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지원/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배우 엄지원/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엄지원이 사회가 여성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배우 엄지원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제작 다이스필름)가 말하고자 하는 여성 이야기와 자신이 느낀 사회 현실 그리고 일과 육아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씽: 사라진 여자’는 딸 다은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의 이름과 나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단 충격적 진실과 마주한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5일간의 추적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성 캐릭터 투톱에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미씽: 사라진 여자’는 추적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적 약자와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이에 엄지원은 “나도 그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도 들더라. 나도 일을 하잖나. 집에 일주일에 세 번씩 와서 일을 도와주는 도우미 아주머니가 있다. 몇 시간씩 와서 일을 해주는데, 지선과 한매의 관계에서처럼 나도 아주머니에게 잘한다고 하고 선물도 드리곤 하는데 과연 내가 편하게 대한다고 해서 그 분이 과연 내가 편하게 느껴질까 싶더라”고 운을 뗐다.

배우 엄지원/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배우 엄지원/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이어 엄지원은 “어떻게 보면 갑을의 관계가 될 수도 있잖나. 모든 관계가 사회에서는 갑을의 관계가 된다. 때문에 내가 편하다고 해서 상대방도 날 편하게 느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사회생활은 친구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관계의 우위가 있는데다, 상대방은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를 수도 있겠단 걸 생각하게 한 작품이 ‘미씽’이었다”고 말했다. “아닌 사람도 있지만, 많은 도시 여성은 일을 하기 위해선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나. 영화에서 벌어지는 파국도 간단하게 생각하면, 지선도 본인 입장에서는 잘못한 게 없는 당연한 일이 상대방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거다. 또, 이 작품을 찍으면서 결혼은 했지만 아이 없이 사는 내 모습이 타인에게는 어떻게 비쳐지는지도 생각하게 됐다.”

“‘미씽’으로 정면승부를 해보고 싶었던 게 있다”고 강조한 엄지원은 “‘미씽’은 미스터리 드라마에 가까운 장르이지만, 스릴러라는 익숙한 표현을 쓰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 공식에 따른 이야기들이 많은데, ‘미씽’은 한국적인 정서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국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스릴러적 감성이란 게 좋았다”고 말했다.

“언제나 피해자의 시선이 아닌 가해자가 주인공이 되면서 나쁜 놈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지잖나. 그런데 ‘미씽’은 피해자인 지선의 시선에서 오히려 가해자인 한매를 바라본다. 관객의 시선이 뒤바뀐 상태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고 눈에 더 띄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사회적 현안을 봤을 때 악 자체에 집중한다. 하지만 악에 의해서 피해를 본 사람을 보호해야한다고 본다. 요즘 사람들이나 언론 보도는 얼마나 나쁜 것인가, 얼마나 잔인한 것인가에 대해서 집중한다. 이슈가 되는 것에만 집중된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그 시선의 변화가 있는 ‘미씽’이 좋았다.”

특히 엄지원은 “한매는 정말 기구한 여자다. 타국에 와서 말도 안 통하는데 말이다. 사회가 얼마나 여성에게 많은 린치를 가하고 있는가에 대한 표상이 한매가 아닌가 싶더라”며 “지선 또한 이혼한 여자를 사회가 얼마나 차가운 시선으로 대하는지 영화에서 보여준다. 결혼한 여자, 애 있는 여자한테는 일을 맡기지 않겠다고 하는 등의 상황을 봐라”라고 한탄했다.

배우 엄지원/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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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의 전남편은 의사이고 전 시어머니는 다이아 반지를 끼고 있다. 경찰서에서도 아이가 없어지자 횡설수설 하는 엄마 지선 대신, 경찰도 전 남편의 말만 믿어주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다. 심지어 변호사란 사람도 ‘피곤한 여자야’라며 지선의 절박한 상황과 심정을 치부해버린다. ‘미씽’은 대한민국에서 지선 같은 여자가 얼마나 많은 차별을 받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심지어 아이를 잃어버려서 찾아간 경찰서에서도 지선에겐 시큰둥하잖나. 지선이 최순실 딸이었으면 그랬겠나?(웃음)” 이어 엄지원은 “아주 평범한 여자에게 그렇게 대하고 있는 사회이지만, 우리도 일상이 돼서 무뎌진 것들이 많다. 나도 결혼했지만 일하느라 바쁜데 왠지 남편 밥을 차려줘야 할 것 같더라. 얼마 전에 남편과 한의원을 갔는데 한의사가 아내가 남편 밥을 차려 주냐고 묻더라. 남편이 ‘아니요’라고 바로 답했다. 내가 바빠서 몇 번 안 차려준 게 그렇게 크게 다가온 건가 싶어서 얄밉더라. 그런데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자라온, 한국에서 성장한 남자이기 때문에 그렇구나 싶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엄지원은 “‘미씽’에서 지선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나가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였다. 나 같은 경우는 나의 커리어도 중요하고 애도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것에 더 집중할 것인가 고민할 것 같다. 여성에게 육아에 대한 부담이 더 많이 주어져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민은 할 수밖에 없다. 그것 때문에 아이를 안 낳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정말 고민되긴 하다. 어떤 누군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는 일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타입이라서 아직은 일에 더 집중하고 싶다. 배우에겐 필모그래피가 결국은 그 배우의 역사이기 때문에, 내 필모그래피를 재미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고 싶다”고 아직은 육아보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미씽: 사라진 여자’는 오는 11월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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