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소처럼 일하는 배우 류준열(31)이 거둔 수확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첫 타자는 '더 킹'이다.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에 출연한 배우 류준열의 인터뷰가 16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진행됐다.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박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아중 등이 출연한다. 극 중 류준열은 목포 들개파 2인자 최두일 역을 맡았다. 박태수의 고향 친구로, 그의 뒤에서 해결사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생각해보면 축복 그 자체다. 이름만으로 브랜드가 되는 정우성, 조인성과의 협업이라니. 스타성에 연기력까지 갖춘 베테랑들과 조우하는 행운,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다. tvN '응답하라 1988'(2015) 이후 류준열의 행보는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하지만 류준열은 "선배들의 연기에 비해 내가 많이 모자라더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자기 연기를 볼 때 흡족한 배우가 있긴 할까만은.
'더 킹'은 류준열의 새로운 얼굴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퉁명스럽지만 속 깊은 '응답하라 1988' 속 김정환, 마음을 표현하는 게 서툴렀지만 순수 그 자체였던 MBC '운빨로맨스' 속 제수호와는 결이 완전히 다른 인물이다. 극 중 그의 파트너는 양아치에서 검사가 된 박태수다. 그가 빛이라면 최두일은 그의 그림자다. 이를 위해 류준열은 양팔뚝과 손가락에 살벌한 문신을 둘렀다. 건실함과 반듯함으로 사랑받던 기존의 이미지를 깨는 도전이다.
"사실 두일이란 인물은 기존의 전형적인 조폭과는 다르다. 조직폭력배의 느낌은 최소한으로만 가져갔다. 문신이 그런 맥락이다. 의상도 금시계나 목걸이 같은 건 지양했다. 오히려 검사에 가까운 모습이다. 조폭이 검사 같고, 검사가 조폭 같은 느낌이면 어떨까 했다. 나 역시 내가 검사를 연기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했다."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한다는 건 배우의 특권이자 즐거움이다. 류준열은 "극 중 다른 인물들은 조금씩 변하고, (현실에)치여서 산다. 반면 두일은 의리를 지키고 변함이 없다. 순수한 면이 있다. 그 부분이 매력적이고 흥미로웠다"라고 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치열한 분석. 이는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그가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시원시원한 액션과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역시 두일의 특징 중 하나다. 실제 고향이 전라도인 어머니의 덕을 많이 봤다고. 반면 본격적인 액션 연기는 류준열 역시 첫 도전이었다. 팔다리가 길쭉길쭉한 그와 액션은 꽤나 궁합이 잘 맞았다. 일단 몸선부터 달랐다. 류준열은 "현장에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도 워낙 몸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같이 땀 흘리고 호흡하는 과정이 좋았다. 더불어 다들 너무 잘 맞아주셔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NOWHERE'(2012)로 시작해 '소셜포비아'(2015) 등을 거치며 독립영화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던 류준열. 그는 '응답하라 1988'을 기점으로 상업영화의 러브콜도 받고 있다. '더 킹'은 인트로 트랙이다. 송강호, 유해진과는 '택시 운전사', 괴물신인 김태리와 함께한 '리틀 포레스트' 등이 기다리고 있다. 쉴 틈 없는 촬영은 많은 배우들의 꿈이기도 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기작의 비결은 뭘까. 쑥스러워하며 망설이던 그는 '자기 PR을 해달라'는 요청에 어렵게 입을 뗐다.
"아무래도 만만해 보여서가 아닐까 한다. 어떤 역을 맡기더라도 부담이 없으니. 뭘 맡아도 어울린다고나 할까. 내 얼굴이 (배역에 따라)이렇게 저렇게 많이 바뀌는 것 같다. 우리끼리는 '얼굴 맛집'이라고 한다.(웃음) 그런 느낌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말을 해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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