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호연 기자] 설부터 연말까지 1년여에 걸친 SBS 예능국의 시도와 도전은 어떻게 평가받을까.

올해 SBS 예능 여럿이 없어졌고, 많은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그 사이 다양한 파일럿이 시청자들과 만났다.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도, 일찍 안녕을 고한 프로그램도, 다음 기회를 노리는 프로그램도 있다. 설-추석 등 명절 특집 뿐 아니라 수시로 파일럿을 등장시킨 SBS 예능의 도전을 되짚어봤다.

SBS 예능이 변화를 시도한 가장 큰 이유는 기존 프로그램의 부진이다. '스타킹', '한밤의 TV연예', '동상이몽', '오 마이 베이비' 등이 시청률 저조 등을 이유로 폐지됐다. '웃찾사'와 '런닝맨'과 '3대천왕'은 시간대를 옮겨야 했다. SBS는 화제성과 인기를 지닌 새로운 예능을 찾기 위해 많은 파일럿을 준비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제대로 된 대체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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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설 연휴 당시 아이돌 예능 '사장님이 보고있다', '먹스타 총출동'과 음악 예능 '판타스틱 듀오', '신의 목소리'가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였다. '사장님이 보고있다'에서는 다양한 신인 아이돌 가수들이 소속사 대항전을 펼친다는 점에서, '먹스타 총출동'은 셰프들의 맛스러운 이야기가 대결 형식으로 그려진다는 점에서 명절과 잘 어울린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그 이상의 무언가를 찾지 못 했고, 이후 다시 만나볼 수 없었다. 연예인들의 가상 추리극을 다룬 교양 프로그램 '나를 찾아줘' 역시 2부작으로 설 연휴에 편성됐으나 정규로는 가지 못 했다.

'판타스틱 듀오'와 '신의 목소리'는 4월과 3월 각각 정규 편성을 받았다. 음악 예능의 강세라는 전반적인 방송가 트렌드와 설 파일럿 당시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이 해당 프로그램들의 정규행을 불렀다. 그러나 현재는 두 프로그램 모두 시즌1을 종영한 상황. '판타스틱 듀오'는 이선희, 신승훈, 김건모, 양희은, 전인권, 이문세 등 예능에서 쉽게 만나보기 힘든 가수들이 출연했고 일요일 오후 4시 50분 방송됐으나, 5%대의 낮은 시청률과 나날이 기대감이 높아지는 섭외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시즌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화요일 오후 11시대 방송되던 '신의 목소리' 역시 시청률과 섭외력에 대한 압박이 시즌1 종영의 이유로 지목됐다.

상반기 파일럿 예능의 성적은 어찌됐든 실패로 돌아갔다. '판타스틱 듀오'는 7개월, '신의 목소리'는 5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기약 없는 시즌2를 약속했지만 현재로서는 프로그램이 아닌 무대와 가수만 기억되고 있다. 섭외력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인식돼 음악 예능의 한계를 실감시켰다.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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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은 SBS는 5월과 7월에도 많은 파일럿을 선보였다. 먼저 5월 '스타꿀방대첩 좋아요'와 '대타맞선 프로젝트 엄마야'와 '크라우드 펀딩쇼 투자자들'이 있었다. 정준하, 션, 지상렬, 김가연이 출연한 '좋아요', 일반인 참가자들이 등장한 '엄마야', 자동차와 관련된 전문 버라이어티 '투자자들'은 모두 긍정적이지 못한 성적을 거둬야 했다. '투자자들'만이 5월부터 7월까지 일요일 오전 시간대에 짧게 방송됐다. 7월에는 '꽃놀이패', '상속자', '미운우리새끼', '디스코', '신의 직장' 등 5개 프로그램이 보름에 걸쳐 방송됐다. 이 가운데 김상중이 진행한 '상속자', 탁재훈, 박명수, 이유리, 장우혁, 최자 등의 막강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은 '디스코', 홈쇼핑을 접목한 새로운 형식으로 주목 받은 '신의 직장'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정규 편성을 못 받았다.

대신 '꽃놀이패'와 '미운우리새끼'가 현재까지 방송되고 있다. '꽃놀이패'는 9월부터 월요일 오후 11시대에 방송되다가, 지난 5일부터는 일요일 오후 4시 50분대로 시간대를 옮겼다. YG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힘을 보탰고, 서장훈, 안정환, 조세호, 유병재와 젝스키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강승윤이 합류하고 일요일로 편성을 바꾼 만큼 재도약이 기대된다. 노총각 스타들의 일상과 어머니들의 첨언으로 진행되는 '미운우리새끼'는 SBS의 최대 수확이다. '정글의 법칙'과 더불어 8월 첫 방송부터 금요일 심야 시간대 시청률 왕좌를 꽉 잡으며 간판급 예능으로 성장한 것.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 토니안의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올해 다양한 파일럿을 앞세워 침체된 예능 분위기 반전을 꾀한 SBS의 노력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미운우리새끼'는 전작 '웃찾사'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시청률로 경쟁작을 크게 이기고 있다. '꽃놀이패' 역시 개편에서 살아남아 다양한 게스트와 함께 MBC '복면가왕'의 대항마로 낙점됐다.

참신한 포맷이 주효했다. '미운우리새끼'는 노총각 스타들보다 그 어머니들의 입담이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어머니들은 각종 광고 제의도 받을 만큼 새로운 예능 판도에 잘 적응했다. '꽃놀이패'는 네이버 V앱을 통한 실시간 투표를 통해 촬영 현장을 공개하고 있다. 이는 예비 시청자들의 참여도를 높이며 스포일러 아닌 흥미 요소로 작용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충분한 대체 예능 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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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다수의 파일럿이 등장한 가운데 '씬스틸러-드라마전쟁'이 박수홍 MC와 손잡고 지난 5일 월요일 오후 11시대 자리에 정규 편성됐다. 정준하, 김신영, 김정태, 황석정, 양세형, 강예원, 이준혁, 이규한, 이시언의 몰래드라마 및 리얼드라마가 담긴 첫 방송은 3.0%의 아쉬운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쉴틈없는 애드리브 대결과 참신한 포맷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씬스틸러'는 SBS 파일럿의 하반기 성공세에 확신을 더할 수 있을까. 박수홍이 자신한 되는 흐름은 '씬스틸러'로 시작해 SBS 예능 전체로 퍼질 수 있을까. 드디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SBS 예능이기에 내년의 편성표 및 파일럿이 더 기대된다.

이처럼 올해만 총 16개의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수차례 개편을 거쳐 2016년 12월 SBS 예능 편성표가 완성됐다. SBS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은 프로그램들이 더 이상의 위기나 변화 대신, 꾸준한 웃음과 정보를 전해줄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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