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인 기자] 연극 ‘블랙버드’가 8년 만에 국내에서 재연된다.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소재에 작가의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이 더해지며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DCF 대명문화공장에서는 연극 ‘블랙버드’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블랙버드’의 전막이 시연됐으며 배우 조재현, 옥자연, 채수빈이 참석했다.
연극 ‘블랙버드’는 국내에서 8년 만에 재상영되는 작품으로, 15년 만에 만난 두 남녀가 15년 전 사건을 두고 엇갈린 기억을 이야기하는 2인극이다. 극중 조재현은 미성년자 성적 학대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새 삶을 살고 있는 레이 역을 맡았으며 옥자연과 채수빈은 15년 만에 레이를 찾아온 우나 역을 맡았다.
‘블랙버드’는 일반적인 서사구조를 벗어난다. 뚜렷한 기승전결이 없으며 극중 인물들은 파편적으로 대사를 뱉어낸다. 번역과 국내 연출을 맡은 문삼화 연출 역시 낯설긴 마찬가지였다.
문삼화 연출은 “낯선 글쓰기 방식의 원작이다. 기승전결이 명확하지 않아서 저조차도 낯설었다. 그런데 번역을 계속하다 보니까 재밌더라. 스토리텔링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인물들의 관계, 행동 등 회색 지대에 관심이 있는 작가다. 그래서 더욱 매력에 끌렸던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래서 작가가 왜 그렇게 썼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그러다보니까 작품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됐지 않나 생각한다"며 8년 만 국내 재연에 특히 신경 쓴 부분을 밝혔다.
작품의 신선함은 배우 조재현에게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8년 전, 관객으로 봤을 때부터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는 조재현은 "리얼리티가 잘 보여져야했기 때문에 55세 정도가 되면 해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조금 더 빨리하게 됐다. 안 그래도 동안이라 걱정이 많이 됐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연극 '블랙버드'는 소아성애자의 소재를 갖고 있는 작품. 우나 역에 더블캐스팅된 배우 채수빈은 "걱정되기는 했지만 글을 읽었을 때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소아성애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15년의 시간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래서 관객들도 그렇게 느낄 것이라 생각하고 연기를 하고 있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연극 ‘블랙버드’로 첫 주연을 맡게 된 배우 옥자연은 “주연의 중압감을 처음 갖게 됐다. 매일 매일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관객들의 만족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책임져야한다는 중압감이 컸다”는 소감을 전했다.
우나 역에 더블 캐스팅된 채수빈과 옥자연은 같은 역할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문삼화 연출은 "두 친구 다 신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비교적 신인이라 만들어지지 않은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다. 옥자연씨는 강한 모습이 있다면, 채수빈씨는 여리여리한 모습이 있다. 주변에서 '누구걸 보러갈까'하고 많이들 물어보는데 시간이 되신다면 두 번을 보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원캐스팅인 조재현은 "연기 지망생에게는 옥자연씨의 공연을 추천하고 제 친구들에게는 수빈이 공연을 보라고 이야기 한다. 제 또래 친구들은 알려진 배우를 찾기 때문이다. 연기를 할 때도 상대역에 따라 극중 인물로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배우 조재현은 낯선 소개, 낯선 이야기 방식에 대해 편하게 봐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우리나라 관객들은 극장에서 모든 것을 풀고 가야만 좋은 연극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문을 연 조재현은 “‘블랙버드’는 작품 속 고민이 계속되다가 나중에 맥주 한 잔 하면서 풀 수 있는 연극이다. 생소할 수 있지만 편하고 유쾌하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연극 ‘블랙버드’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11월 13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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