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이쯤 되면 신의 한 수다. 배우 정경호(33)의 굴욕 지수가 높아질수록 '미씽나인'의 재미는 더욱 풍성해진다.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극본 손황원/연출 최병길)이 심상치 않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라진 9명의 행방과 숨은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이야기로, 지난 18일 첫 방송됐다. 첫 방송에서 6.5%(닐슨코리아)를 기록한 이 드라마는 아직까지 2회만 선보였음에도 신선한 시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TV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에 따르면 1월 3주(1.16~1.22) ‘미씽나인’이 2412P로 주간 화제성 5위를 기록했다. 무인도 표류기라는 색다른 소재와 영상미 대한 호평이 주를 이뤘다. 이 못지않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건 정경호의 코믹 연기다.
극 중 정경호는 라봉희(백진희)와 함께 추락한 서준오 역을 맡았다. 한때는 잘 나갔던 밴드 그룹 드리머즈의 리더였지만, 음주운전 스캔들로 생계형 연예인으로 추락한 캐릭터다. 하지만 마음만은 아직 톱스타이기에 각종 갑질을 서슴지 않는다. 허세와 지질함, 철없는 행동이 중심이 되는 인물이다.
정경호는 서준오의 이런 특징을 완벽하게 표현 중이다. 특히 빛을 발하는 건 그의 애드리브 능력이다. 그의 순발력 덕에 '미씽나인' 촬영장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가장 대표적인 신이 드리머즈의 은퇴 기자회견이다.
이 장면에서 서준오는 팀의 해체를 발표하는 무거운 자리임에도 "중국 팬들을 향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따자하오!"라고 하거나, "술을 먹었는데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라는 대사로 동종업계 종사자의 스캔들을 패러디했다. 해당 신은 대부분 정경호의 애드리브로 이뤄졌다고.
이에 가장 괴로웠던 건 박찬열(이열)과 최태준(최태호)이었다. 이들은 정경호와 함께 드리머즈 옛 멤버로 출연 중이다. 그 어느 때보다 엄숙해야 했던 기자회견장이었건만, 정경호의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 폭격에 이들은 "못 참겠어" "웃겨서 못하겠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고. 모든 신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드는 정경호의 내공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에 힘입어 대본에서는 한 장조차 안되는 짧은 분량이었던 이 장면은 '미씽나인'의 하이라이트가 됐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