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박수정 기자]‘서프라이즈’나 ‘크라임씬’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였다.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이 뜻밖의 뜻 깊은 의미를 전달했다.

지난 28일 SBS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은 2010년 욕조 속 가방 안에서 나체로 발견된 개러스 윌리엄스에 대해 추리를 펼쳤다. 성시경, 김의성, 모델 한혜진, 신동, 타일러는 개러스 윌리엄스가 질식사인지 암살인지 추리했다.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증거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그러나 정답은 없었다.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은 개러스 윌리엄스라는 한 남자의 죽음을 통해 우리의 지금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개러스 윌리엄스가 미국 클린터 부부의 바디카운트, 즉 클린턴 부부 주변 인물들의 의문사에 얽힌 음모론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다른 시각으로 사건을 보게 된 것. 김의성은 "이런 음모론이 있다는 것 자체가 건강하지 않은 사회"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는 내가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느낀 것은 세월호 사건이다. 이런 사건은 지켜주지 못한 게 아니고, 해를 가한 사건이다. 믿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의성은 영화 '소수의견' 중 자신의 대사 "국가라는 것은 말이다. 누군가는 희생을 하고, 누군가는 봉사를 하고, 그 기반 위에서 움직이는 거야"를 인용했다. 그는 "그런 희생 위에서 사회가 유지된다면, 그 사회가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메시지를 던졌다. 한혜진도 "이제 뉴스도 그냥 못 볼 것 같다.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다섯 사람은 개러스 윌리엄스의 죽음을 모두 암살이라 결론 내렸다. 김의성은 "우리의 지금을 연상시키는 것도 많다. 감춰야할 비밀이 많은 사회, 비밀을 알게 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회, 잘못 처리된 죽음"이라고 그의 죽음에 담긴 메시지를 파악했다.

이후 자막과 영상을 통해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를 스스로 만든 네티즌 수사대 자로와 함께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이 알리고자 했던 진짜 메시지가 등장했다. ‘삶과 죽음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는 얼마나 비극인가’, ‘우리 사회에서 진실이 말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편견을 깨보고 싶습니다. 그래야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용기를 낼테니까요’ 등 묵직한 메시지가 이어졌다.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은 영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파헤치면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떠오르게 했다. 출연진들의 각자 갖고 있는 증거로 사건을 추리하는 장면은 JTBC ‘크라임씬’과 비슷했다. 결국 마지막 메시지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맥을 같이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출신 김규형 PD와 박진아 작가가 의기투합한 프로그램다웠다.

하지만 메시지에 이르는 과정은 아쉬움이 남는다. 연출 방향은 전체적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와 유사했다. 제보와 추리로 사건을 역추적하고 검증하는 식이다. 그러나 실제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궁금증을 풀어나가며 시청자의 몰입을 키우는 '그것이 알고 싶다'와 달리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은 왜 우리가 개러스 윌리엄스라는 남자의 죽음이 가진 미스터리를 풀어야 하는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해 몰입이 힘들었다.

타일러, 성시경, 김의성 등 MC진들의 추리 대결은 흥미진진했다. 각자가 지닌 증거와 제보 등을 바탕으로 사건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것 또한 치열했다. 그러나 방송에 앞서 제작진이 강조한 집단지성의 활약은 약했다. 제작진이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주갤러의 활약' 등에서 증명된 '집단지성'의 테마를 미스터리에 결합하는 일종의 실험"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집단지성의 활약은 가면을 쓴 미스터리한 인물들의 재연으로 그쳤다. 그저 네티즌들이 제보한 영상으로만 등장했을 뿐이다. 차라리 성시경에게 '그것이 알고 싶다' 김상중의 역할을 맡기고, 오로지 네티즌들의 제보만으로 퍼즐을 맞추는 작업을 했다면 집단지성의 매력을 더 보여주지 않았을까.

미스터리로 풀 사건 선정 자체도 아쉽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특집이라고 하기엔 폐소 기호증, 성적 취향, 살인 사건 등 자극적이고 민감한 소재들이 등장했다. 가족들이 모여 영국 남자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함께 보며 우리나라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건 아닌지 개인적인 아쉬움도 든다.

아쉬움을 비롯해 모든 퍼즐이 마지막 메시지로 맞춰졌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에 던지는 뜻밖의 특집이었다. 외형은 해외 토픽을 다루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였지만, 내실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 버금가는 큰 울림을 줬다. 정규 편성이 된다면 '그것이 알고 싶다' 만큼 흥미로우면서 우리 현실과 맞닿은 사건을 다룰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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