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 배우 구혜선
이지숙 기자 / 배우 구혜선

[헤럴드POP=황수연 기자]"왜 사는지, 왜 일을 해야 하는지, 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건지, 그리고 왜 계속 움직여야 하는 건지, 그 의미를 찾고 싶었어요"

배우 구혜선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개인전 '다크옐로우(dark YELLOW)'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중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잇따른 도전 실패로 바닥으로 치달았던 자존감, 그럼에도 다시 전시회를 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고백했다.

4년 만의 개인전을 앞두고 구혜선은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고 신중했다. 그는 "한 살 씩 나이를 먹으면서 완성된 무언가를 보여드리는 게 쉽지 않더라. 전에는 굉장히 신났던 것 같은데 이번엔 설렘과 다른 떨림이 느껴지고 긴장이 많이 된다"며 운을 뗐다.

대중들은 전시회 소식에 '구혜선이 또?'라는 부정적인 선입견부터 가졌다. 영화감독부터 가수, 작가에 이르기까지 매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열의를 보였지만, 그 결과는 썩 좋지 않은 편이었다.

구혜선은 "어렸을 때는 막연한 꿈들이 있었고 대중의 주목을 받던 시기여서 그렇게 가다 보면 뭐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시도한 게 다 잘 되지는 않더라. 연기자 외에는 모든 부분에 있어 손실과 손해가 컸다"고 밝혔다.

이지숙 기자 /배우 구혜선
이지숙 기자 /배우 구혜선

기대했던 많은 도전들이 실패하면서 잦은 무기력감에 사로잡혔다. 구혜선은 "잘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5년이 지나고 나니 무기력감이 들더라. 첫 실패를 했을 때도 스스로 굉장히 쿨할 줄 알았는데 그게 제 자존감이 서서히 떨어지는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결국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꿈을 꾸지 말자'는 단계에 이르렀다. 구혜선은 "저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많고 낫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그럼에도 왜 내가 계속 이걸 하고 싶지' 생각이 드는 거다.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도전했고 역시 실패가 반복됐다. 사실 제가 현실을 잘 못 받아들이고 회피적인 성향도 있었던 것 같다"는 솔직한 심경도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게 '다크 옐로우'가 탄생했다. 구혜선은 "예전 작품들이 추상적이고 산만했다면 이번 작품들은 질서 있는 것들을 추구하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세상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것은 자꾸만 꿈이 생기는 것'이라는 반어적 내용을 표현하기 위해 어린 시절을 상징하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색인 옐로우를 사용했다. 그렇게 순수와 공포 자유를 담아냈다.

이지숙 기자 /배우 구혜선
이지숙 기자 /배우 구혜선

드라마 '블러드'로 인연을 맺은 안재현과 지난해 결혼도 했다. 개인전을 준비하는데 영향을 미칠 법도 했다. 구혜선은 "결혼이 작품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는데, 이유는 저에게 집중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림 그리는 시간은 온전히 저로 있었고, 남편은 그 시간을 가질 수 있게 잘 내버려 뒀다"며 웃음을 지었다.

자연스럽게 오는 2월 방영되는 tvN '신혼일기'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신혼일기'는 남편 안재현과 결혼 생활을 리얼로 그려낸 예능 프로그램. 구혜선은 "어제 촬영을 마쳤는데, 생각보다 엄청 힘들었다. 내가 했어야 하는 건가 싶더라(웃음). 사실 부부관계가 오픈이 되는 것 아닌가. 결심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구혜선은 "예전에는 결과도 굉장히 중요했다. 필모그래피를 많이 만든 것 같아도 인생에 큰 도움이 안 되더라. 살아가는 과정을 행복하게 여기는 것, 죽기 전까지 내 인생의 과정이라고 임하는 자세가 달라진 것 같다. 왜 사는지, 왜 일을 해야 하는지, 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건지, 그리고 왜 계속 움직여야 하는 건지, 그 의미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구혜선은 그렇게 성장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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