓 가격 1만원의 가치가 있잖나. 그걸 쓰려고 할 때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하게 된다. 지금 당장 극장에 걸린 큰 상업영화가 아니라면 곧 IPTV로 나오겠지 하고 극장에서 안 본다. 둘이 영화를 보면 요즘은 티켓 가격도 올라서 주말엔 2만4,000원이다. 거기에 팝콘, 커피, 저녁도 먹고 나면 극장 데이트가 10만 원 짜리잖나”라고 관객을 끌어 모으는데 있어서도 작은 영화들은 힘이 없다고 말했다.

봉만대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봉만대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그래서 멜로영화가 흥행도 제작도 안 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만들어진 영화가 다 참패다. 영화 판타지다. 젊은 청춘들이 ‘한강블루스’처럼 노숙자가 된 거다. 먹고 살기 힘든데, 1만원 쓰기도 힘든데, 내가 누굴 사준다? 내 돈 벌기도 힘든데 그게 될까? 그래서 요즘은 에로영화도 흥행이 안 된다. 에로는 기본적으로 베이스가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정보를 받아들였을 때 대뇌 전두엽 다 피로도가 오는 시간이 12분이다. 그래서 현재 나오는 웹드라마가 대부분 10분을 안 넘는다. 빨리 다른 시퀀스가 등장해야한다. 거기에 익숙해진 사람이 영화를 본다고? 그건 힘들지.” 봉만대 감독은 “관객이 1만원 들고 와서 장시간 동안 앉아서 ‘재미없기만 해봐’ 이러잖나. ‘한강블루스’는 젊은 친구들이 절대 못 본다. 앉혀놓고 공짜로 보라 그래도 안 볼 거다. 영화가 흑백이지 않나. 천연색도 아니고 그 단조로움을 어떻게 끝까지 버티겠나. 익숙하지 않은 대사에 가르치려는 내용까지. 피로도가 오는 거다. 그렇게 되면 ‘왜 나한테 이런 무례함을 선사하는 거냐’면서 안보는 영화가 되는 거다. 그럼 아트영화 쪽으로 가야한다. 그런데 왜 ‘한강블루스’가 아트영화인가? 난 모른다. 다만 만원의 가치로 놓고 보면 그렇다는 거”라고 열변을 토했다.

이어 “감독은 늘 강박에 시달린다. 이무영 감독도 그때가 아니면 ‘한강블루스’를 못 찍을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난 도와주고 싶어서 찍은 것이지”라며 “영화를 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요즘 영화는 어디까지 봤니?’ 하고 묻고 싶다”고 말하는 봉만대 감독이었다.

한편 '한강블루스'는 한강 물에 빠져든 초보 사제가 자신을 구해준 노숙자들의 생활에 동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등의 각본을 쓴 이무영 감독 신작으로 봉만대 감독이 주연을 맡았다. 여기에 기태영 김정석 김희정 등이 출연한다. 지난 22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