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조인성은 인생작을 갈아 치웠고 정우성은 선배의 모범을 보여줬다. 모두가 흥한 ‘더 킹’이다.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이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시국과 맞물려 오히려 다큐가 돼버린 상황에서 이뤄낸 쾌거다.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조인성과 이제는 어엿한 영화인 선배로 든든하게 후배 뒤를 받쳐준 정우성의 케미가 빛난 덕에 500만 돌파도 가능했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양아치 고등학생 박태수는 목포 건달인 아버지가 허약한 검사 앞에선 무릎을 꿇는 걸 보고 진짜 힘은 펜에서 나온다는 걸 깨닫는다. 그렇게 공부에 매진해 검사가 된 박태수는 권력 실세인 한강식을 동경하는 동시에 그의 밑에서 점점 권력의 노예가 되어 간다.
출세욕에 찌들어 앞만 보고 달리는 박태수. 그리고 자신이 곧 역사라 여기며 권력을 쥐고 흔드는 한강식. 둘의 팽팽한 줄다리기와 케미가 ‘더 킹’에선 무엇보다 중요했다. 한재림 감독은 고등학생부터 40대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제 얼굴로 연기할 수 있는, 여기에 연기력마저 갖춘 배우를 원했다. 그러면서도 참신한 얼굴 말이다. 그건 바로 ‘쌍화점’ 이후 군복무로 스크린 공백이 있었던 조인성이었다. 한강식 역할엔 조인성이 동경할 수 있을 만한 배우가 필요했다. 잘생기고 키도 크고 남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조인성이란 배우와 나란히 섰을 때, 서로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더 나아 보이는 배우. 그런 배우는 정우성밖에 없었다. 한재림 감독은 민감한 정치 소재를 다룬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으나 정우성에게 출연을 제안했고 정우성은 의외로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조인성도 마찬가지. 덕분에 한 번도 본 적 없던 조인성, 정우성이란 역대급 조합이 탄생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정우성은 조인성의 우상이었다. 조인성은 신인시절,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던 정우성을 데뷔 전부터 동경했다고 한다. 정우성을 보며 배우를 꿈꿨고 정우성 닮은꼴이라 불리기도 했고, 반항아, 청춘의 아이콘으로 신인시절 얼굴을 알렸던 조인성이다.
정우성은 신인이던 조인성을 챙겨주지 못해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선배가 된 지금 더욱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후배 조인성의 뒤를 든든하게 지키며 스스로 빛나기보단 “‘더 킹’은 박태수, 조인성의 영화다”며 2인자를 자청한 정우성이다. 덕분에 조인성도 정우성도 ‘더 킹’ 안에서 살아 숨 쉴 수 있었고 이는 500만 관객을 끌어 모으는 원동력이 됐다.
지독한 현실을 풍자하기 위해 굿판을 벌이고 대중가요를 부르고 이에 맞춰 춤을 추기까지. 위선적인 인물들을 우스꽝스럽게 연기해내며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악의 축을 손가락질 받게 만든 조인성, 정우성 조합은 백번 옳았다. 500만 관객의 선택 또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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