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빠른 속도로 천만을 향해 질주 중인 '마스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는 현실에 지친 관객들 덕분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정의 구현이 판타지였다니. 조의석(40) 감독에게 본의 아니게 속풀이 영화가 '된 '마스터' 대한 뒷이야기를 들었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 오락액션 영화다. 희대의 사기범과 그의 브레인, 그리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의 이야기다. '감시자들' 조의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금융 사기꾼 진현필 역 이병헌,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 역 강동원, 타고난 브레인 박장군 역 김우빈이 나섰다. 여기에 엄지원, 오달수, 진경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12월 21일 개봉한 '마스터'는 연일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개봉 3일째 100만, 4일째 200만, 5일째 300만, 9일째 400만을 돌파했으며, 4일 6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영화감독들의 꿈인 천만의 고지가 멀지 않았다.
하지만 개봉 직후 만난 조 감독은 "촬영 내내 죽는 줄 알았다"라며 압박감을 토로했다. 그는 정우성과 한효주가 출연한 '감시자들'(2013)을 연출하기도 했다. 누적관객 수 550만 명의 흥행작이다. 블록버스터의 무게는 처음 겪는 게 아니었지만, 개봉 전부터 '1000만 프로젝트'라 불리던 '마스터'는 "부담으로 시작해 부담으로 끝난 현장"이었다.
"정우성 한효주와 작업한 '감시자들'은 즐거웠지만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마스터'는 예산도 전작의 두 배다. 스케일도 더 커졌고, 해외 로케이션 촬영까지 있었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더라. 이 배우들을 가지고 못하면 감독 책임이니까. 거의 1년을 좀비처럼 살았다. 그래도 시나리오를 쓸 때와 후반작업 때는 재밌었는데, 현장은 다시 돌아갈 수가 없지 않나. 그때가 많이 예민하다."
'마스터'는 러닝타임 143분 내내 전력질주한다. 목표는 썩은 머리를 모조리 잘라내는 것, 흔히 말하는 권선징악이다. 어려울 것 없는 단순 명료한 메시지다. 대국민적 사기범 진현필과 그를 쫓는 형사 김재명이 벌이는 거국적인 한판이다.
그런데 '마스터'는 개봉 전 예상치 못한 경쟁자를 만났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 시국이다. 건국 이래 최대 게이트라는 카피가 무색해진 이유다. 조 감독은 "안 그래도 조성경 의상감독이 시나리오를 보더니 '이건 코리안 판타지야'라고 하더라"며 "영화는 상상을 할 수도 있는 거고, 현실을 반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뭐 이럴 줄 알았나"라고 웃었다.
"정말 그렇다. 요즘은 현실이 판타지다. 오히려 내가 기획력이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도 국민들이 결국 이뤄냈지 않으냐. 이 기회에 썩어버린 머리는 다 잘라내고, 판이 뒤집혔으면 한다. 모두가 당연한 일을 하고 살아도 행복하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길 원한다. 나만 해도 15세 상업영화를 만드는 감독인데 정치적 발언을 두고 걱정해야 하는 사회는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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