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아름 기자]여러모로 '사임당'은 이영애의 연기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2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SBS 새 수목 스페셜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연출 윤상호/극본 박은령)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영애, 송승헌, 오윤아, 양세종 등 배우들과 윤상호PD, 박은령 작가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 가운데 예상대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이영애를 향한 취재진의 질문이 대거 쏟아져나와 이목이 집중됐다.
이영애의 13년만 안방 복귀작인 ‘사임당’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이다.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 분)과의 불멸의 인연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아름답게 그려낼 예정. 이영애는 조선시대 사임당과 현대의 시간강사 서지윤 1인2역을 연기한다. 사임당은 수백, 수천가지의 색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절대색감을 가진 천재화가로 시서화를 넘나드는 전방위 예술가다. 서지윤은 전임 교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가며 무슨 일이든 완벽하게 해내는 이 시대의 슈퍼맘. 약간의 푼수끼와 넘치는 털털함이 사랑스러우면서도 강단이 넘치는 인물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사임당과 서지윤이지만 시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강단과 강인한 멘탈을 가졌고 슈퍼맘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사임당이라 하면 이영애와 어울릴 것 같은 이미지지만 서지윤은 대중이 생각하는 이영애와는 조금 다르다. 그렇다면 이영애는 왜 1인2역 부담감이 있는 '사임당'을 복귀작으로 선택했을까. 잠자고 있던 연기자 이영애를 깨운 건 다름 아닌 '재미'였다. 작품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일단 재밌었다"고 말문을 연 이영애는 "가장 중요한 건 재미였다"며 "사임당이 고루할 거란 생각을 나도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500년 전 사임당도 이런 모습을 원치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5만원권을 박제해놓은 듯한 이미지다. 500년 전 정말 그 분은 원했을까 싶었다. '대장금'도 기록에 한 줄 남은 인물을 500년 후 새롭게 인물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처럼 우리가 이미지로만 갖고 있던 사임당에 새로운 인물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게 더 재미있었다. 그리고 500년 전 사임당도 여자로서, 엄마로서 고민이 똑같다는 걸 촬영하면서 느꼈다. 그리고 여성들이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를 새롭게 넣어 나도 설렜다. 다양하게 볼 수 있어 시청자들에게도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은령 작가가 "내가 주목한 부분은 워킹맘이다. 엄마로서 삶도 중요하지만 예술가로서의 삶도 중요했던 여자가 어떻게 그걸 조화시키고 자기 희생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지 그 얘길 하고 싶었다"고 밝혔듯 이영애는 앞장서서 수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임당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이영애는 "이 작품을 계기로 사임당에 대한 시각이 재조명되는 것도 재밌지 않겠는가, 우리가 아는 딱딱한 사임당이 아니라 당대 유명한 여류 화가였다면 예술적 면모도 보여질 거라 생각해봤다. 그렇다면 사임당을 연기할 때 조신하고 단아한 모습뿐 아니라 그 이면에 불같고 열정적이고 에너지 많은 다이내믹한 사임당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연기자 입장에서 그런 시각으로 봤다"며 "그렇다면 거기에 사랑을 가미한다면 어차피 이건 다큐가 아닌 드라마니까 보시는 분들이 좀 더 멜로를 통해 여성스런 사임당으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매회 현장에서 배우, 작가, 감독님과 고민하면서 새롭게 사임당이란 인물을 만들어봤다. 그 점이 드라마를 보면서 새로운 재미가 될 것이다"고 예고했다.
이영애의 복귀가 기대만 되는 건 아니다. 일각에서는 전작 MBC '대장금'과 겹쳐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이영애는 "워킹맘이라 하지만 지금의 사임당도 과거와 다르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사임당은 성인군자도 아니고 그녀가 정말 현모양처였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강하고 살림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역할도 할 수 밖에 없었던 입장이었다면 좀 더 대범한 면모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라는 점에서 대장금이란 인물과 겹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며 "근데 보시는 분들이 '사임당'을 통해 대장금을 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란 얘기를 감독님과 하기도 했다"며 "미혼이었을 때 대장금을 표현한 부분과 지금 엄마와 아내로서 사임당을 연기하는 부분이 다르다. 폭이 넓어지고 조금 더 연기가 재밌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렇기 때문에 대장금과 다를 것이다. 사임당도 사람들이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재밌을 것이라는 얘길 하고 싶다"고 조근조근 설명했다.
끝으로 이영애는 "1인2역이 부담될 수 있다 생각했지만 배우로서 재밌는 작업이었다. 1인2역이라는 게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것이기 때문에 한복 입은 내 모습도, 현대에서의 사임당과는 달리 강인하고 털털한 모습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의상, 대사 등 많은 것들을 연구했다. 보시는 분들도 흡족하실 거라 조심스레 예측해본다"며 1인2역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쳐 기대감을 높이기도.
'사임당'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임당의 이야기를 사이 사이 비워있는 부분에 끼워넣은 작품이다. 이영애를 전면에 내세워 사임당의 이야기를 재해석한 '사임당'이 시청자들에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사임당'은 26일 '푸른바다의 전설' 후속으로 오후 10시부터 1,2회 연속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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