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드라마로 만나는 신사임당 이영애와 홍길동 윤균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사임당과 홍길동, 온 국민이 어렸을 적부터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을 재조명한 드라마들이 온다. 바로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와 MBC 새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다. 역사적 기록이 많지 않지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실존 인물들은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면서 새로운 인물로 재탄생 한다.

'사임당'은 5만원권에 있는 신사임당을, '역적'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했던 사나이 홍길동을 다루는 드라마다. '사임당'은 지난 25일 1,2회가 연속 방송돼 화제를 모으고 있고, '역적'은 오는 30일 대망의 첫 방송을 앞두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SBS '사임당, 빛의 일기' 포스터
SBS '사임당, 빛의 일기' 포스터

먼저 ‘사임당’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이다.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 분)과의 불멸의 인연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아름답게 그려낼 작품이다.

'사임당'은 고단한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시간강사 서지윤이 신사임당이 남긴 기록으로 추정되는 '수진방 일기'와 의문의 미인도를 발견하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수진방 일기'는 조선이라는 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 여성으로 태어나 시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뜨겁게 살아냈던 한 여인이 남긴 절절한 비망록이다. 여기엔 예술가의 불꽃같은 삶도, 애틋한 첫사랑도, 현명한 엄마와 아내의 삶도 있다. 그 일환으로 '사임당'에는 사임당을 평생 마음에 품고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바치는 가상의 인물 이겸(송승헌 분)이 등장한다. 그래서 여러모로 시청자들은 '사임당'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의 사임당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 이영애는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사임당이 고루할 거란 생각을 나도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500년 전 사임당도 이런 모습을 원치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5만원권을 박제해놓은 듯한 이미지다. 500년 전 정말 그 분은 원했을까 싶었다. '대장금'도 기록에 한 줄 남은 인물을 500년 후 새롭게 인물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처럼 우리가 이미지로만 갖고 있던 사임당에 새로운 인물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게 더 재미있었다"며 "500년 전 사임당도 여자로서, 엄마로서 고민이 똑같다는 걸 촬영하면서 느꼈다. 그리고 여성들이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를 새롭게 넣어 나도 설렜다. 다양하게 볼 수 있어 시청자들에게도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사임당을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또 이영애는 "이 작품을 계기로 사임당에 대한 시각이 재조명되는 것도 재밌지 않겠는가, 우리가 아는 딱딱한 사임당이 아니라 당대 유명한 여류 화가였다면 예술적 면모도 보여질 거라 생각해봤다. 그렇다면 사임당을 연기할 때 조신하고 단아한 모습뿐 아니라 그 이면에 불같고 열정적이고 에너지 많은 다이내믹한 사임당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연기자 입장에서 그런 시각으로 봤다"며 "그렇다면 거기에 사랑을 가미한다면 어차피 이건 다큐가 아닌 드라마니까 보시는 분들이 좀 더 멜로를 통해 여성스런 사임당으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매회 현장에서 배우, 작가, 감독님과 고민하면서 새롭게 사임당이란 인물을 만들어봤다. 그 점이 드라마를 보면서 새로운 재미가 될 것이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사임당'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완성된 이야기인만큼 일각에서는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집필을 맡은 박은령 작가는 "퓨전사극은 대하사극을 보는 태도와는 차이가 있다. 그 점을 생각하고 시청해 달라. 열린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사임당에 대해 익히 알고 있는 부분들은 잘 박혀있다. 사임당에 대한 기록을 바탕으로 비어있는 부분에 작가의 상상력이 들어가 있는 정도다"고 강조해 시청자들을 안심시켰다.

MBC '역적' 포스터
MBC '역적' 포스터

그런가하면 '역적'은 새로운 홍길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에 박제된 인물이 아닌 1500년 연산군 시대 실존했던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 '역적' 속 홍길동은 역사(뛰어나게 힘이 센 사람)를 반역자로 취급했던 조선시대, 천한 피가 흐르는 아기 장수로 태어난 인물이다. 홍길동은 역사임을 감추기 위해 한껏 웅크리고 살다 썩은 권력에 분노해 숨겨뒀던 힘을 발현, 민심을 사로잡는다.

'역적'은 소설로만 알던 실존 인물 홍길동의 가족 이야기부터 시작해 그가 조선 백성들의 마음을 훔치는 영웅으로 성장하는 이야기 등을 그릴 예정이다. 홍길동은 신출귀몰하는 고착화된 이미지를 깨부수고 자신을 역적 취급하는 권력을 향해 비웃음을 날리고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인물로 재탄생하게 된다. 또한 '역적'은 금수저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김지석 분)과 흙수저지만 민심을 얻는 데 성공한 홍길동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백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짚어낸다고.

'역적'이 상상 속 이야기인만큼 러브라인 역시 빠질 수 없다. 그래서 송가령이란 가상의 인물이 추가됐다. 배우 채수빈은 홍길동의 하나뿐인 정인 송가령으로 분해 '역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전망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정통 사극 '역적'은 역사보다는 현 시대를 조망하는 것의 의의를 두는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김진만 PD는 "허균의 소설로만 알고 있던 홍길동이란 인물이 실존하는 사람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연산군은 조선을 통틀어 가장 악인으로 알려진 군주"라며 "역사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는 당시 일을 재현하기 보다, 시대를 비춰 현재를 조망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기획은 꽤 오래 전 했다. 어찌하다 보니 요즘 대한민국 현실과 많이 닮아있는 것 같다. 소설로 알고 있던 홍길동을 따라가면서 가족애에서 시작해 조선 백성의 마음을 훔친 인류애로 커나가는 게 우리의 서사다"고 소개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