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전에 없던 한국형 히어로 영화 탄생을 알린 ‘조작된 도시’는 과연 관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까? 호불호를 넘어서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해 보이는 지금 ‘조작된 도시’와 액션히어로 지창욱이 시험대에 올랐다.

영화 ‘조작된 도시’(감독 박광현/제작 티피에스컴퍼니)가 지난 1월31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1년여의 후반작업을 거쳐 완성된 ‘조작된 도시’는 독특함과 참신함으로 무장했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이질감과 어색함을 참아내야만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특히 스크린 주연 데뷔 신고식에 나선 지창욱의 액션과 연기력은 훌륭했지만 안방극장에서의 인기를 스크린 티켓 파워로 증명해야만 하는 상황. 여러모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조작된 도시’다.

‘조작된 도시’는 단 3분 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사건 실체를 파헤치는 범죄 액션 영화다. 지창욱이 현실에선 백수이나 게임 상에선 리더로 군림하다 살인자로 몰리는 권유 역, 심은경이 대인기피증 초보 해커 여울 역, 안재홍이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 데몰리션 역을 맡았으며 ‘웰컴 투 동막골’ 박광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모두 현실에선 쓸모없는 사람 취급 받는 루저다. 태권도 국가대표였지만 선수 자격을 박탈당한 뒤 백수로 PC방을 전전하는 권유, 대인기피증 때문에 사람과 마주보고 직접 대화를 나누는데 어려움을 겪는 은둔형 외톨이 여울, 실제 영화 현장에선 허드렛일이나 하는 막내 스태프 데몰리션, 한때 용산 전자상가를 주름 잡았지만 지금은 식물인간 취급 받는 수리공(김민교), 지방 대학 교수라 소개했지만 정작 현실에선 나이 든 아저씨(김기천)로 관심 받지 못하는 인물까지. ‘조작된 도시’에선 세상을 바꾸려는 인물들 모두가 사회에서 소외 받는 이들이다.

그런 루저들이 외모와 직업을 떠나 실력과 리더십만으로 인정받는 곳이 바로 가상의 게임세계다. 백수도 대장이 될 수 있고, 말단 스태프도 폭탄 해체에 소질 있는 가상의 캐릭터가 될 수 있다. 대인기피증 해커도 음성변조를 통해 중년의 털보 아저씨로 위장할 수 있고 말이다.

이들은 가상의 게임 속 리더인 권유가 살인범으로 몰리자 의문을 품고, 그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힘을 모은다. 권유를 중심으로 조작된 증거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나가는 이들. 이 과정에서 전직 태권도 국가대표인 권유의 격투 실력이 빛을 발하고, 세상과 단절됐던 여울의 해킹 능력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루저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낸다. 어깨너머 기술을 배운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 데몰리션의 대범함은 각종 흉기와 차량으로 무장한 적들을 따돌리는데 무척이나 유용하다. 각종 장비를 척척 만들어내는 용산 전자상가의 전설은 더 이상 퇴물이 아니다. 권유의 결백을 위해 증거를 조작한 세력을 파고들수록, 더 지독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조작된 도시’ 루저들. 8차선 도로를 점령하고 수십 대의 차량이 추격전을 펼치는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폐차 직전의 경차를 개조해 도로와 골목, 주차장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신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차세대 액션 배우의 탄생을 알린 지창욱의 격투신과 와이어 액션 또한 놓쳐선 안 될 관람 포인트다. 그것이 비록 너무나 영화 같고 만화 같고 때론 가상의 게임 같더라도, 이만한 시도를 했다는 도전 자체에 박수를 보낸다. 박광현 감독의 전작 '웰컴 투 동막골'이 역대급 팝콘신을 남겼듯 말이다. 물론 이 지점이 비록 호불호가 나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오는 2월9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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