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조우진이 ‘도깨비’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21일 종영한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연출 이응복/이하 도깨비)는 시즌2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을 정도로 여러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김신(공유 분)과 지은탁(김고은 분)이 재회하며 해피엔딩을 암시했지만, 도깨비와 인간의 사랑이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해하는 의견도 있다. 게다가 유덕화(육성재 분)의 미래도 등장하지 않아 궁금증을 남겼다. 유덕화를 모시는 김비서 역의 조우진은 어떻게 해석했을까.

지은탁이 죽고, 30년이 지난 뒤 김비서는 아주 늙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김신이 자신에게 샌드위치를 준 어느 김서방에게 김비서가 있는 방향을 안내하고, 자동차가 고장나 보닛을 열고 살펴보던 김비서를 김서방이 도와줬다. 유덕화의 미래는 그려지지 않았다. 조우진은 “그 모습은 70대 초반으로 설정한 것”이라며 “가문과 회사의 실질적인 주인은 유덕화가 아닐까? 아마 유덕화는 도깨비에게 손자를 소개시켜줬을 것이다. 나는 그냥 CEO고, 실질적인 대주주는 유덕화다”고 속시원히 말했다.

김비서 그리고 시청자 입장에서 조우진은 ‘도깨비’ 결말에 대해 어떻게 봤을까. 그는 “마지막 메시지가 희망이라고 받아들였다”며 “이 둘이 또 다시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계속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라고 전했다. 이어 “그 희망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인지하지만, 그걸 항상 느끼면서 살아가지는 않는다. 서로서로의 삶에 그런 희망 정도는 계속 품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깨비와 은탁이랑 영원히 함께”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은 조우진이 느낀 '도깨비'의 메시지와 김은숙 작가의 힘에서 출발했다. 조우진은 김은숙 작가의 힘은 삶과 죽음에 거대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만드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인데 그걸 다시 곱씹어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어쩜 이렇게 매회 긴 여운을 남기고, 사람 마음을 흔들어 놓는지 생각하게 된다. 멜로든 로맨틱 코미디든 그 기저에 삶과 죽음에 대한 거대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생각을 한다. 그분의 메시지를 제 입에 담아서 전달을 하는 거니까 더 없이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촬영하면서 스스로도 힐링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은숙 작가는) 흔히 이야기 하는 말들을 정말 진심을 다해서 깊은 호흡을 담아서 말하게 만들어 줘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들, 간과하고 넘어갈 말들과 메시지들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어요. 연기자 입장에서는 정말 정성을 다해서 그 메시지를 전달하게 만드는 대본이었어요.”

조우진이 특히 스스로 감동을 받은 장면은 두 장면이다. 하나는 김신의 전생에서 부하였던 사람에게 “면접을 잘보셨어요.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어요”라고 하는 장면.

“‘전생을 나라를 구하셨어요’라고 말하는데 받아들이는 윤경호 배우가 정말 크게 감동을 하더라고요. 눈을 쳐다봤는데 저도 같이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사실 처음엔 가볍게 대사를 처리하려고 했는데 그 배우 눈을 보니까 진심이 됐어요.”

두 번째 장면은 마지막회에서 유덕화(육성재 분)에게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다.

“저는 그런 조언을 던지면서 김비서란 인물로서, 배우 조우진이란 사람으로서 같이 생각하게 됐어요. 인연의 소중함, 사람을 얼마나 중시하고 아끼고 사랑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삶이 얼마나 바뀌고 윤택해질지 본질에 대한 이야기죠. 드라마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마지막회에 등장한 것 같아요. 덕화에게 건넨 그 대사는 ‘도깨비’ 김비서의 모든 대사 중에 가장 느리고 가장 많은 호흡을 담아서 천천히 전달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평소 메모하는 습관을 지니 조우진은 ‘도깨비’를 촬영하면서도 수시로 메모를 남겼다. 그가 이번 촬영 중 가장 많이 적었던 단어는 바로 ‘확신’이었다. 그는 “확신은 김비서가 갖고 있는 코드, 해쉬태그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하면 똑 부러지는 태도와 이미지와 호흡이 나올 수 있을까 생각해봤을 때 이 남자만이 갖고 있는 확신이 있다”고 전했다. 김비서 특유의 말투도 프로페셔널하고 충분한 예의를 갖추고 있고, 올곧은 인물이란 생각한 설정했다.

그렇다면 조우진이 이번 ‘도깨비’를 통해 가진 확신은 무엇일까. 그는 ‘도깨비’의 명대사 중 “누구의 인생이건 신이 머물다가는 순간이 있다. 당신이 세상에서 멀어질 때, 누군가 세상 쪽으로 등 떠밀어 준다면 그건 신이 당신 곁에 머물다 간 순간이다. 그건 신이 당신 곁에 머물다 가는 순간”을 인용했다.

“신이 다녀가는 순간들이 있죠. 저에게는 ‘도깨비’가 그런 것 같아요. 정말 소중하게 여기면서 초심이란 걸 잊지 말자는 것이 제가 갖는 확신입니다. 작은 역할이든 큰 역할이든 열심히 주어진 대로 하겠다는 각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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