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보형 기자
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영웅’ 정성화, 안재욱, 양준모, 이지훈이 뭉쳤다. 그야말로 ‘영웅’ 어벤져스가 따로 없었다.

뮤지컬 '영웅'(연출 윤호진)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주인공 안중근 역을 맡은 정성화, 안재욱, 양준모, 이지훈을 비롯해 리사, 박정아, 정재은, 허민진, 이지민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투영한 작품으로 지난 2009년 10월26일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당당한 영웅이자 고뇌하고 두려움에 떠는 한 인간으로서의 안중근의 모습을 녹여낸 작품.

그동안 수차례 '영웅' 러브콜을 거절했던 안재욱은 “초연부터 참여하지 않고 이미 성공한 작품에 뒤이어 합류한다는 부담감도 컸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그동안 함께 하지 못했다. 그래도 마음 한켠으로는 뮤지컬 ‘영웅’ 안중근 의사 역할을 한번은 해야만 한다는 나만의 책임감과 기대감이 있었다. 남다른 의식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안중근 의사와 본관이 같은 안재욱은 “이번 공연을 함께 하면서 그 도전이 헛되지 않았고 의미 있는 작업이란 생각이 든다. 안중근 의사가 내 선조인 걸 떠나서 우리 민족 전체의 영웅 아닌가. 그 인물의 명예에 누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치른 당일의 현장 모습보다는 그 이전에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결정하고 마음을 갖기까지 얼마나 수많은 고뇌와 번민이 있었을까 생각했다. 마치 공연 전날 이제 와서 떨린다고 했었는데, 그 마음의 몇 배나 떨렸을까 싶더라. 그런 책임감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성화는 안중근 의사를 다시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고 묻자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녹록치 않게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웠는데 그렇게 독립한 나라가 이런 상황이 돼서 죄송하다. 이전까지 혹여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안중근 의사를 뵙는다면 정말 죄송하단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7번째 시즌을 맞은 '영웅'에 대해 정성화는 "LG아트센터, 블루스퀘어를 거쳐 세종문화회관까지 왔다. 굉장히 넓고 깊은 공간이다. 먼 곳까지 감정을 잘 표현해야 한다. 선 굵은 연기를 잘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많이 했다. 그동안 동선이나 이런 것들 중 새로운 생각을 많이 집어 넣었다. 안재욱이 들어오면서 여러 가지 건의를 했고, 전반적으로 많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성화는 "진정한 리더는 자기가 속한 나라나 단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중근 의사는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쳤다. 그런 기개를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거기에 모든 걸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안재욱은 "너무 많이 힘든 세상이다. 내가 생각하는 옳은 삶은 척 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리더인 척 했던 일 때문에 결과가 안 좋게 됐다. 힘이 센 척, 돈이 많은 척, 뛰어난 영웅인 척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나머지 올바르게 살았던 사람들이 피해를 받고 있는 세상이 됐다. 애국심이 있는 척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면, 역사책에 나올 정도가 됐겠나. 그런 뜻이 있고 의미가 있다면 리더가 얼마든지 많아도 버겁지 않은 세상일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안재욱은 "'영웅' 안중근 역 정성화는 이미 많은 박수를 받았고 상도 받았다. 그런데 오늘의 연기와 내일의 연기가 같은 대본임에도 느낌이 다를 수 있다. 난 애초부터 정성화의 어떤 면을 이용해보고 때론 양준모의 패턴을 활용해보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내가 이제와서 어떻게 성악을 통한 양준모의 발성을 따라가겠나. 그리고 수백회를 공연한 정성화의 내공을 따라갈 수 있겠나. 내겐 오늘 공연이 내 첫 역사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 집중하려 한다. 정성화도 양준모도 이지훈도 멋있는데 안재욱은 어떤지 궁금하다. 이왕이면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자신만의 강점을 전했다. 새롭게 안중근 역으로 합류한 이지훈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기존 작품들은 자유분방하고 밝은 캐릭터들이 주를 이뤘는데 이번 '영웅'의 안중근 의사는 중후하고 묵직하고 소리 자체도 중저음대를 많이 쓴다. 무게감 있는 소리를 내는 데 집중하게 됐다. 앞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영웅'을 계기로 잘 이겨낼 수 있길 바란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첫 단추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물론 쉽지 않았다"는 이지훈은 "평소 갖고 있던 색깔 자체를 뒤집어야 했다. 항상 써왔던 소리와 발성을 한순간에 바꾸는 게 쉽진 않지만, 관객에게 얼마나 만족감을 드릴 순 있을 지 모르겠지만, 부끄럽지 않게 준비하고 있다. 내일이 내겐 첫 공연인데 어떤 반응이 올지 기대되고 떨리고 긴장도 된다. 나로서는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지금의 이런 소리들을 원했기 때문에 내겐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또 크레용팝 초아와 링링 역에 더블 캐스팅된 이지민은 “네 명의 안중근 선생님 모두 따뜻한 매력을 가졌다. 양준모는 따뜻하고 다정하다. 연습실에서도 늘 감동 받고 있다. 정성화는 2008년 뮤지컬 ‘굿바이 걸’ 이후 오랜만에 만났는데 한결같이 자상하고 멋지다. 정말 꼼꼼하다. 연출님이 ‘영웅’의 아버지라면 정성화는 ‘영웅’의 어머니다.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도 꼼꼼하게 모든 배우들을 챙긴다”고 말했다.

이어 이지민은 “안재욱은 처음에 봤을 때 포스가 있어서 다가가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재밌다. 앙상블 측에서 이런 말을 꼭 해달라더라. 후배들에게 술을 제일 잘 사준다. 이건 꼭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이지훈은 너무 잘생겼다. 아직 유일하게 한 번도 술을 안 샀다고 하더라. 꼭 사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상인물 설희 역을 맡은 리사는 "그 당시에 이름 모를 희생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들을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다. 또 극중에선 여자 안중근이라 생각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궁녀에서 게이샤로 변신하는 설희 역만의 매력에 대해 박정아는 "사실 설희가 그 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게이샤가 되고 이토 히로부미란 관료가 있는 곳에서 춤까지 추게 되려면 어마어마한 마음가짐을 가졌지 않을까 싶다. 무대 위에선 날이 선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 나와 정재은, 리사 모두 설희 역 배우들의 춤 추는 모습이 다르다. 숨소리 하나하나도 신경쓰면서 연기하고 있다. 그런 마음에 이토 히로부미가 마음이 흔들린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안재욱, 정성화, 양준모, 이지훈, 리사, 박정아, 정재은 등이 합류한 뮤지컬 '영웅'은 오는 지난 1월18일을 시작으로 오는 2월 26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