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정성화가 열등감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배우 정성화는 1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제작 오퍼스픽처스) 뒷이야기를 전했다.
‘스플릿’은 도박 볼링 세계에 뛰어든 밑바닥 인생들의 한판 승부를 그린 작품. 유지태가 한물 간 전직 볼링 선수 철종 역, 이정현이 허당 매력의 생계형 브로커 희진 역, 이다윗이 자폐 기질과 천재적 볼링 실력을 동시에 지닌 영훈 역, 정성화가 철종과 악연으로 이어진 악역 두꺼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정성화가 연기한 두꺼비는 볼링 선수 시절, 철종에게 매번 패하고 만년 2등만 했던 선수다. 때문에 철종이 사고로 다리 부상을 입고 프로 생활을 관뒀음에도 두꺼비의 열등감은 여전히 철종을 향한다.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이에 대한 복수라고나 할까.
이에 정성화는 “처음엔 그런 두꺼비가 이해 안됐다”며 “열등감 자체만 보고 생각해보면, 나도 속물근성이긴 한데 누군가 나는 몰라보고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만 사인 요청을 한다거나 알아보거나 할 때가 있잖나. 그러면 ‘나는 잘 못 나가는 배우인가 보다’ 하고 ‘나도 잘나가야지’라는 생각을 하겠지. 그때의 섭섭한 마음을 생각해봤더니, 예전에 볼링에선 한 번도 철종을 이기지 못했고 모든 박수가 철종에게 향하는 걸 봐야만 했던 두꺼비에게 감정 이입이 되더라”고 말했다.
개그맨 출신에서 배우로 전향한 정성화는 편견을 깨고 뮤지컬계의 독보적 스타가 됐다. 이에 정성화는 “나도 그런 열등감을 극복하겠다는 의미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잘 나가야 돼’ 이런 건 아니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 말고 직업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생각하다 보니 방향을 달리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그맨을 할 땐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의미 없는 시간 같았다. 그땐 선배들한테 욕도 많이 먹었다. 늘 ‘넌 중간 밖에 안된다’ ‘중간 이상이 안 되고 애매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말들이 큰 상처가 됐다. 그런데 실제 모니터를 해보면 나 스스로도 내가 중간밖에 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중간 이상으로 올라가자는 생각을 했을 때 뮤지컬을 만났다. 그러면서 일종의 희망 같은 걸 봤다. 내가 갖고 있는 직업을 사랑하는 쪽으로 가게 됐다. 더욱 발전도 하고 말이다.” 그렇게 뮤지컬계에서 노력을 거듭한 끝에 정성화는 지난 2007년, ‘맨 오브 라만차’를 통해 대극장 무대에 주연으로 처음 오르게 됐다. 당시 정성화와 더블 캐스팅된 배우는 조승우였다. 조승우의 티켓은 불티나게 팔려나갔지만, 당시만 해도 인지도가 약했던 정성화의 공연은 티켓판매가 지지부진 했다. 하지만 공연 시작과 함께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정성화는 이후 뮤지컬계 톱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정성화는 “사실 ‘맨 오브 라만차’ 때는 열등감이 없었다. ‘조승우 공연 표가 완판이라고?’ 하고 말았다. 그런데 주변에선 늘 물어봤다. 상처받지 않았냐고 말이다. 그래서 ‘난 잘 모르겠는데, 그래서 내 표는 얼마나 팔렸어?’라며 웃고 마는 식이었다. 사실 이런 대극장 무대에 주인공으로 선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워서 상대 배우 표가 얼마나 팔리나 따질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객석이 채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고마웠다”고 털어놨다.
최근 뮤지컬 ‘킨키부츠’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정성화는 “이번 작품 또한 관객에게 고마웠다. 사실 공연문화가 잘되기 어렵다. 영화도 시국에 휘말리는데, 티켓 값이 제일 비싼 공연은 어떻겠나. ‘킨키부츠’는 그래도 입소문이 상당히 제대로 났고, 마케팅 홍보효과 덕을 잘 봤다. 또 극 자체의 힘이 좋기 때문에. 기왕이면 한번 보더라도 ‘킨키부츠’를 봐야겠다는 관객이 늘어났던 듯 하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정성화는 “‘스플릿’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강동원의 뾰족한 코보다 더 가슴을 찌르는 영화라고”라며 16일 개봉한 ‘가려진 시간’의 주인공 강동원을 언급하며 “‘스플릿’ 이후 개봉하는 영화도 다 좋은 작품이지만, ‘스플릿’도 충분히 재밌는 영화라고 확신한다. 누구라도 좋으니 우리 영화를 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와 함께 정성화는 ‘스플릿’을 함께 한 유지태의 칭찬에도 겸손함을 내비치며 고마운 마음을 연신 드러냈다. 앞서 유지태는 연기 잘하는 정성화가 먼저 캐스팅돼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연기가 밀릴까봐 출연을 망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정성화는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니 얼마나 고맙냐”며 “유지태는 정말 어른스러운 친구다. 하는 행동이나 모습을 보면 대단한 친구란 생각이 든다. 진짜 어른스럽다. 또, 영화를 대하는 배우의 자세랄까? 그런 것들이 대단하구나 싶더라.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하고 말이다. 자기가 영화계에 그 어떤 도움이라도 된다면 나타나주지 않나. 게다가 동료 배우들을 대하는 모습을 봐라. 영화를 사랑하니 함께 잘되기 위해서 상대에게 어떤 에티튜드를 취해야하나 생각하고 행동한다. 실제로 나 때문에 출연을 망설이진 않았다고 해도 그 말이 작품엔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사실 관객은 유지태는 믿지만 정성화는 반신반의 하지 않겠나. 그런데 유지태의 칭찬 덕분에 내게도 무게감이 실리잖나. 대단한 친구다”고 극찬했다.
한편 ‘스플릿’은 지난 10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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