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박철민은 왜 ‘커튼콜’ 언론시사회서 눈물을 흘렸을까.
배우 박철민은 최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커튼콜’(감독 류훈/제작 커튼콜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모멘텀엔터테인먼트, 영화사 시네트) 인터뷰를 갖고 언론시사회 당시 눈물을 쏟은 뒷이야기를 전했다.
‘커튼콜’은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삼류 에로 극단이 마지막 작품으로 정통 연극 ‘햄릿’을 무대에 올리면서 예상치 못한 위기와 돌발 상황 속에 좌충우돌 무대를 완성해가는 라이브 코미디 영화다.
박철민은 앞서 ‘커튼콜’ 언론시사회 당시 대중이 자신의 애드리브와 감초 연기에 지쳐가는 걸 보며 속앓이를 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박철민은 “너무나 예상치 못한 깊은 감정에 빠져들어서 부끄럽게 생각한다. 창피하고 쪽팔린다”며 “오히려 눈물 때문에 영화 홍보가 돼서 더 부끄러웠다. 의도하지 않은 눈물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역설적으로 영화는 관심을 받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박철민은 왜 많은 이들 앞에서 눈물을 쏟았던 걸까? 그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 가진 욕심 때문이다. 오래 사랑받고 싶고, 많은 박수를 받고 싶고, 관심 받고 싶은 마음이 늘 있다. 더구나 배우는 그게 남들보다 크잖나”라고 말했다.
“나의 고정돼버린, 정형화된 이미지 때문에 스스로도 지쳤었다. 관객도 식상해하고 말이다. 그래서 가슴앓이를 했던 부분이 있었다. 질문을 받고 갑자기 한꺼번에 북받친 감정이 섞여서 나왔다.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문자를 받으면서 정말 창피했다. 특히나 굵은 눈물만 뚝뚝 흘렸으면 좋았을 텐데. 오버하지 않았는데도 오버한 느낌처럼 사진에 표정이 그렇게 나왔더라.(웃음) 다양한 표정이 있는 게 물론 내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그날은 과한 눈물 때문에 아주 우스꽝스럽더라. 너무 먹고 싶은 게 있어서 울면서 떼쓰는 표정 같기도 하더라.”
이어 박철민은 “굉장히 난감했다. 주변 지인들이 사진 기사를 보내오면서 ‘파이팅!’ ‘힘내라’ ‘늘 응원 한다’고 하는데, 정말 응원하는 건지 싶더라”고 너스레를 떨며 “나 또한 배우로서 욕심이 있다. 나를 지적하고, 냉정하게 조언해주는 부분들에 대해 가슴앓이를 했었기 때문이다. 어떤 직업이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냉정한 지적과 조언이 실은 나를 깊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사랑이랄까? 그런 조언들이 악역을 비롯해 내게 여러 가지 연기를 시도해보게 만들었다. 덕분에 배우 박철민은 더 훨씬 풍성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은 난 지금 행복하다”고 많은 지적과 조언이 배우인 자신에겐 자양분이 됐다고 밝혔다. “악역을 갈망했던 것도, 실은 나의 연기적 한계나 닫힌 표현의 크기를 자유스럽게 열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약장수’ 같은 영화를 만나서 나도 새롭고 놀라웠다. 지적과 응원들이 여러 캐릭터를 만나게 하고, 그 안에서 내가 만나지 못한 색깔을 입혀보는 계기가 됐다. ‘커튼콜’ 철구도 마찬가지다. 철구는 과거 유행어도 있는 배우였지만, 무대울렁증과 과한 애드리브 때문에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된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철구의 유행어가 따로 있었는데 류훈 감독이 촬영 이틀 전에 불쑥 내 유행어로 하자고 제안했다. 난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박철민이란 배우 개인에게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으니까. 사랑받지 못하고 대중에게 멀어져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애드리브 때문에 대사도 못하는 게 철구다. 그런데 내 유행어를 쓰면 박철민에게 이입해서 몰입에 방해되지 않을까 했는데, 실은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입혀지면서 훨씬 깊게 들어갈 수 있지 않겠냐고 하더라. 그런 제안을 받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더라.”
