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킹' 스틸 / NEW 제공
영화 '더 킹' 스틸 / NEW 제공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500만을 사로잡은 '더 킹', 배성우와 류준열의 새로운 얼굴 발견이기도 하다.

2월6일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이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18일 개봉 이후 20일만이다.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박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더 킹'은 박태수의 일대기지만, 제5공화국의 전두환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까지 대한민국 현대사 30년을 압축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간 권력의 어두운 면을 그린 영화는 많았다.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국정을 농단하는 검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게 '더 킹'의 차별화된 지점이다.

특히나 극을 다채롭게 만든 건 배성우와 류준열의 공이 크다. '더 킹'은 욕망 실현을 위해 질주하는 인물들을 그린다. 그중에서도 배성우와 류준열은 양아치 같은 검사, 깡패 같지 않은 건달 등 독특한 설정을 훌륭하게 소화하면서 '더 킹'을 더욱 풍성한 드라마로 만들었다.

영화 '더 킹' 스틸 /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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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깡패 같은 검사" 배성우의 사전에 한계란 없다 배성우가 '더 킹'에서 그린 인물은 철저한 기회주의자다. 그는 권력 앞에 순종적인 전략부의 행동대장 양동철을 연기했다. 실세 한강식의 수족으로 행동하면서, 박태수를 한강식이 만든 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이다. 매사 허허실실 다소 굴욕적인 상황도 참아내는 그의 목표는 승진과 명예, 그리고 최대한 오랫동안 권력의 끈을 잡는 것이다. 어찌 보면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다.

때문에 양동철은 시시각각 표정을 바꾼다. 박쥐 같다. 쓸모 있는 사람 앞에서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짓지만, 필요가 없어지면 바로 돌변한다. 양동철의 얼굴에는 박태수와 한강식의 일희일비가 담겼다. '더 킹'보다 2주 전 개봉한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답답할 정도로 순박하고 착한 노총각 선생님을 연기한 사람과 동일인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다.

이는 배성우표 디테일의 승리다. 현장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로 캐릭터에 살을 붙였다. 대표적인 예가 마지막 기자회견 장면이다. 원래 시나리오에 없는 장면으로, "미안하다!"란 그의 대사에 웃지 않은 관객은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묘하게 한 정치인의 패러디처럼 보이기도 했다. 명장면으로 남은 이 대사는 배성우의 애드리브였다. 여기에 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더해지면서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양동철이 탄생했다.

영화 '더 킹' 스틸 /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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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늘 밝은데 있어라" 류준열이 그린 폼생폼사

반면 검사보다 더 의리와 도리를 따지는 깡패도 있다. 류준열이 맡은 목포 들개파 2인자 최두일이다. tvN '응답하라 1988'에서 까칠하지만 순정을 품은 김정환을 연기한 류준열, 그를 본 한재림 감독은 과묵하면서도 폼에 살고 폼에 죽는 최두일을 류준열의 품에 안겼다.

최두일은 박태수의 고향 친구로, 그의 뒤에서 해결사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넌 늘 밝은 곳에 있어라"면서 음지에서 박태수를 돕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정의롭다는 말은 아니다. 최두일 역시 박태수를 이용해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하지만 최두일은 의뭉스럽지 않다.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걸 정확히 말하고 행동하는 캐릭터다. 사건을 덮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고, 이슈는 이슈로 덮는 검사들과는 분명 다른 길이다. 의리는 의리로 갚는 최두일, 그간 정형화돼 있던 조직폭력배 묘사에서 벗어난 인물이다.

이는 한재림 감독과 류준열이 의도한 지점이기도 하다. 검사가 양아치 같아 보이고, 건달이 오히려 상식적인 사람에 가까운 모습이 되길 원했다고. 여기에 류준열은 액션은 물론 전라도 사투리 구사, 눈빛 연기까지 보여주면서 최두일을 '더 킹'의 신스틸러로 만들었다. 결국 독립영화계 신성이었던 그는 '더 킹'을 통해 상업영화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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