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김은정 기자] "휘트니 휴스턴의 음악으로 무대를 감싸 올린 뮤지컬."

영화 '보디가드'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보디가드'(연출 테아 샤록)가 지난 12월 15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보디가드'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직업 경호원 프랭크 파머가, 스토커에 쫓기는 당대 최고 여가수 레이첼 마론을 보호하면서 싹트는 러브스토리를 담은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다. 이번 한국 초연 무대에는 레이첼 마론 역 정선아·이은진(양파)·손승연, 프랭크 파머 역 이종혁·박성웅이 출연, 많은 관객과 스타들의 관심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배우 박성웅과 이은진에게 '보디가드'는 첫 뮤지컬 데뷔 무대다. 박성웅은 그간 영화와 드라마에서 쌓아온 연기 내공을 무대 위에서 그대로 뿜어낸다. 무게감 있는 프랭크 연기로 감동을 전한 그는 커튼콜에서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선보이며 스크린과는 또 다른 반전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이은진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스타다. 10대 시절부터 호소력 짙은 가창력으로 인정받았던 이은진은 휘트니 휴스턴의 음악을 한층 감성적으로 표현해냈다. 더불어 미지수였던 연기력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새로운 재능을 발산 중이다.

뮤지컬 '보디가드'에서는 영화의 애절하고 극적인 사랑 이야기보다 휘트니 휴스턴의 음악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에 더 집중했다. 레이첼 마론은 'Queen of the Night(퀸 오브 더 나이트)'로 시작된 무대는 'I Will Always Love You(아윌 얼웨이즈 러브 유)' 'I Have Nothing(아이 해브 낫씽)' 'Run To You(런투유)' 'One Moment In Time(원 모멘트 인 타임)' 'Greatest Love Of All(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 등 15곡의 넘버를 열창한다. 각 무대마다 화려한 의상을 갈아입으며 슈퍼스타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한편, 시각적 즐거움도 동시에 충족시킨다. 이에 앙상블 배우들의 칼 군무와 무대 특수효과까지 보는 재미를 더한다.

화려한 쇼가 부각되면서 프랭크 파머의 역할이 줄어든 것은 아쉬운 점이다. 원칙주의자로 무심한듯 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프랭크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세기의 로맨티시스트다. 그의 헌신적인 모습은 클럽에서 위험에 처한 레이첼을 안아 들거나, 레이첼 가족을 안전한 자신의 공간으로 데려가는 것에서 나타나지만, 책임감이 아닌 사랑의 감정으로 레이첼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엿보기에는 다소 스토리가 부족했다. 또한 음치 설정으로 바에서 노래를 못 하는 설정 말고 제대로 된 넘버를 들을 수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디가드'의 스토리는 쫀쫀하게 진행된다. 레이첼을 따라다니는 스토커가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어디서 나타날지 예측 불가한 스토커의 출연은 익숙한 스토리 속에서 두근거림을 자극한다. 특히 프랭크가 레이첼의 집으로 전화을 걸었을 때 스토커가 뒤돌며 전화를 받는 장면은 관객의 집중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스토리의 부족함을 채운 것은 풍부한 무대 활용이다. 좌우로 움직이는 파티션은 딜레이 없이 장소를 이동시키고, 원근감으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탁월했다. 스크린 위에 나타나는 캐릭터 이미지 영상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한몫했다. 색감이 풍부한 조명은 공간의 특성을 잘 살리며 공연과 드라마를 빠르게 분리해내는 역할을 해냈다.

배우들의 '매진 공약'은 관객에게 선사한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 이종혁과 박성웅은 '전석 매진'이 되는 날 이행할 약속을 앞서 공표한 바 있다. 이종혁의 공약은 '여자 관객 한 명을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어 올리는 것'이고, 박성웅의 공약은 '한 명의 관객을 집까지 에스코트 하는 것'이었다. 관객의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답게 이종혁은 작년 12월 27일, 박성웅은 1월 14일 각각 공약을 실천을 이행하며 관객에게 공연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관객에게 보고 듣는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귀에 익은 휘트니 휴스턴의 음악과 익숙한 스토리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을 매료시킨다. 특히 커튼콜의 열기는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며 마지막까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드라마의 여운과 음악의 감동을 가슴에 남긴다.

한편, 뮤지컬 '보디가드'는 3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