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꼭 주인공만이 답은 아니다. 조연으로 차근차근 시작해 결국엔 자신의 이름을 남긴다면 주연 부럽지 않다. 주인공 못잖은 존재감으로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시청자 그리고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여배우들이 있다. 대체 누가 여배우 기근이라 했나.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많은데 말이다.

● ‘도깨비’ 이엘 지난 21일 종영한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공유,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 외에도 명품 조연들의 활약이 빛난 ‘도깨비’에서 단연 돋보인 배우는 바로 이엘이다. 앞서 영화 ‘내부자들’에서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와 의리를 지키는 주은혜 역을 맡아 ‘모히토에서 몰디브 한잔’이란 유행어에 일조한 이엘은 ‘도깨비’에선 삼신할매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붉은 립스틱에 레드 슈트 그리고 빨간 하이힐까지 신은 도발적인 삼신할매라니. 그동안 본 적 없는 삼신할매의 등장에 시청자는 열광했다. 그리고 이엘은 힘든 노역 분장까지 해내며 ‘도깨비’를 빛냈다.

● ‘보이스’ 배정화 지난 14일 첫 방송된 장혁, 이하나 주연의 OCN 드라마 ‘보이스’. 눈을 뗄 수 없는 긴박한 사건이 펼쳐진 가운데 2회와 3회에 걸쳐 방송된 ‘힐링마마의 두 얼굴’에서 7살 아람이의 엄마로 등장한 배정화는 섬뜩한 열연을 펼치며 안방극장을 공포로 몰아갔다. 배정화는 어린 시절 입양된 집에서 양부모에게 학대당한 트라우마로 입양아인 아들 아람이를 학대하고 급기야 칼로 찌르기까지 한 엄마 역을 맡아 압도적 연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세탁기에 숨은 아이를 노려보는 ‘보이스’ 2회 엔딩신은 소름 그 자체였다. 영화 ‘콘돌은 날아간다’(2012) ‘살인재능’(2014) ‘위대한 소원’(2016) 등에서 갈고 닦은 연기 내공을 고스란히 ‘보이스’에 담아낸 배정화다.

● ‘푸른 바다의 전설’ 오연아 배우 오연아는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신스틸러로 활약 중이다. 잘 나가는 영화, 드라마에는 모두 오연아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오연아는 현재 방송 중인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극중 허준재(이민호 분)를 괴롭히는 계모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남편과 아이 앞에서 극과 극으로 달라지는 두 얼굴의 계모로 분한 오연아는 과거 신에서도 성동일이 연기한 양씨의 첩으로 등장, 야망에 사로잡은 광기를 그려내 호평 받았다.

영화 ‘소수의견’(2015)에서 차분해서 더 얄미운 검사 역으로 충무로에 강한 인상을 남긴 오연아는 이후 tvN 드라마 ‘시그널’에선 유괴범으로 등장해 ‘아직 못 찾은 거구나?’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초반 시청률 상승세에 기여했다. tvN 드라마 ‘굿와이프’에서는 만삭의 변호사 역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낸데 이어 영화 ‘아수라’에서는 비리형사 한도경(정우성)의 아내이자 안남시장(황정민) 박성배의 이복동생으로 실감 나는 투병 연기를 보여준 오연아다. OCN 드라마 ‘보이스’에서는 소시오패스 살인마에게 살해당한 무진혁(장혁 분) 형사의 아내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 ‘더 킹’ 김소진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의 발견은 바로 안희연 검사 역 김소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를 본 김지운 감독도 ‘대체 저 배우는 누구냐. 완전 여자 송강호다. 어쩜 저렇게 연기를 잘하느냐’고 감탄했다고 하니, 이쯤되면 ‘더 킹’의 최고 신스틸러라 할 수 있다.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더 킹’. 김소진은 “대한민국 역사상 이 정도 쓰레기들이 있었습니까?”라며 예고편부터 귀에 쏙 박히는 대사로 관객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비리검사 한강식을 잡기 위해 박태수에게 접근하는 정의로운 검사 안희연 역을 맡아 때론 걸크러쉬, 때론 깐족 대마왕처럼 상대를 살살 약 올리는 모습으로 연극 무대서 갈고 닦은 힘을 보여준 김소진이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