“하루 동안 짧지만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는 박철민은 “고민 끝에 ‘그래, 해봅시다’라고 결단을 내렸다. 철구 또한 배우 박철민이 갖고 있는 배우로서의 고민과 질곡 속에서 느낀 아픔이 있는 듯 했다. 그걸 잘 만나게 한다면 굉장히 매력적인 교집합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내 유행어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박철민은 “시사회서 영화를 보니 그에 따른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더라. 실은 이번에 영화 홍보 때문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거기서도 요구하는 게 ‘쉭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뒤질랜드’ ‘문어대가리’ 등이더라. 내가 잘하는 걸 시키는데, 사실 난 기억도 잘 안 난다. 지금 해봤자 그때완 다를 거라고 했지만, 지금 상태로라도 당시 유행어를 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철구 캐릭터에 그걸 입혀서 총정리를 해버리는 것도 나을 것 같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박철민은 “특별 시사회를 해본 결과, 연극이나 영화 관계자들은 정말 좋아하더라. 영화, 연극, 드라마를 하고 있는 배우들은 자신의 이야기라 감정이입이 잘되니까 눈물 펑펑 흘리면서 봤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입은 웃고 있었다고 말이다. 자발적으로 동영상을 찍어서 릴레이로 응원해주기도 했다. 배우들의 반응을 보며 다들 이런 가슴앓이를 해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루저로 밑바닥 생활을 하면서 김밥 하나 시켜먹는 것 가지고도 갈등한다. ‘커튼콜’에서도 1만8000원짜리 식대 영수증에도 놀라는 걸 보며 많이들 공감 하더라. 모두가 신나는 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전에 고통스럽고 답답하고 힘든 과정을 겪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관객도 가슴 아프게 동의하면서 보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어 박철민은 ‘커튼콜’에서 첫 연기호흡을 맞춘 오랜 동료 장현성을 언급하며 “촬영장에서 늘 붙어있었다. 그래서 서로 왜 이 영화에 출연했느냔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그러면서 예전부터 우리가 여기까지 오기까지의 과정을 나누게 됐다. 그 시간이 연기에도 영향을 준다. 영화에서도 철구와 민기가 밑바닥부터 함께 했었잖나. 함께 한 시간이 그냥 지나간 시간 같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훨씬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커튼콜’은 제작비 3억 원의 작은 영화다. 하지만 배우와 감독, 스태프의 열정만큼은 300억 원을 능가한다고 장담하는 그들이다. 박철민은 “장현성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그나마 영화에 투자를 해줘서 개봉일을 정했는데, 대작인 ‘판도라’와 붙게 됐다”며 “비겁하게도 내가 ‘인천상륙작전’에 출연했을 때는 수백개의 상영관에서 영화가 상영되니까 짜릿하더라. ‘큰 영화는 돈 많이 들었으니까’라고 합리화 시키면서 말이다. 반대로 작은 영화에 출연할 땐 대형 투자배급사에게 횡포부리지 말라고 하면서 말이다. 이렇듯 이율배반적인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데, 큰 영화와 싸워서 늘 져왔었기 때문에 상처를 이겨낼 자신은 있다”고 속내를 고백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박철민은 “금수저도 있지만 바닥에서 시작한 사람이 대부분이잖나. 고통의 밑바닥 경험이 있어서 더 강해졌으니까. 지금 더 나아졌다면 더 끌어낼 수 있다는 걸, 유쾌한 코미디 영화인 ‘커튼콜’을 통해 용기를 주고 싶다. 예쁜 추억을 끄집어내서 술안주로 건네주고 싶다. 추운 계절이다. 분노 때문에 더 추워진 이 계절에, 그 시기를 이겨내고 루저의 시기를 이겨내면서, 최고가 되진 않더라도 이게 인생이라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특히 “촛불정국을 틈타서 영화를 홍보하려는 건 아니다”고 강조한 박철민은 “분명 영화가 개봉하면 흥행 공약이 나올 텐데 예쁘고 따뜻하고 힘이 되는 말을 해보자고 우리들끼리 뜻을 모았다. 관객수가 100만 명이 넘으면 꼭 촛불 100만 개를 내놓겠단 공약을 지킬 거다. 만약 촛불을 안 들어도 될 상황이 된다면, 미리 사놓고 위정자들을 위해 늘 준비해놓겠다. 그것도 아니면 수익금은 기부할 생각이다. 경제적으로 소외된 분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말이다”고 말했다. “우리영화 장점은 적은 사람이 작게 빛나지만, 모여 있기에 그 빛이 커지는 거라 생각한다”는 박철민의 말이 가슴 한 켠에 남는다.
한편 장현성, 박철민, 전무송, 유지수, 이이경, 채서진, 고보결 등이 열연한 영화 ‘커튼콜’은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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