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시상식의 묘미는 평소 무대 위에서 대사를 읊고, 노래하며 춤추던 배우들이 전하는 그들의 생각이다.

16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도 배우들은 센스있는 입담을 자랑하며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시상식을 지루할 틈 없는 축제의 현장으로 만들었다. 많은 배우들이 기억에 남을 멘트를 남겼지만, 이것만은 꼭 어딘가에 기록되었으면 하는 말 베스트 5를 선정했다. ◆ 조승우 “이건 누굴 향해 하는 말이 아니야”…사이다 발언 관객석까지 내려와 배우들에게 “‘작년 공연 중 기억에 남는 대사나 가사”를 묻는 MC 이건명. 어느새 마이크는 조승우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조승우는 “되게 부담스럽다”고 말하면서도 “내 취향대로, 생각나는 대로 말하겠다”면서 자신이 뮤지컬 배우가 된 이유인 ‘맨 오브 라만차’의 대사 “오직 나의 정신만을 소유하겠나이다”라는 구절을 읊었다. 환호하는 관객들을 보다가 조승우는 “조심스럽게 떠오른 노래가 있다. 어떤 대상을 콕 집어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좋아하는 노래”라며 “들어라 썩을대로 썩은 세상아 죄악으로 가득하구나, 들어라 비겁하고 악한 자들아 너희들 세상은 끝났다”는 넘버를 선보였고, 관객들은 긴 시간 동안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정성화 “흑인 소울 후리는 강홍석 때문에 도망갈 뻔”…뜬금 고백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은 정성화는 벅찬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섰다. 그는 “’킹키부츠’ 팀이 앙상블상을 수상할 때, 너무 기쁜 나머지 배에 힘을 줘서 바지의 후크가 떨어졌다”면서 “신께서 ‘오늘 너는 상을 못 탄다’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을 비우고, 요만큼(?)의 기대만 하고 하늘을 보고 있었다”는 고백으로 수상의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첫 음악 연습 때를 잊지 못한다. 초연 롤라였던 강홍석이 옆에서 흑인 소울 창법으로 멋지게 후리는데, ‘계약 안 했으니 다음에 한다고 얘기하고 도망갈까’ 생각했다”면서 “그 강홍석이 ‘형은 잘 할 수 있다, 해낼 거야’라고 말해줬다. 더블 캐스팅이지만 사랑한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이건명 “시상은 계속됩니다” 경쾌한 캐릭터 구축…시상식의 아이콘 단독 MC로 시상식의 전반을 이끈 배우 이건명은 선배 남경주의 칭찬대로 캐릭터를 아주 잘 잡았다. 시작부터 10분 정도 딜레이 된 시상식이 지겹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이건명의 노력이 컸다. 그는 시종일관 웃는 모습으로 유머러스한 감각을 뽐내며, 검지 손가락을 높이 든 채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시상은 계속됩니다~”라는 멘트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대선배에게는 깍듯한 예의를 갖추고, 친분 있는 동료 및 선후배에게는 장난기 다분한 모습으로 돌진,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이끌어낸 그는 ‘한국뮤지컬어워즈’의 마스코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준모 “다 집어치워, 죽어 마땅해”…기억에 남는 대사 많은 배우들이 ‘공연 중 기억에 남았던 좋은 대사 혹은 가사’를 묻는 MC 이건명의 질문에 눈을 피하고 있을 때, 이건명의 레이더에 걸린 배우 양준모. 좋은 가사나 대사를 묻는 말에 그는 당황한 모습으로 “’스위니토드’에 나오는 대사”라며 “다 집어쳐. 다 죽어 마땅해”라고 말해 관객들을 폭소하게 했다. “갑자기 물어보시니까...”라며 작아지는 양준모를 보며 이건명은 “지금의 심정인가요?”라고 놀리며 “감동적인 대사 감사하다”는 말로 능글미를 발산했다.

구원영 “축하해 은태야, 노래 실력 부럽다”…친근함의 끝판왕 시상자 최정원의 남우조연상 수상자는 “박은태! 축하합니다”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박은태는 일찍부터 미참석을 통보해왔다. 그러나 투표단의 선정으로 상을 받게 된 그를 대신해 헐레벌떡 무대 위로 올라간 그녀는 ‘도리안 그레이’에서 함께 연기한 배우 구원영. 잠시 마이크 앞에서 망설이던 구원영은 대리 수상의 기쁨 대신 “은태야, 너무너무 축하하고, 네가 상 받아서 정말 좋다. 나는 너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부럽단다. 정말 좋겠다~ 노래 잘해서~”라고 없는 박은태를 향해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사진 제공=한국뮤지컬협회, 네이버V앱 캡처)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