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여행지가 아니라, 둘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다." 배우 권상우(40)와 예능인 정준하(45)는 얼마나 친할까? 그간 방송에서 자신들의 친분을 종종 드러냈던 두 사람이지만, 대부분 정준하의 인맥 자랑으로 치부되곤 했다.
28일 첫 방송되는 MBC 설 파일럿 '사십춘기'(연출 김명진, 최민근) 역시 여기서 시작했다.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내려놓은 남자들이 즐기는 두 번째 청춘을 보여주는 게 일차적 목표지만, 두 사람이 얼마나 친한지도 궁금했다고. 연출자 김명진PD와 최민근PD에게 제작 비하인드를 들었다.
Q. 나이 마흔에 겪는 사춘기를 콘셉트로 한 이유는 뭔가
김명진PD(이하 '김'): 우리 둘 다 가장이자 입사 동기다. 스타일은 정반대이지만 친하다. 40대가 되면 가족의 일원인 게 행복하지만, 내 시간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 상황인 두 친구가 가족 일은 잊고 긴 시간 같이 살아보면 20대로 돌아가서 지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아이처럼 놀기도 하고, 투닥거리기도 하겠지.
최민근PD(이하 '최'): 그게 정준하와 권상우를 섭외한 이유다. 평소 권상우는 스케줄이 없으면 전업주부처럼 지낸다더라. 반면 정준하는 엄청 바쁘다. 그래서 '7박8일 동안 살아보지 않겠느냐'라고 우리가 던졌다.
Q. 연출자가 본 권상우와 정준하는 어떤 사이인가? 김: 처음엔 우리도 방송용 쇼윈도 우정이 아닐까 했는데 실제로도 엄청 친하다. 둘이 있으면 가끔 욕설도 나오더라. 남자들은 그걸 안다.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그러지 않나. 권상우는 정준하를 동네 형처럼 생각하고, 정준하는 권상우를 동생처럼 여긴다. 관계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더라. 동등한 친구다. 거기서 뽑아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더라. 사실 두 사람이 가짜로 친한 거면 안 하려고 했다. 요즘 시청자들은 그런 걸 싫어한다.
최: 물론 욕설이나 그런 건 15세 관람가에 맞게 정리했다.(웃음)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남아있다. 나 역시 정준하가 맨날 누구랑 친하다고 하는데 그 친분이 진짜일지 궁금했다. 실제로도 그렇더라. 하지만 성향은 완전히 다르다. 식성과 자는 습관까지 정반대다.
Q. 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으로 갔나 최: '사십춘기'는 여행 프로그램이 아니다. 정준하와 권상우가 아무런 준비 없이 현장에서 만나다 티격태격하다가 즉흥적으로 결정한 거다.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따라갔다. 출연자들의 동선에 따라 우리도 갑자기 표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김: 여행기는 절대 아니다. 두 사람이 커피숍에서 의논하다가 딱히 갈 곳이 없어서 블라디보스토크로 갔다. 사실 미리 동선을 알면 항공료 할인도 받을 수 있는데, 우린 그게 아니었다. 덕분에 정준하와 권상우가 '일본 갈까 유럽 갈까'라고 말만 꺼내면 모니터로 보고 있다가 제작진 몫까지 예매하기 바빴다. 그러다가 그들이 다른 곳을 언급하면 '거기가 아니란다'라면서 취소하고. 촬영 현장이 지옥이었다.(웃음)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코디도 당일 급하게 섭외했다. 촬영 장소도 물색하지 않았다.
최: 사실 코디 역할도 거의 없었다. 안전 정도만 챙겨줬다. 정준하와 권상우가 어디로 갈지 예상이 안되니까. 덕분에 두 명이 간 것치고는 경비가 많이 들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놓아둔 덕분에 물리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감성적으로는 몰입이 잘 되더라. 배고프면 길거리 음식을 사 먹기도 했다. 우리는 여행지가 아니라 둘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다. 둘의 케미스트리가 독특하더라.
김: 장소를 우리가 먼저 섭외하지 않았다. 출연자들이 즉흥적으로 했다. 협찬도 없어서 가야 할 곳이나 먹어야 할 음식도 없었다. 맛없으면 맛없다고 한다. 우리가 다 돈주고 샀으니까.(웃음) 우리도 예능 PD 12년 차인데 한 번도 이런 방식을 시도한 적 없다. 장비와 스태프까지 최소화해서 찍었다. 마치 '동물의 왕국' 촬영 같았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