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씨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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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양지연 기자]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천재성이 다시 한 번 통했다. 지난 7일 개봉한 ‘라라랜드’는 12일까지 누적관객수 63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박스오피스 2위에 안착했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이미 데뷔작 ‘위플래쉬’(2014)로 국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안긴 바 있다. ‘원스’ ‘비긴어게인’등 음악 영화의 계보를 이으며 국내 관객을 끌어들인 ‘위플래쉬’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시사회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누적관객수 약 158만 명이라는 의미 있는 결실을 맺었다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는 음악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큰 줄기를 공유한다. 영화 속 서사의 흐름을 따르는 음악은 매번 상황과 심리를 절묘하게 담아내며 음악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위플래쉬’의 ‘Caravan’, ‘라라랜드’의 ‘City Of Star’는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관객을 영화 속 상황에 회귀하게 만든다.

또한 주인공들의 삶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음악, 혹은 좀 더 확장된 예술이라는 범주에 속한다는 점도 같다. 우선 ‘위플래쉬’의 앤드류는 드럼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음악대학 신입생이다. 그는 실력은 뛰어나지만 가르치는 방식에는 일말의 자비도 없는 플렛처 교수와 신경전을 이어나가며 드러머로서의 집착과 열정을 광기어린 모습으로 표현한다.

이어지는 ‘라라랜드’는 재즈 피아니스트와 배우 지망생의 무대다. 두 사람 다 아득하기만 한 예술의 길을 걸으면서도 예술로서 서로를 알아보고 각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무한한 응원을 보낸다. 감독은 이 같은 주인공들의 열의를 음악 안에 담음으로써 관객들에게 일상을 초월한 감동을 안긴다.

에이도스인터렉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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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영화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똑같이 예술 안에 몸을 던진 청춘을 그리고 있지만 이들을 보는 감독의 시선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위플래쉬’가 서로를 갉아먹는 경쟁 속 성장하는 예술가의 자아를 그렸다면 ‘라라랜드’는 현실과 타협하면서도 환상을 잊지 않은 예술가의 아련한 꿈을 그려냈다.

사실 ‘라라랜드’의 각본은 ‘위플래쉬’보다 먼저 만들어졌다. 2006년 이미 ‘라라랜드’의 각본을 완성한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신인 감독으로서 이 영화를 연출하는 것이 힘들겠단 생각에 ‘위플래쉬’를 세상에 먼저 내보여 자신의 역량을 증명했다. 인물들을 극한까지 몰고 가는 갈등은 평단에 신선한 충격을 줬고 그 결과 아카데미에서 5개 부문 노미네이트, 세계 영화상 중 140여 개 석권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위플래쉬’의 성공으로 좀 더 입체적이면서도 여유로운 음악 영화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라라랜드’의 환상적이면서도 빠른 장면 전환은 ‘위플래쉬’를 떠올리게 만들지만 다양해진 색채, 재즈에 결합시킨 뮤지컬, 풍부해진 서사는 연출가로서 감독의 성장을 체감케 한다.

‘라라랜드’와 ‘위플래쉬’는 분명 다르다. 얼핏 봐서는 음악영화라는 점을 제외하면 같은 감독이 연출한 영화라고 믿겨지지 않기도 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두 영화에는 음악에 대한 감독의 주관이 녹아 있으며, 그 주관을 풀어내는 방식은 관객들을 열광시키기 충분할 정도로 신선하고 독특한 지점에 있다는 것이다.

‘라라랜드’의 흥행은 이미 ‘위플래쉬’가 개봉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을 지도 모른다. 신예감독이 ‘위플래쉬’를 통해 다진 독보적인 기반 위에 쌓이고 있는 ‘라라랜드’의 흥행은 아마도 쉬이 사그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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