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은수 / 본사DB
배우 신은수 / 본사DB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만 14세 소녀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사로잡았다. '가려진 시간'과 '푸른바다의 전설'에 출연한 배우 신은수다.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단 한 소녀 수린(신은수)의 이야기다.

극 중 신은수는 엄마를 잃은 후 새아빠와 함께 화노도로 이사 온 수린 역을 맡았다. 자신만의 공상에 빠져 홀로 지내는, 일상에 외로움이 묻어있는 아이다. 그는 성민(이효제)과 둘만의 암호로 추억을 쌓다가 뒤틀린 시간에 얽힌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앞서 '가려진 시간'은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 강동원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은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신은수다. 영화가 그의 상상과 회상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어쩌면 수린을 둘러싼 일들은 그의 공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미묘한 이야기에 빠져드는 건 순전히 신은수의 힘이다. '가려진 시간'을 통해 배우로 데뷔한 그의 진짜 정체는 JYP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연습생. '연기 초짜'인 그는 어떻게 스크린의 신데렐라가 될 수 있었을까.

영화 '가려진 시간' 캐릭터 포스터 / 쇼박스 제공
영화 '가려진 시간' 캐릭터 포스터 / 쇼박스 제공

비결은 분위기였다. '가려진 시간'의 엄태화 감독은 신은수에 대해 "이야기가 있는 얼굴"이라고 평한 바 있다. 정형화된 연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감성이 묻어나는 연기를 원했던 그는 300대 1의 오디션을 열었다. 치열했던 경쟁의 승자는 한 번도 연기를 안 해봤던 신은수였다. 엄 감독은 전혀 긴장하지 않고,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도 않는 신은수의 모습에서 대범함을 읽었다고.

이후 신은수는 연기 선생님과 함께 한 달 동안 트레이닝을 받았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이해력이 빨랐던 신은수는 수린이란 캐릭터에 금방 녹아들였다. 이를 본 '가려진 시간' 측은 최종 오디션에서 만장일치로 신은수를 선택했다.

이 선택은 맞아들었다. 신은수는 수중촬영과 와이어 촬영 등 힘든 단계도 참아내면서, 생애 첫 영화 촬영장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엄 감독은 그에 대해 "연기가 느는 폭이 엄청 빨랐다. '이 아이면 두 시간을 이끌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기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가려진 시간' 스틸 / 쇼박스 제공
영화 '가려진 시간' 스틸 / 쇼박스 제공

어린 나이임에도 얼굴에 드라마가 있는 신은수. 배우로서는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한 무기다. 이는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의 '가려진 시간',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에 그가 발탁된 이유다. 비현실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있다. 박찬욱 감독 역시 "'가려진 시간'의 세계관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배우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모든 게 믿어지는 것 같다. 이런 마법은 신은수의 얼굴과 연기 덕분이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외롭지만 때론 대범한 10대 소녀의 순수하고 섬세한 정서를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한 신은수. 풍부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전형적이지 않은 연기는 그의 큰 강점이기도 하다. 300:1의 경쟁률을 뚫은 소녀의 신비로운 매력과 신인답지 않은 존재감은 가히 2016년 가장 빛나는 발견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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