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성천/사진=서보형 기자
배우 한성천/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한성천이 인맥보다는 실력으로 인정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배우 한성천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소시민’(감독 김병준/제작 영화사 새삶) 인터뷰를 갖고 여전히 오디션을 보며 배우라는 꿈을 좇고 있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지난 12일 개봉한 '소시민'은 지극히 평범하지만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우리 시대 소시민의 초상인 구재필(한성천)이 뜻하지 않은 사건이 휘말리며 좌충우돌 겪게 되는 생애 가장 힘든 출근기를 그린 서민 드라마다.

영화에서 구재필은 상사에게 서류를 조작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부당한 일이고 불법이지만, 그걸 해야만 회사에서 잘리지 않기에 구재필은 상사의 지시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서류를 조작하려던 순간 자꾸만 일이 꼬이게 된다.

“다행히 내게 그런 일을 시키는 사람은 없었다”는 한성천은 “물론 나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난 나름대로 어디 가서 아쉬운 소리 안하고 부당한 혜택을 받거나 하지 않고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한다. 힘이 없을 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아직은 다행스럽게도 그런 경우가 없었다”고 운을 뗐다.

배우 한성천/사진=서보형 기자
배우 한성천/사진=서보형 기자

이어 한성천은 “다들 부당한 일을 좋아서 하진 않으니까. 나도 그런 걸 싫어한다. 입에 발린 소리, 부탁하는 걸 정말 못한다. 명절 때도 다들 메시지 보내고 그러는데 난 그것도 간지러워서 못한다. 부모님에게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런 말도 못 하는 편이다”며 “사실 ‘주변에선 감독님과 친하면 배역 좀 부탁하라’고 하는데 난 못하겠다. 그래서 다들 뭐라고 한다. 친분이라도 있는 게 얼마나 큰 건데 그것도 못하냐고 말이다. 아직 내가 배가 덜 고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배는 많이 고프다. 그런데 그렇게 부탁했을 때 뒤에 가서 뿌듯한 감정이 생길까 싶더라”고 털어놨다. 한성천은 “진심으로 너무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서 찾아가고,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 순 있다. 그런데 찾아가서 대놓고 부탁은 못하겠다. 부탁한다고 다 들어주는 건 아니니까. 들어준다고 해도 애매하고 서로 불편하다”며 “아무것도 없는 내게도 누군가가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할 때가 있는데 난 단칼에 자른다. 한창 단역으로 열심히 연기하고 있는데 누군가 내게 자기도 단역이라도 시켜주면 안되냐고 그러더라. 처음엔 웃으면서 넘기다가 진지하게 그러기에 ‘단역 얻으려고 밤새고, 연기하고 오디션보고 준비하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그들의 밥그릇을 빼앗을 생각이냐’고 했다”고 인맥보다는 진짜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한성천은 “의리로 출연한다? 누구 누구 사단? 그런 배우들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이들이다. 오디션을 안 봐도 되는 배우들이죠”라며 “아무리 친분이 있고 누구랑 친하고 그래도 작품에 있어선 조금 냉정한 것 같다. 충무로는 유일하게 진심 통하는 곳이 아닐까? 그래서 지금도 오디션을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내 주변에 크고 좋은 사람들이 있잖나. 하정우나 장원석 대표처럼”이라고 밝힌 한성천은 “내가 그들과 친하니까 주변에선 다들 좋겠다고 걱정 없겠다고 그러더라. 절대 그런 게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이 사람들이 나를 믿어줄수록, 큰 기대에 부응하려면 오디션에서 절실함을 보여줘야 한다. 남들이 봤을 때도 한성천이 연기를 잘하더라, 그들이 한성천을 추천한 이유가 있구나 하는 이야기를 듣게 해줘야하니까 더 열심히 한다”고 고백했다.

배우 한성천/사진=서보형 기자
배우 한성천/사진=서보형 기자

계속해서 오디션을 보고 배역을 얻는 게 힘들진 않느냐고 묻자 한성천은 “처음엔 오디션을 편하게 생각했다. ‘어차피 누가 내정된 거 아니냐’ ‘오디션은 그냥 보는 거지’ 그렇게 여겼다. 물론 그런 경우도 실제 있다. 하지만 오디션을 통해 절실함이 보이면 감독도 ‘저 배우랑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하더라”고 포기하지 않는 이유를 전했다. 그렇다면 오디션을 통해 출연한 작품 중 감회가 남달랐던 건 어떤 것인지 물었다. 이에 한성천은 “오디션을 봐서 큰 역할을 맡은 건 ‘더 테러 라이브’ ‘악의연대기’다. ‘더 테러 라이브’ 같은 경우는 촬영 한 달 전 오디션을 봤다. 김병우 감독이 계속해서 PD 배역을 찾고 있을 때 하정우가 날 추천했다. 오디션을 봤는데 바로 크랭크인이라서 살을 독하게 뺐다. 한 달 만에 10kg을 뺐었다”며 “‘악의연대기’는 제작 초반에 오디션을 봤다. 주인공을 뽑는 오디션에서 내가 상대 역 대사를 쳐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나보다 연기 잘하는 사람 있으면 장원석 대표가 ‘성천아, 너 안 될 것 같은데 다른 거 생각해봐’라고 그러곤 했다. 하하. 마지막에 확정됐다고 했을 때 정말 기쁘더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끝으로 한성천은 “‘577프로젝트’ 때부터 날 소개하면서 늘 ‘배우 한성천’이라고 했었다. 난 배우이고 싶다. 배우가 뭐냐고 물으면 확실하게 말할 순 없지만 사람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한번쯤 누구나 다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그런 배우, 그 사람과 작업을 하면 즐거웠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 말이다”고 답했다. 과연 한성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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