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장률 감독(54)의 10번째 꿈 '춘몽'을 장식한 얼굴들에 얽힌 이야기는 무엇일까.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춘몽'(감독 장률)은 세 남자 익준(양익준), 정범(박정범), 종빈(윤종빈)과 보기만 해도 설레는 그들의 여신, 예리(한예리)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앞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특히나 '춘몽'은 익숙한 인물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영화 곳곳에는 반가운 이들이 강렬하게 혹은 스치듯 등장한다. 리설주보다도 예쁘다는 정범의 전 여자친구로는 신민아가 출연했다. 그는 취중연기는 물론 노래까지 하면서 관객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의 곁을 지키는 신민아의 현재 남자친구로는 김태훈이 등장했다.
또한 정범의 월급을 떼먹고 모른 척하는 악덕 사장 역을 김의성이 맡았다. '부산행'에서 이기주의 끝판왕 용석을 연기했던 그. 하지만 '춘몽'에서는 악독하지만 아내의 말에는 꼼짝 못하는 반전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안긴다.
장률 감독은 "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다. 사실 그들도 뭔지 모르고 내가 도와달라고 해서 참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민아와 김태훈은 나의 전작 '경주'에 출연한 배우들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카메오는 그의 작품 세계를 사랑하는 동지들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다.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많이 회자가 되는 이는 예리의 이상형인 '오토바이남' 유연석이다. 그의 총 분량은 많다고 볼 수 없지만, 영화 전체 서사의 키를 쥐고 있는 중요한 배역이다. 평소 '경주'의 팬이었던 유연석은 기꺼이 '춘몽' 깜짝 출연을 자처했다.
장률 감독은 "왜 내가 아는 평범한 이들이 아닌 그들을 카메오로 출연 시켰느냐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빠른 시간 내에 소화를 못한다. 배우들은 훈련된 사람들이지 않나"라며 효율성을 위해서 배우 위주로 카메오를 꾸렸다고 했다.
그렇지만 가수 강산에와 송호창 변호사,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등 예외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장률 감독은 "강산에는 가수이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다. 송호창 변호사의 경우 정상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인물이다. 보통 알려진 사람들은 그런 역을 맡기 싫어하는데 기꺼이 해줬다. 다들 하루에 몇 시간만 와서 도와주고 가곤 했다"라며 품앗이를 해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익숙한 이들의 등장은 '춘몽'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간 장률 감독의 영화들은 작가주의적 시선이 강한 탓에 상대적으로 '불친절한 영화'로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춘몽'은 다르다. 그의 바람은 보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수색역과 그곳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정서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춘몽'이 내 전작들보다 재밌다는 반응이 많다는 건 안다. 난 항상 내 작품이 대중적이라고 느꼈는데 말이지. (웃음) 사실 영화에는 답이 없다. 관객 각자의 해석이 다 맞다. 감독이 다 아는 척을 하고 보는 이를 가르치려는 느낌이 들면 불쾌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나의 출발지점과 관객이 받아들인 결과가 잘 맞으면 좋을 것 같다. 그걸 위해서 계속 가는 거지. 되도록 많이 봐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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