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분명 불륜극인데 불편하지 않다?
'공항가는 길'과 '이아바'는 분위기가 180도 다른 드라마지만 '불륜'이란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선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불륜은 특히 한국 사회에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 수 밖에 없는 소재다. 이 불륜이 드라마에 쓰일 땐 늘 논란이 되고 자극적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두 편의 드라마들은 그 어떤 논란도 만들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고 공감했고, 호평했다. 현재 옆에 있는 각각의 배우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자신의 결혼생활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어떻게 이같은 일이 가능했을까?
먼저 지난 10일 인기리에 종영한 김하늘 이상윤 주연 KBS 2TV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극본 이숙연/연출 김철규)는 방송 내내 '웰메이드 감성멜로'라는 호평을 얻었던 작품이다. 시청률은 수목극 중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주연배우 김하늘도 인터뷰에서 만족스러웠다고 했을 정도로 두터운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겁게 회자됐다. '공항가는 길'은 방영 전 불륜 소재를 다뤄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으나 두 주인공 김하늘과 이상윤이 물오른 감정 연기와 완벽한 케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김하늘은 엄마일 때, 아내일 때, 승무원일 때, 서도우(이상윤 분)와 함께일 때 등 시기와 상황에 따라 섬세하게 연기에 변화를 주며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였다. 그녀가 보여준 눈물 연기는 먹먹함 이상의 감정을 선사했다. 이상윤은 깊은 눈빛, 완벽한 완급조절로 캐릭터의 임팩트를 높였다. 다정함과 진중함을 넘나드는 캐릭터 서도우를 두고, 시청자들은 이상윤이 아니었다면 상상할 수 없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공항가는 길'은 진한 키스신 등 자극적 장면은 최소화하고 두 사람이 손을 스치는 것만으로도 키스신, 베드신 이상의 효과를 만들어냈다. 또한 “사부작~”, “내 생애 최고의 찬사에요” 등 조금은 오글거리지만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숙연 작가의 깊이있는 대사, 시청자들을 넋놓고 보게 만든 김철규PD의 섬세한 연출 역시 '공항가는 길'을 더욱 빛내줬다는 평. 이같이 '공항가는 길'은 불륜극도 잔잔한 울림과 가슴 설렘을 선사할 수 있다는 걸 고스란히 보여준 명작으로 남게 됐다.
위로와 공감으로 엮인 주인공 두 사람은 결국 돌고돌아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담백한 결말마저 딱 ‘공항가는 길’답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이에 2016년 가을 안방극장을 촉촉하게 적셨던 웰메이드 감성멜로 드라마 ‘공항가는 길’의 여운이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전망이다.
이선균 송지효 주연 JTBC 금토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이하 이아바/연출 김석윤, 임현욱/극본 이남규, 김효신, 이예림) 역시 '공항가는 길'과 비슷한 시기에 나와 비교되곤 했다. 그런데 '이아바'가 주는 매력과 '공항가는 길'이 주는 매력은 확연히 달랐다. 먼저 '공항가는 길'이 불륜이란 단어를 가급적 피하려고 했던데 반해 '이아바'는 대놓고 '코믹바람극'을 표방했다. '공항가는 길'이 잔잔하고 축 처진 느낌이라면 '이아바'는 불륜이란 소재에 코믹을 접목시켜 가볍고 유쾌하게 전개되는 드라마. 현재 6회까지 방영된 12부작 드라마 '이아바'는 지난 11일 방송된 5회가 자체최고시청률 3.07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순항 중인 상황이다. '바람으로도 웃길 수 있고,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한 셈이다.
특히 이선균, 김희원, 이상엽 등 남자들의 현실적인 ‘찌질美’는 강력한 웃음 포인트로 자리잡은 상황. 특히 아내의 바람에 흔들리는 멘탈을 주체하지 못하고 생각과 행동의 싱크로율이 자꾸만 엇나가는 도현우 역 이선균의 능청스런 연기는 기대했던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아바'는 웃기기만 한 드라마는 아니다. 웃음 속에 현실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늘 싸움과 불통으로 끝이 나는 도현우 부부의 모습에 “알고 보면 진짜 현실은 쿨하지도 않고 사이다처럼 시원하지도 않은 고구마 아닌가. 그래서 더욱 몰입하게 된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이바'를 연출한 김석윤PD는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를 불륜드라마라 정의하진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현실이다. 불륜의 폭이 넓은데 부부간 현실을 그린 드라마다. 실제 바람을 폈는지 안 폈는지는 모른다. 언제든지 부부 사이라는 건 정신적으로든 실수를 할 수도 있는,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닐까? 라는 점에 집중했다"고 소개한 뒤 "현실적인 이야기를 불편하지 않게, 재밌게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이선균은 "우리가 얘기하는 건 공감과 재미다. 불륜 드라마가 아니고 관계와 소통의 드라마기 때문에 너무 재밌다. 주인공(이선균)이 멋있진 않지만 드라마의 힘으로 밀고 가겠다"고, 송지효는 "가을 날씨에 옆에 계신 분들을 알아갈 수 있는 얘깃거리를 많이 전달해주는 드라마인 것 같다. 많은 이야기거리가 담길 것"이라고, 김희원은 "불륜 코미디라 하는데 난 사실 대본을 보면서 되게 슬펐다. 그런데도 매우 유쾌하다. 요즘 분들이 보면 현실적으로 많이 웃을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각각 관전포인트를 공개했다. 이들이 직접 밝힌 것처럼 뚜껑을 연 '이아바'는 불편하다기보단 건강하고 유쾌한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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